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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 심리적 공포확산이 문제다

김민철(칼럼리스트)

 

 

[용인신문] 지난 연말 중국 우한시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 바이러스는 변종이 쉬워 확산속도가 빠른게 특징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우한독감이라고 딱지를 붙인 서방 일부 나라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호칭할 것을 권고하고, 중국이 발원지라는 주장은 아직 확증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중국의 감염의학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미국 독감의 변종일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미국은 우한에서 발원하여 전 세계로 확산되었다며 책임을 고스란히 중국에 떠넘기고 있다. 코로나19 독감 사태를 대하는 미중의 태도를 보면 신종 패권전쟁으로 불러도 무방할 정도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한국과 중국에서 만큼은 진정국면에 진입했다는 것이 WHO의 평가다. 우리로서는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인접국이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진정세는 인도적인 면이나 경제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반가운 일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보면서 미디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언론의 속성상 신속한 보도로 경각심을 심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그렇다 해도 단정적인 보도와 공포의 확산을 사실 이상으로 부채질했다는 비판으로부터 언론이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언론의 보도에 편승하여 정치권도 공포분위기 확산에 일조하고 반사이익을 기대하지 않았나 하는 점도 새겨볼 대목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과 아시아 일부지역의 불행인 것처럼 경각심이 느슨했던 미국과 유럽에서도 무섭게 확산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연방의회는 방역예산을 긴급 편성하였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중국과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나라들보다 유럽을 비롯한 여타지역에서 발생한 독감 확진자수가 훨씬 많다고 한다. 이탈리아 이란 독일에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했고 미국은 사실상 정확한 집계가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은 OECD 선진국 중 최악의 의료시스템을 갖춘 나라로 정평이 났다. 연방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의회가 방역예산을 승인하기 전에는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검진비용을 시민 개개인이 부담해야 했던 것이 미국이다.

 

3월19일 기준 WHO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진자 통계를 보면 독일은 1만 2327 명에도 불구하고 사망자수가 28명에 불과할 정도로 거의 완벽에 가까운 치료율을 보여주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들이 본받을 대목이다.

 

정부와 각지자체, 질병관리본부는 신속하고 선제적인 대응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확산을 일단 잡는데 성공했다. 각고의 노고에 격려를 보낸다. 교육부는 4월 개학을 확정했고 거의 전 산업을 강타한 공포도 곧 진정될 전망이다.

 

우리는 코로나19 바이러스 사태를 거치면서 소중한 교훈을 새겨야 한다. 사스, 신종플루, 메르스를 겪으면서 질병관리본부의 대응 매뉴얼은 한층 정교해졌고 사망자수를 크게 줄인 것 또한 사실이다. 하지만 분명하게 짚고 넘어갈 것은 우리 사회의 공포관리 능력은 여전히 수준 이하라는 점이다. 정치권과 언론이 중심을 잡고 국민의 공포심리확산을 위무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타성에 젖은 보도와 무절제한 비판과 비난은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조류독감이나 구제역이 발생하면 수십 수백만 마리의 가축을 살(殺)처분해왔다. 엄밀히 따지면 이것은 동물학대 차원을 넘어선 가축의 학살이다. 사전방역에 철저했더라면 인간이 가축에게 저지른 만행을 방지할 수 있었다. 19세기 이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사신이었던 페스트 황열병 콜레라와 같은 역병도 인류의 노력으로 극복해냈다. 바이러스는 계속 변이하면서 인류를 위협할 것이다. 바이러스의 극복만큼이나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다른 종에 대한 멸종이나 생태계 파괴를 계속한다면 인류도 다른 종에 의해 멸종될 수 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