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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처인성. 용인의 표상이어라

홍순석 (강남대 명예교수)


[용인신문] 지난해 11월에 불현 듯 처인성이 화제가 되었다. 문화재청장과 문화체육관광위원이 직접 처인성을 탐방했는가 하면, 대한민국 국회의원회관 세미나실에서 학술심포지움이 개최되었다. 처인성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및 복원 사업을 논의한 것이다.

 

정치권까지 가세한 처인권역 문화유산 정비방안에 용인시도 처인성 재정비 및 문화유산 활용 활성화 사업을 서두르는 것 같다. 용인시에선 2017년 공모 선정된 역사교육관 건립사업으로 총 45억을 들여 한옥양식으로 설계 중이다. 주차장 옆에 조성되는 역사교육관을 통해 VR(가상현실) 등 첨단기술 활용 역사문화콘텐츠를 널리 알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총 39억을 투입해 주변 토지 매입과 역사공원 조성을 골자로 하는 처인성 정비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

 

최근에 정치권까지 참여해서 이렇듯 서두르는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전엔 처인성의 국가사적 지정에 대해 관심이 없었나 싶을 정도이다. 국회의원회관에서 실시한 학술심포지움 참가자들의 면모를 보니 대단하게 꾸며졌다. 발표자는 처인성 승첩의 역사적 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학술적 연구와 역사‧문화적 가치가 소홀하게 취급되었다고 지적하였다. 정치인은 “여지껏 김윤후가 묻혀 있는 것은 무지의 소산이다. 미래 세대에게 처인성과 함께 김윤후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교육을 시켜 민족적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문화재보존국장은 “70억 가까이 들여서 처인성 공원화 사업을 하고 있는데 부정적 면도 있다. 충분히 문화재 관계자 자문을 받아 추진하는 게 좋다”고 지적했다. 윤용혁 교수는 “용인 처인성 승첩이 역사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역사적인 것 때문에 사적이 될 수 있느냐. 사적은 지정 요건을 갖춰나가야 되는데 아직도 준비할 요소가 많다. 또 예산을 많이 들여서 공원 만드는 것도 좋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그렇게 정비하는 것이 사적 지정에 어려움을 주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정비를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는 잘 생각해서 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필자가 알기로는 용인향토문화연구회와 용인문화원이 개최한 학술대회도 여러 차례 있었다. 지금까지 발표된 처인성 조사보고서가 무려 8종이나 된다. 이들 자료는 이제 무용할 지도 모른다. 용인시에서는 2010년도에 ‘처인성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안에서도 역사적 의미만 부여했을 뿐 일반적인 공원 정비사업에 지나지 않았다.

 

용인문화원에서는 오래 전부터 처인성을 통해 용인의 역사적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를 문화상징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1997년 12월 처인승첩에 대한 학술토론회를 개최하였다. 2010년부터 용구문화제를 처인성문화제로 대체하여 개최하였다. 한몽국제학술대회를 비롯하여 처인성스토리텔링 공모전 등을 운영하였다.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하여 소설 ․ 드라마 ․ 뮤지컬 등으로 적극 육성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2013년 이후 최근에는 별다른 사업이 없다. 아쉽지만 그만큼 관심이 적어진 탓이다.

 

처인성은 강화도에 피신해 있던 정부군을 대신하여 처인부곡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몽고군을 물리친 역사의 현장이다. 때문에 처인성은 대몽 승전지인 동시에 용인시민의 역사인식과 정신문화의 구심점으로서의 의미가 있는 성지(聖地)이다.

 

필자가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처인성은 용인의 표상으로 부각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처인승첩의 주된 세력이었던 처인부곡민들의 구국애향정신은 용인사람들의 정신적 구심점이다. 처인성 축제나 정비계획 등 처인성에 관련한 어떠한 사업이든 처인성 대몽항쟁의 주체는 처인부곡민이라는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처인성 축제의 핵심적인 공간은 처인성이어야 한다.

 

처인성의 국가사적 지정을 두고 물질적 외형만 따지지 말고, 승려와 부곡민의 구국애향정신이 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일제시대 때 개칭한 남사면의 명칭도 처인면으로 환원해야 할 것이다. 필자가 처인재에서 이 글을 쓰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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