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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송주 용무정 사두(명궁)

“초심으로 활시위 승승장구 원동력”

 

 

 

[용인신문] 김송주 명궁(5단)이 지난해 1월부터 용무정 사두에 취임하면서 2년 임기를 시작했다.

사두 취임 첫해인 지난 한 해 동안 용무정 회원들의 활약은 눈부셨다. 80여명 회원 모두가 선수이기에 평소 활동할 때마다 회원들의 기량을 체크한 뒤 각자 기량에 맞춰 국궁대회의 각 종목에 출전했고 6개 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차지했다.

 

국궁대회는 우리나라 전통 활쏘기 대회로 전국에 분포한 55곳의 국궁 ‘정’에서 대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각 ‘정’의 시간, 장소, 금전 등 여건에 따라 가능한 곳의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지난해 용무정에서는 20여 곳 ‘정’에서 개최하는 대회에 출전했다. 그중 서울 황학정, 의령 홍의정, 동해 동덕정, 보령 보령정, 시흥 소래정, 이천 설봉정 등 6곳에서 단체전 우승을 기록했다. 물론 준우승, 3등, 개인전 등 다른 종목에도 다수 수상했지만 단체전 우승만 6곳이다.

 

지난해 20여개 대회 출전 서울 황학정 등 6곳 단체전 우승
회원들과 심신수련 몸도 마음도 반듯 국내 10대 활터 뿌듯

 

지난해 12월 8일, 용무정에서는 ‘전국대회 우승기념 친선 활쏘기 대회’가 열렸다. 한 해 동안 용무정 선수들이 출전해서 단체전 우승을 거뒀던 황학정, 홍의정, 동덕정, 보령정, 소래정, 설봉정 궁사들을 초청해 친선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명궁 김송주 사두는 “현재 용무정 회원들의 기량은 최고 절정을 이루고 있다”며 “올해도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을 거둬서 용무정을 전국에 알리고 더불어 시민 108만 명을 이뤄낸 용인시의 위용을 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송주 사두는 지난 1998년 용인 용무정에서 국궁에 입문했다.

 

서울에서 생활하던 시절, 서울 황학정을 지나며 처음으로 활 쏘는 모습을 바라보고는 문득 “참 좋아 보인다”고만 생각하며 지나쳤다.

 

이후 용인에서 생활하던 어느 날 용인공설운동장에서 또 다시 국궁을 접하게 됐다. 당시 중학교 은사였던 유권희 현 용무정 고문이 활 쏘는 모습을 보며 김 사두가 관심을 보이자 입문을 권유받게 됐다. 그리고 용무정에 입정하며 그의 국궁 활동이 시작됐다.

 

그는 “우리 고유의 활쏘기를 잘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는 입문 당시의 각오를 회상했다.

 

국궁을 접하고 20여년을 늘 용무정에서 국궁과 함께하다보니 이젠 명궁이란 칭호를 듣게 됐다. 이렇게 국궁에 몰입하는 동안 나름 국궁에도 ‘멋’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도사가 깨달음을 얻듯 자연스레 깨닫게 됐다.

 

활에 살을 걸어 최대한 당긴 후 현을 놓는 순간이 부모가 자식을 돌보며 잘 키워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하는 순간과 같기에 활을 부모로, 살을 자식으로 생각한다. 자식의 사회생활이 반듯하고 어디에서건 인정받기를 바라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기에 아이를 제대로 키우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 일이란 것을 잘 안다.

 

활과 살은 궁사의 극진한 사랑을 받고나서야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거궁(활의 현에 살을 걸고)부터 만장(시위를 최대한 당김)을 거쳐 발시(현을 놓아 살을 출발시킴)까지, 잠시 동안이지만 무아지경을 경험하면 어느새 살이 과녁을 향한다. 그 무아지경에서 깨는 순간 쏘아진 살은 활의 제어를 불허한다. 이미 제어 할 수가 없다. 출발한 살이 과녁에 꽂힐지 아닐지는 무아에서 깨는 순간 이미 느낄 수 있다. 그 순간 희열이 밀려들면 하늘을 나는 듯 기쁘다. 반면 후회가 밀려들면 그때부터는 시선이 땅을 향하고 자기반성과 함께 왜 이런 결과를 초래했는지 분석에 들어간다.

 

자식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으면 부모의 간섭에서 벋어나려는 것과 같은 이치로 자식이 품안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해서 반듯하게 키우는 것이 부모의 할 일인 것과 마찬가지다.

 

그는 “우선 활에 현을 걸며 균형을 잡고 살의 깃이 상했는지, 몸체에 상처는 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하며 아껴주는 것이 궁사의 할 일”이라며 “이후 잘 다듬어진 활과 살을 들고 사대에 들어서서 거궁, 만장, 발시까지의 무아지경을 거치는 동안이 바로 활쏘기의 매력, 즉 멋”이라고 했다.

 

어떤 운동이나 몸 건강을 위해 도움이 되는 것은 똑같지만 궁도는 올바른 자세와 균형을 요구하므로 척추와 가슴이 반듯해 진다. 생활습관도 따라서 반듯해진다. 긴장과 이완을 반복하는 동안 피 순환을 촉진하고 내장 전체기관을 발달시킨다. 신체는 물론 정신건강에도 탁월하다.

 

‘속·인·퇴’를 3대 사벽이라 한다. 빨리 당기고 인내로 겨냥하며 과녁을 끌어당기듯 쏘라는 궁도 인들의 활쏘기 원칙이다.

 

용인에는 수양정과 선봉정, 용무정 등 국궁 터 3정이 있다. 그중 용무정은 처인구 유방동 154-1에 위치하며 용인배수지 위 6000여㎡의 공간에 4개의 과녁을 갖고 있다.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였고 맑은 공기가 심신을 쾌적하게 도우며 국내 10대 활터임을 자랑한다. 고요한 주위 환경으로 집중해서 활쏘기에는 그만이며 도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아 접근성이 용이하다. 이런 좋은 환경과 80여명 회원들의 실력이 더해져서 대한민국 활터 중 톱클래스에 랭크됐다.

 

지난 1986년 20여명 회원으로 문을 연 용무정은 현재 80여명의 회원들이 전통 활인 각궁과 개량궁을 반반 정도씩 다루며 가족만큼 끈끈한 정으로 서로를 배려하는 가운데 함께 몸과 마음을 수련하고 있다.

 

용무정 사무실에 들어서면 정면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정간(正間)에 인사하며 예를 표한다. 또한 사대로부터 145m 거리에 있는 과녁은 극도의 정신집중을 요한다. 정간 좌우의 집궁8원칙(執弓8原則)과 궁도9계훈(弓道9戒訓)을 새기며 이를 실천하고 있다.

 

김송주 사두는 “처음 입문할 때의 각오를 계속 되새겨 잊지 않을 것”이라며 “성실하게 꾸준한 마음으로 내면을 다스리면서 본보기를 보인다면 우리 회원들도 다시 한 번 작년의 성적을 뛰어넘는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