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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첫눈이 모두에게 따듯한 겨울이길…

 

[용인신문] 용인시는 전 분야에 걸쳐 도·농간 양극화 현상이 심각하다. 그중 정치 분야는 크게 변별성이 없어 제외하고 싶다. 기자는 1990년대부터 개발과정을 취재했으니 누구보다 용인을 잘 아는 편이다. 용인 밖에서도 용인과 관련 일이 궁금하면 물어온다. 대부분이 부동산 분야다. 그런데 아직 아파트 분양신청 한번 못해 봤으니 원론적인 것 빼고는 할 말이 없다.

 

대신 용인신문 기자로 살면서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실컷 체감했다. 취재를 통해 재벌기업이나 기득권층의 부동산 투기 또는 재테크를 빙자한 각종 불법과 비리를 수없이 봤다. 문제는 다수의 국민들이 벌인 생존의 경제활동마저 남의 일처럼 여겨왔던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스스로 도태된 흑수저의 전형은 아니었는지 자문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30여년이 흐른 용인시는 상전벽해(桑田碧海), 뽕나무 밭이 푸른 바다로 변한다는 옛말이 적절한 비유인 것 같다. 여느 위성도시들처럼 농촌마을은 아파트 단지들이 장악했다. 그럼에도 끝임 없이 개발압력이 밀려온다. 용인시는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살기 좋은 곳이라고 홍보하고 있지만 내면의 양극화 현상은 심각하다. 강남에도 수십억짜리 집주인과 건물주들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용인시는 부동산뿐만 아니라 행정력마저 도시와 농촌의 이원화 현상이 뚜렷하다.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이미 아파트 가격 때문에 극명하게 확인됐다. 교육 분야 역시 상징적으로 용인외고 입시결과에서 보듯 마찬가지다. 도시기반시설도 아직 변변한 도로나 도시가스조차 없는 시골 마을이 즐비하다. 새로 지어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제외하면 아직도 삶의 질은 극과 극을 이룬다. 나름 장단점이 있겠지만, 설국열차에서 보듯 살아가는 계급과 공간이 확연히 다르다. 문화생활 역시 경제력과 비례하기 때문에 서민들은 상대적 소외감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도시지역 문화센터나 체육시설에 가보면 한낮에도 젊은 가정주부들이나 노인들로 꽉 차있다. 반면, 처인구는 새벽부터 외국인 노동자들을 수없이 만날 수 있고, 한겨울에도 손수레를 끌며 폐지를 수거하는 많은 노인들을 마주치게 된다. 같은 자치단체에서도 지역별로 삶의 풍경이 이렇게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해결책은 없는 것일까. 사회복지에 수많은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없는 것인지.

 

도시 수준을 판단할 때 숫자와 외관으로만 판단하기는 힘들다. 대신 지방분권화를 부르짖고, 특례시를 요구하는 마당에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지방분권화는 지방이 독자적으로 행정과 경제를 관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이 모든 양극화의 심화는 누구의 책임인가? 모두 지방자치를 이끌고 있는 단체장과 지방공무원, 그리고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방의원들의 책임인 것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22일)은 절기상 첫눈이 온다는 ‘소설’이다. 올해는 첫눈이 모두에게 따듯한 겨울이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