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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반복’은 쉽게 망각하기 때문이다

김민철(칼럼니스트)

 

[용인신문]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모두 8명의 대통령이 배출되었고 9번의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었다. 8명의 전직 대통령 중 4명이 감옥에 가야 했다. 아홉 번의 국회가 구성되는 동안 백여 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선거법 위반과 비리 혐의로 구속되는 모습을 국민은 지켜봐야 했다. 지난 10월 29일 핼러윈데이에 일어난 용산참사도 2014년 세월호 참사와 판박이처럼 닮은꼴이다.

 

정치인들이 툭하면 구속되고 역대 대통령의 다수가 국민을 억압하거나 부정선거로 쫓겨나고 부하에게 살해되었으며 감옥에 가야 했던 원인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망각해버렸기 때문이다.

 

2014년 4월 16일 침몰한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우리는 그날의 참상을 망각했다. 국회에서 탄핵 소추되어 파면된 대통령을 경험하고도 마치 조선 시대에 있었던 역사처럼 기억에서 지워버렸다. 정치권의 망각증세는 중증을 넘어선 지 오래다. 국민 역시 다를 바 없다. 한국의 정치인들이 집단으로 치매에 걸린 것도 아닌데 불과 5~6년 전에 벌어진 일조차 까맣게 잊고 의기양양하다. 정치권이 이처럼 지난 잘못에 관대하고 쉽게 망각하니 비슷한 사건 사고가 그치지 않고 잇따르는 것이다. 300명의 국회의원 중 30%만 일기를 써도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순방에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불허로 언론의 반발이 거세다. 대통령실의 설명은 ‘왜곡·편파 보도’로 국익을 저해할 우려가 있어 취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궁색하기 그지없는 변명으로 들린다. 윤석열 정부도 예외 없이 전임 정권의 잘못만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5년이라는 시간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세월이다.

 

지금같이 살기 팍팍하고 고통스러운 생활환경에서 5년을 살아내야 하는 서민에게 5년은 무척 길고도 고통스러운 시간이다. 윤 대통령은 이점을 잘 헤아리기를 바란다. 좋은 뉴스도 반복해서 들으면 듣기 싫은데 나쁜 뉴스만 계속 되풀이되면 국민이 얼마나 짜증스러울지 고려하기를 바란다. 여권의 정치인들은 툭하면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성공한 정부는 과거 역사에서 배우고 똑같은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아야 가능한 것이다. 여당 정치인들이 윤석열 대통령이 잘되기를 정말 바란다면 직전 문재인 정권만 비판할 것이 아니라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잘못을 곰곰이 생각해보고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그 말을 국민이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 다시 한번 심사숙고해보기를 바란다. 야당 정치인들도 마찬가지다. 정치인의 발언이 공해로 취급되는 작금의 현상은 국민 잘못이 아니다. 정치권이 자초한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말했다. 니체가 하고자 했던 말의 의미는 ‘망각의 동물’이니 쉽게 망각하라는 것이 아니다. 쉽게 망각하지 말라는 역설적인 비판이다. 과거를 반성하고 기억하지 않으면 불행한 역사는 무한(無限) 반복된다. 자신에게 불리한 기억만 선택적으로 망각한다면 본인 마음은 잠시 편할지 모르나 그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열불이 난다. 특히 정치인의 망각은 많은 국민을 고통에 빠트린다. 가뜩이나 살기 어려운데 정치인들이 내뱉는 막말 수준의 망언과 아전인수격인 행위는 국민을 더욱 짜증스럽고 지치게 한다.

 

대통령실이 MBC만 콕 찍어서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불허했다는 뉴스도 국민을 짜증스럽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국민 세금으로 마련하고 유지되는 전용기이지 윤 대통령 개인 돈으로 장만한 것이 아니다. 이런 쪼잔한 행위를 며칠 동안 반복해서 접해야 하는 일반 국민의 불편한 심사도 배려해주기를 바란다. 국민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잘못을 쉽게 망각하지 말아야 한다. 망각하는 국민에게는 미래가 없다. 과거 ‘힐러리 클린턴’ 미국 연방정부 전 국무장관이 한국을 빗대서 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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