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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밀한 ‘나 다움’을 인정한 노벨상의 선택

 

 

[용인신문] 예술가는 시대와 불화하는 사람들이다. 시대가 요구하는 거대 담론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을 지적하고 그로부터 벗어나려고 하는 이들이 바로 예술가이다. 아니 에르노의 소설 『단순한 열정』도 그런 맥락으로 살펴야 한다. 왜냐하면 어떤 면에서 실연의 상처를 촘촘하고 밀도있게 적은 작품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원작이 프랑스어이니 문장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한국 독자가 알기에는 거리감이 있다. 그러나 소설이 발표되던 시기에 정치나 사회를 장식하는 거대 담론에 대해 문제적 시각을 가진 예술가들이 많이 등장했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아니 에르노의 소설은 우리가 그리고 사회가 물밑으로 가라앉히려 했던 욕망들을 만천하에 드러낸다는 면에서 문제작이라 할 수 있다.

 

아니 에르노는 사람들이 개인의 밑바닥 마음을 숨기려 하거나 숨겨야 하던 시절부터 자신을 글이라는 수면 위에 내보였다. 『단순한 열정』의 주인공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은 잠시 외국인과 사랑에 빠졌고 그 남성과의 사랑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여성이다. 사랑에 빠진 여성은 남성이 떠나자 넋이 나간 사람처럼 변한다. 남성과 함께 했던 시간과 공간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채 그 시간과 장소를 맴돌며 비유와 상징으로 대변되는 고급문화를 누리던 사람이 직설적이고 감각적인 대중예술에 빠지기도 한다. 여주인공은 “글을 쓰는 데 내게 주어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도 내가 열정적으로 살 수 있게 해주는 시간과 자유”(27쪽)라고 말한다. 소설의 여주인공은 아니 에르노 자신이라고 선언하는 것과 다름없는 말이다. 아니 에르노의 경험이 작품을 거쳐 우리에게 다가온다. 아니 에르노의 2022 노벨상 수상은 그녀의 자유를 공적으로 인정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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