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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용인 산하기관, 말로만 ‘투명경영’

예·결산 내역 ‘엉터리’ 공개… 밀실경영 ‘만연’

[용인신문] 용인문화재단 등 용인시 산하기관들이 표면적으로는 투명경영 등을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제멋대로 경영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행법상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의 의무사항인 예·결산 내역조차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물론, 가장 기초적인 정관과 규칙 등도 일부 기관만 공개 하고 있는 것.

 

특히 일부 문화재단과 시정연구원 등의 경우 관리 감독 책임이 있는 담당 부서를 패싱하고 정관 개정 및 직원 채용 등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돼, 시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 지방자치단체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이들 기관은 예·결산 및 경영목표, 경영실적, 감사결과 등을 홈페이지에 공시토록 규정돼 있다.

 

하지만 용인시 산하기관들은 대부분 이 같은 의무사항을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용인도시공사의 경우 올해 예산을 8월 현재까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은 물론, 문화재단의 경우 올해 매년 당초 예산안만 공개한 채, 해마다 수 차례 변경해 온 추경 예산안 등은 공시하지 않았다. 이렇다 보니 공개된 예산서와 결산서가 서로 맞지 않는 상황이다.

 

용인시 산업진흥원의 경우 예산서는 공개하고 있지만, 결산서는 비공개 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용인시 축구센터 역시 본예산 만 공개하고, 추경예산 등을 비공개로 운영해 왔다.

 

각 산하기관의 설립 목적과 방향 등이 명시된 정관 공개의 경우 용인시 산하 8개 기관 중 시정연구원과 도시공사만 공개하고 있다.

 

정부 방침에 따라 대부분의 정보를 공개하는 각 지자체와 달리 산하기관들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불투명 경영이 각 산하기관은 물론, 용인시의 대외적 신뢰도까지 낮추고 있다는 점이다.

 

시 관계자는 “각 기관들이 투명경영 등을 앞다퉈 발표하고 있지만,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인가 감추는 행정으로 밖에 안보일 것”이라며 “실제 일선 담당부서에서 일하다 보면, 일부 기관의 경우 말도 안되는 행태를 보일 때가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화재단, 감독부서 패싱 … 직원 채용도 제멋대로

실제 최근 용인문화재단의 경우 관리 감독 담당부서인 시 문화예술과와 협의 없이 시장실로 직원 채용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비서실에서 담당 부서 협의를 요구하자, 오히려 “시장실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채용하겠다”는 내용의 답변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정연구원 역시 이상일 시장 취임 직후 정관을 개정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 정관상 명시된 당연직 이사로 규정된 시 자치행정실장과 도시정책실장을 삭제하고, 시장(이사장)의 권한이던 직원 채용을 원장 전결로 변경하려 한 것.

 

시 관계자는 “연구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관 개정을 하려했던 것은 알고 있었다”며 “하지만 현재까지 시에 정관 개정 협의를 보내오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시 공직사회는 산하기관들의 이 같은 막무가내 행정은 시장의 정치적 계산에 따라 산하기관장을 임명해 온 관행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민 혈세로 운영되는 ‘용인시 산하기관’임에도, 마치 시장 직속기관처럼 운영하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전직 시 고위 공직자는 “산하기관장 및 임원들은 관리감독 부서에 대해 시민들을 위한 업무적 수평관계라는 생각보다, 자신들은 시장과 정치적 판단을 함께하는 위치라는 생각을 갖는 경향이 많다”며 “시 차원의 관리감독 권한 강화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