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콜롬비아 남부, 산도나 마을의 특산물은 왕골을 엮어 만든 모자와 가방이다. 동네의 모든 여자는 나이를 불문하고 왕골공예를 할 수 있다고 한다. 가격도 아주 저렴하다. 손으로 엮어 만든 모자가 하나에 3만 원. 하나를 엮는 데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한다. 콜롬비아 내에서도 이 지역의 특산물로 유명하다고 한다. 내가 머무는 집의 할머니도 모자를 만드신다. 밤마다 한 시간씩 소일거리로 짜신다. 홀로 앉아 모자를 만드는 그 시간이 마치 명상 같다며 웃으신다. 식물을 얇게 째서 물을 발라서 엮는다. 위아래로 직조하듯 엮어가며 문양을 만든다. 하나하나 모자가 너무 예뻐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용인신문 | 대한민국은 초고령사회를 맞았다.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에 달하며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해 독거노인 비율은 65세 인구 중 22.1%에 달한다. 초고령사회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 있으며 그중 하나가 ‘돌봄’ 문제다. ‘돌봄’을 제공할 때도 새로운 패러다임, 즉 초고령사회에 맞는 돌봄기술(정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해 3월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내년 3월 전면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돌봄통합지원 시범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사업은 131개소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용인시도 국민건강보험공단 용인동·서부지사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지난 8월 3차 공모를 통해 98개가 추가 선정돼 앞으로 전국 229개 지자체가 시범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사업에는 재정확보, 전문 인력 충원, 다양한 연계 서비스 확보, 여러 사업 간 중복 서비스 통합, 지역사회의 관심 및 참여 등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21세기의 ‘돌봄’ 문제는 더 이상 개인 영역이 아니고, 모두가 관심 갖고 함께 생각하지 않으면 좋은 돌봄 체계를 이룰 수 없다. ‘혼자 가면 빨리 가고 함께 가면 멀리
용인신문 | <기획특집-국제뉴스 바로 읽기-4>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열병식에 집중된 세계 언론 2025년 9월 3일 오전 9시(한국시간 10시) ‘제80주년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가 열렸다. 80주년 전승절 행사는 중국 국영 CCTV의 중계로 전 세계에서 수억 명이 실시간으로 TV를 통해 시청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방송언론도 실시간으로 텐안먼(天安門) 광장에서 펼쳐지는 세기의 열병식을 지켜봤다. 뉴스의 초점은 텐안먼 망루에 나란히 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쏠렸다. 서방언론의 관심은 단연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등장에 집중되었다. 김정은의 중국 방문은 2019년 트럼프-김정은 하노이 노딜 이후 6년만이다. 김정은은 집권 이후 최초의 다자외교 무대에 극적으로 등장하면서 세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북한이 국제무대에 공식적으로 데뷔하면서 남북관계는 새로운 국면에 돌입하였다. 서방의 주요 언론은 중국·러시아·북한의 세 정상이 연대를 과시한 것을 두고 ‘반미·반서방 연대’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의 방송언론도 서방언론의 논조를 그대로 전하면서 베이징에 특파원을 파견
삼성 창업주 고 이병철 전 회장의 묘역은 풍수지리학적으로 명당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처인구 포곡읍 호암미술관 일원에 위치한 이 묘역은 뒤로는 산, 앞으로는 호수를 둔 배산임수(背山臨水) 지형이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정몽주·이병철 묻혀 모현 능곡로·지장실 마을·통삼리 일대 등 지역에 길지 산재… 가장 살기 좋은 도시 무분별한 개발에 곳곳 지맥 끊겨 우려도 땅 숨결 살리는 선택이 희망찬 미래 견인 1. 왕과 공신이 반한 땅, 용인 2. 교육 도시 용인… 과거 합격율 최다(?) 3. 풍수지리와 ‘명당’ 용인 4.용인 사람의 원동력은 무엇인가? 용인신문 | 110만 인구가 살아가는 역동적인 용인특례시. 본지는 ‘110만 용인특례시, 그 뿌리를 찾아서’를 통해 용인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시민들의 정체성과 자긍심을 고취시키고자 한다. 왕과 공신이 사랑한 명당의 비밀부터, 수많은 과거 합격자를 배출한 유생의 고장까지, 우리가 몰랐던 용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편집자 주> ■ 뛰어난 산세와 수세… 공동체 영혼 지탱해 준 장소 용인은 왜 명당인가. 오래된 듯하지만 지금도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말이 있다. '생거진천 사거용인'. 살아서는 진천이 좋
기획 특집/읽는 힘4 -디지털 시대, 종이 신문이 필요한 진짜 이유 스마트폰으로 뉴스 접하는 아이들 수많은 정보 스크롤 흘려보내지만 종이 신문 읽는 아이는 흐름 붙잡아 용인신문 | 스마트폰 하나로 세상의 모든 정보를 손쉽게 얻는 시대다. 넘쳐나는 디지털 콘텐츠 속에서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은 오히려 길을 잃고 있다. 글을 읽고 이해하는 힘이 약해지면서 교과서, 문제집은 물론이고 세상과의 소통에도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많다. 이는 비단 국어 과목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되는 ‘읽는 힘’이 무너지면, 학업 전반이 흔들리게 된다. 이 기획 연재는 디지털 시대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질문하는 아이로 키워낼 특별한 해법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문 읽기는 단순히 시사 상식을 쌓는 것을 넘어, 비판적 사고력과 논술 실력, 자기 주도 학습 능력까지 키워 궁극적으로 대학 입시를 포함한 모든 공부의 상위권 진입을 돕는 최고의 솔루션이다. 총 4회에 걸쳐 연재되는 이번 기획 기사는, 전 월간 조선 이승주 기자의 <신문읽는 아이, 성적이 달라집니다>라는 미발표 글을 참고했음을 밝힌다. 이번 연재를 통해 신문 한 장이 우리 아이의 미래를
용인신문 | 프랑스 파리에 가보면 부도심 곳곳에 조성된 넓은 광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도시 구조는 예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이전의 파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당시 권력자였던 나폴레옹 3세는 이 낡은 도시를 개선한다며 오스망 남작에게 대대적인 도시 개조를 지시했다. 그는 도시 미관의 정비와 위생 개선이라는 공익적 명분을 내세웠고, 시민들도 처음에는 이를 반겼다. 하지만 그 속내는 달랐다. 파리는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때마다 시민들이 좁은 골목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군의 진입을 막아내며 저항의 상징이 된 도시였다. 권력자는 이게 위협이었다. 그래서 오스망으로 하여금 직선 대로와 광활한 광장을 조성하게 했다. 이 경우 군대의 신속한 진입과 배치가 가능하고, 시위대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결국 숨은 본질은 권력 유지와 저항 무력화였던 셈이다. 결국 도시의 구조조차도 정치의 산물이며, 권력의 의지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이 사례는 지금의 용인을 돌아보게 만든다. 용인특례시는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도시지만, 실제 시민의 체감은 그렇
용인신문 | 엽편소설은 단편소설보다 짧게 쓴다. 엽편소설은 ‘소설의 위기’라는 시대에 맞서 독자도 창작자도 빠르게 대처하는 한 방편이라 볼 수 있다. 1900년대 초기부터 쓰기 시작했다는 엽편소설은 다시 출간되고 있다. 올해 초 출간된 이진하의 『설명충 박멸기』에 수록된 소설들은 허구와 진실을 오가며 삶의 실체를 파헤친다. 표제작 「설명충 박멸기」는 설명충 때문에 질병에 걸린 인물을 통해 현대인의 우울을 경쾌하게 담아냈다. 현대인은 할 말을 못해서, 하지 말아야 할 말을 너무 많이 해서 혹은 해야 할 말을 하지 않아서 우울에 잠긴다. 작품은 이들이 설명충에 감염되었다는 상상을 한다. 이들의 질병이 어떻게 나을 것인가 살피는 것이 이 소설의 결말이다. 플라잉이라는 말의 유행 속에 땅에 발붙이고 살지 못하는 아이들은 결국 우주로 날아갔을까? 소설집에 실린 이야기들은 짧지만 단단하게 사람들을 붙잡아주는 제도나 멘토가 부재한 우리 현실을 예리하게 파헤친다. 이야기 속에서 고용자도 노동자도 설 자리가 없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렇다면 천국은 진정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공간일까? 이야기가 우리 시대에 투척하는 아이러니는 서글프다. 언제까지 우리는 “아름답고 빛나는 곳에서
용인신문 | 얼마 전 수도권 문인 모임에 나갔다가 한 작가로부터 뜻밖의 질문을 받았다.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 신청하셨어요?” 순간 당혹감이 얼굴에 스치는 것을 감출 수 없었다. 나는 그런 제도가 있는 줄도 몰랐고, 설령 알았더라도 내가 사는 용인시는 사업 대상 지역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의 다른 지역 작가들은 당연한 권리처럼 이야기하는 지원금을, 같은 도내에 사는 나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씁쓸함과 함께 일종의 소외감이 밀려왔다. 게다가 언론 종사자이면서 소위 시를 쓴다며 자칭 타칭 시인이라는 작자가 지역 내 예술인들의 복지 정책에는 너무 무관심했었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경기도 예술인 기회소득’은 예술 활동이 창출하는 사회적 가치를 인정하고 예술인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연 150만 원을 지급하는 제도다. 예술을 노동으로, 예술인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 의미 있는 정책의 온기가 경기도 모든 예술인에게 닿지 않는다는 현실이 아이러니하다. 용인시를 비롯해 고양시, 성남시가 사업 불참을 선언하면서 이 지역에 사는 1만 명이 넘는 예술인들은 배제되었다. 그렇다고 누구 하나 공식적으로 조직적
용인신문 | 2025년 9월 3일 9시(한국시간 10시)에 열린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다자외교 데뷔 공식 무대로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한국에서는 국가 의전서열 2위인 우원식 국회의장이 참석했다. 26개국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 중국 80주년 열병식은 중국 국영방송 CCTV를 통해 전 세계에 70분에 걸친 열병식이 중계되었다. CNN, BBC를 비롯한 서방의 주요 방송언론도 중국의 80주년 열병식을 실시간으로 방송하였다. 한국에서도 주요 방송언론이 실시간으로 CCTV에서 제공하는 열병식을 실시간으로 방송했다. 80주년 열병식에는 역대 최대규모인 2만 2000여 명의 인민해방군과 최신예 군사 장비가 동원되었다. 한국 국민은 중국이 80주년 열병식을 성대하게 거행한 것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10년 전 2015년 제70회 전승절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텐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바로 옆자리에 섰다. 하지만 80주년 열병식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위치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차지했다. 중국은 1937년 7월 7일에 발발하여 1945년 9월 2일에 끝난 중일전쟁에서 공식적으로 2200만 명의 사
용인신문 | 늦은 달밤 오토바이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여기는 콜롬비아 친구 마테오네 집. 시골 산골짜기에서 커피나무를 키우며 살아간다. 동생이 넷이나 있는 대가족이다. 정말 환대해 주셔서 지내는 동안 편안했다. 동생들에게 한국 놀이 참참참을 알려줬다. 간단한 규칙이니까 쉬운 스페인어로도 가르쳐줄 수 있었다. 헤어지는 날, 또 언제 올거냐며 다시 보자고 말한다. 배웅 나온 어머니도 언제든지 힘든 일 있으면 오라고 하셨다. 그 따듯한 마음에 찡한 헤어짐이었다.
용인신문 | 흔히 야동을 보면 성욕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 야한 영상이 도파민 보상회로의 폭발적 자극으로 아드레날린·테스토스테론 같은 호르몬이 흥분을 증폭시킬 수 있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단기적이지 장기적으로는 성욕에 불리하다. 순간적 불꽃일 뿐, 반복되면 뇌가 둔감해져 오히려 리비도 저하와 성적 에너지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뇌 과학적으로 설명하면 강렬한 흥분을 보장하던 영상이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리비도, 즉 성적 욕망을 떨어뜨리고, 정자 건강에도 좋을리 없다는 이유가 명확하다. 첫째, 뇌의 보상회로가 과부하에 걸린다. 포르노 영상은 현실보다 훨씬 자극적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장면이 빠르게 전환되고, 극단적인 연출이 이어지며, 뇌는 폭포수처럼 도파민을 쏟아낸다. 도파민은 쾌감을 ‘학습’하게 만드는 신경전달 물질인데, 문제는 지나친 반복에 있다. 보상회로가 끊임없이 자극되면 수용체는 둔감해지고, 같은 자극에도 반응이 줄어든다. 결국 실제 파트너와의 자연스러운 관계나 일상적 친밀감으로는 충분한 흥분을 얻기 힘들어진다. 마치 설탕을 과하게 먹으면 단맛에 무뎌지는 것과 같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도 적용이 된다. 둘째, 성적 반응이 특정 조건에만
용인신문 | 엄마 뱃속에서 들었던 음악, 임신 중에 벌어진 사건, 부모의 대화까지 태아가 모두 기억한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부모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지만, 뇌과학의 시선에서 보면 절반은 진실이고 절반은 과장이다. 기억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은 해마다. 해마는 경험을 장기 기억으로 저장하고 꺼내는 창고 구실을 한다. 하지만 해마는 태어날 때 완성된 구조가 아니다. 출생 후에도 오랜 기간 발달을 이어가며, 생후 2~3세가 지나야 비로소 에피소드 기억을 온전히 저장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누구나 유아기 이전의 기억을 떠올릴 수 없는 ‘소아기 기억상실’을 겪는다. 태아가 임신 중 사건을 마치 소설처럼 기억한다는 주장은 이러한 발달 과정을 무시한 과장이다. 그렇다고 태아가 백지 상태라는 뜻은 아니다. 임신 16~20주가 되면 청각 수용이 가능해지고, 반복되는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모든 소리를 똑같이 듣는 것은 아니다. 청각이 아직 미숙하기 때문에 고음역대는 잘 들리지 않고 저주파에 더 민감하다. 실제로 자궁 속에서 가장 강하게 들리는 것은 엄마의 심장 박동, 혈류의 울림, 위장의 소리 같은 내부 리듬이다. 외부에서 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