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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약천 남구만 문학관을 꿈꾸며

조영란(용인시민)

 

[용인신문] ‘용인’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에버랜드와 민속촌,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된 이 오래된 관광지는 세월이 변하여도 그대로인 것 같다. 그동안 용인은 시간의 흐름 속에 상전벽해를 이루었다. 옛 도로는 확장되거나 다시 길을 내서 몇몇 시골길을 제외하곤 옛 정취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빠른 것이 효용처럼 느껴지는 세상에서 어딘지 낭만과 여유를 잃어만 가는 것 같아서 씁쓸함이 밀려온다. 직선으로 뻥 뚫린 길이 주는 시원함에 묻혀서 더디고 둥글게 에둘러가는 것에서 느낄 수 있는 운치 또한 정작 잃어가고 있는 것만 같다, 유유자적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정서의 환기를 주는 것이고, 그런 여유 있는 삶이 생활의 만족도를 부여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모두를 차치하고, 나는 600주년을 넘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용인에 제대로 된 문학관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 매우 유감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타 지역에 방문하면 그곳에 있는 문학관을 탐방한다. 그곳에서 그 지역이 자랑하는 작가의 삶, 이모저모를 느끼고 접하면서 문학인으로써 자부심을 갖게 된다. 하지만 우리 지역엔 그러한 문학과 문학인을 기리는 문학관이 어디에도 없다. 문학관은 지역 내에서 문학이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는 척도라고 생각한다. 문학이야말로 모든 문화예술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장르가 아닌가.

 

가령 용인 경계 지역인 화성시만 봐도 용인 기흥 출생인 노작 홍사용 선생이 화성에서 휘문의숙에 입학하기 전까지 자란 연유로 노작 문학상을 제정하고, 노작문학관을 건립해 운영 중이다. 용인시도 마땅히 장려하고 기릴 문학콘텐츠가 있다면, 하루빨리 콘텐츠를 개발하고 부각시켜 용인을 찾는 이들에게 또 하나의 즐거움과 의미를 전해 줄 수 있으면 좋겠다. 미래의 문학도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일 아닌가.

 

용인에서도 2018년부터 약천 남구만 문학상을 제정하고, 벌써 2회째 수상자를 배출하였다. 2010년부터 약천문학관 건립 추진과 약천문학제 행사를 준비해 왔음에도 굳이 약천 문학관이 아닌 그 어떤 문학관도 찾아볼 수 없다.

권농가인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를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용인을 찾는 이들에게 약천을 알리고 시나 시조의 숨결이 살아있는 장으로서의 문학관 설립을 기대해본다. 무엇보다도 문학에 관심있는 이들이 문학관을 필두로 자신의 재능을 뽐내고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문화에 포커스를 맞춘 행정당국의 관심과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문화에 있어서 만큼은 타 지역에 뒤지지 않는 자랑스런 내 고장, 용인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