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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사람 용인愛

우리도 ‘두물머리’ 사랑을 실천해 보았으면

임영란(사단법인 쿰 대표)

 

[용인신문] 남편 직장 때문에 용인에 온지 이십년이 넘었다. 제주도가 고향이라 ‘제주댁’에서 요즘엔 시댁 식구들에게 ‘용인댁’으로 통한다. 공기 좋고, 자연을 가까이 접할 수 있는 용인에서의 삶은 큰 축복이다.

 

이런 평범한 용인댁이 어느 순간부터 장애인들과 음악 활동을 한지 십년이 넘었다.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음악 전공했냐?” 와 “장애 가족이냐?”란 소리다. 둘 다 전혀 아니기에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 가끔은 웃음이 나오기도 하다.

 

장애인들과 활동하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우리는 어떤 색깔을 내야 하는가?를 늘 고민한다. 음악이란 뭘까? 이론적인 건 모르지만 내면을 표현하는 방식 아닐까? 요즘은 장애를 가진 분들도 훌륭한 음악성을 가진 분들이 종종 있다. 장애 음악가들도 느끼고 표현하고 음악으로 소통한다. 하지만 기존의 음악은 장애를 고려해서 만든 게 아니기에 본인의 음악성을 온전히 전달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용인시에서 한때 추진하다가 유보된 ‘장애인시립오케스트라’는 발상만으로도 앞서가는 생각이었다. 물론 언젠가 누군가 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내 생각엔 장애인들을 배려하기 보다는 기존 음악에 장애인들을 넣으려니 힘들었던 게 아닐까 한다. 또한 주변에서 느낀 점은 장애인 음악가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모습이었다.

 

어느 교수님의 ‘장애는 개인의 특성이다’라는 말에 공감을 한다. 어항 속에 노랑색, 붉은색, 검정색 등 여러 금붕어가 있는데 색상은 다르지만 모두 같은 금붕어이다. 비록 일반적인 오선지에 그려진 악상들과는 다른 색을 내더라도 틀리다고 인정 안하기보단 장애인들의 음악활동 역시 또 하나의 자체적 예술적 행위로 인정했으면 한다.

 

다름을 인정하고, 그 다름과 함께 해보려는 마음이 중요하다. 장애인들과 함께 하는 게 불편도 따르겠지만 그러면 어떤가? 십년이상 함께 하면서 오롯이 불편함만 있었다면 내 자신도 못 버텼을 것이다. 약간의 느림은 있지만 더 큰 감동이 있었기에 씩씩하게 여기 있는 거다.

 

금강산에서 흘러내린 북한강과 강원도에서 발원한 남한강이 양평 ‘두물머리’에서 만나 하나의 강이 되듯, 이제는 ‘너 따로 나 따로’가 아닌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서로의 다른 모습을 인정해주고, 음악이란 장르 안에서 하나가 되는 성숙된 모습을 꿈꾸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