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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신문 | 정자은행이라는 말은 이제 낯설지 않다. 그러나 한국에서 정자은행의 현실은 많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꽤 다르다. 정자은행의 운영 방식은 크게 국가 운영, 공공 운영, 상업 운영으로 나눌 수 있는데, 한국에서는 상업적 정자은행이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 한국은 어떠한가. 남성불임, 특히 무정자증(비폐쇄성) 환자를 대상으로 비배우자 정자공여(이하 비배)를 통한 IVF(시험관아기 시술)를 시행할 경우 난임병원이나 공공정자은행에서 정자를 제공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기증 정자의 수가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무정자증(비폐쇄성) 환자 부부가 남편과 같은 혈액형의 정자를 찾기 위해 몇 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쯤에서 한 가지 질문이 생긴다. 왜 한국에서는 정자 기증이 이렇게 부족할까. 서양 사회에서는 정자기증을 하나의 사회적 기여로 보는 시선이 비교적 자연스럽다. 역사적으로 여러 민족이 섞여 국가를 이루고 전쟁과 이주로 혈통이 끊임없이 뒤섞였기 때문이다. 자식을 단지 부부의 아이가 아니라 공동체와 민족의 연속성을 잇는 존재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경향도 있다. 특히 유대인들은 자국민이 무정자증(비폐쇄성)으로 인한 불임 부부일
나는 간다 이기형 (1917 ~ 2013) 역마다 백두산표를 안 팔아 나만 미쳤다고 쑥떡인다 과연 누가 미쳤나 흑발이 백발이 되도록 귀향표를 살려는 놈이 미쳤나 기어이 못 팔게 하는 놈이 미쳤나 그럼, 나는 간다 미풍 같은 요통엔 뻔질나게 병원을 드나들어도 조국의 허리통엔 반백년 동안 줄곧 칼질만 해대는 저놈 메다꼰지고 걸어서라도 날아서라도 내 고향이 옛날처럼 나를 알아보게끔 하얀 머리는 까맣게 물들이고 얼굴 주름은 펴고 어리고 찢어지는 가슴 쓰다듬으며 나는 간다 걸어서라도 날아서라도 이기형 1917년 함남 함주 출생. 언론인 · 시인이며 재야 민주화 운동 인사. 『이기형 대표시 선집』에서
용인신문 | 〈흑백요리사 2〉와 〈마스터셰프 코리아 2〉 우승자, 〈냉장고를 부탁해〉에 등장해 극 내향형 인간의 진수를 보여준 요리사, 조림핑. 최강록을 가리키는 말은 여럿 있으나 작가 최강록이라는 타이틀을 하나 더해야 옳을 듯하다. 2014년부터 꾸준히 출간을 이어온 최강록의 도서를을 보면 개인의 요리 레시피 뿐 아니라 번역과 감수를 맡아 하기도 하고, 에세이 집도 보이기 때문이다. 비교적 최근작인 『최강록의 요리 노트』는 보통사람들이 일상으로 하는 식생활과 가까운 요리가 소개되어 반가운 책이다. 저술은 맛 내기를 시작으로 밥, 라면, 달걀, 채소와 같은 기본적인 식생활 속에 있는 요리와 재료에서 시작해 고기와 생선, 김치처럼 조금 더 복잡한 과정의 요리에 관해 적고 후반부에는 중요한 양념 사용 요령을 소개한다. 각 단원에서는 재료나 요리에 대한 소회를 짧게 소개하고 이후 레시피를 소개한다. 소금 간을 하는 법과 밥 짓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밥심”이라는 말처럼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역동성이 바로 밥먹기에서 나오는데, 간 보기와 밥 하기는 우리가 매일 거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몸의 염도와 간의 관계를 단순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어서 바로 일상에 적용해
용인신문 | 최근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의 대담을 통해 짚어본 용인의 현주소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격동의 한가운데였다. ‘글로벌 반도체 중심도시’라는 화려한 수식어 이면에는 전력망 구축을 둘러싼 일부 단체들의 거센 반발과, 막대한 인구 유입 및 난개발을 방지하며 인프라를 감당해야 하는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이 시장은 작금의 송전망 철회 요구나 ‘지산지소(지역 생산 전력은 지역에서 소비)’ 주장에 대해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전력과 용수가 산업을 따라가는 것이지, 산업이 전력을 따라갈 수는 없다”는 것이다. 현재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HBM(고대역폭메모리) 패권을 두고 촌각을 다투는 전쟁터다.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해 오는 상황에서, 40년간 구축된 경기 남부의 반도체 생태계를 흔들고 분산시키려는 시도는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갉아먹는 행위와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를 합쳐 1000조 원에 육박하는 이 투자는 용인의 지도를 통째로 바꾸는 ‘천조 개벽’임이 확실하다. 반도체의 성공은 곧 막대한 세수 확보로 이어져 지하철 3호선 연장, 반도체 고속도로 신설 등 굵직한 교통망 확충을 앞당길 것이다. 나아가 대
용인신문 |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驚蟄)이 지난 5일 지났다. 성큼 다가온 봄기운에 사계절 운영되는 용인 남사화훼단지 꽃 판매장에는 봄맞이 꽃을 사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화사하게 피어난 꽃망울을 고르는 시민들의 모습에서 따뜻하고 활기찬 봄의 시작을 엿볼 수 있다. (사진=김종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