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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 산책/교육이란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워주는 일

오수생/사)푸른꿈청소년상담원 용인청소년쉼터 원장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고등학교 입학하는 우리 아이한테 편지한통을 받았다. 3월3일 월요일 홍천고등학교 입학식 날이다. “원장님 안녕하세요? 저 은아(가명)입니다. 이제 날씨도 푹해지는 만큼 봄이 다가오고 봄은 우리 용인쉼터에도 찾아오네요. 정말 저를 위해서 애쓰셨던 원장님!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정말로 감사합니다. 정말 학교 다닐 수 있게 해 주 신 것 감사합니다. 그동안 속 썩인 것도 많았고 걱정 끼쳐 드린 것도 힘들게 한 것 모두 잘못한 것 회개합니다. 여기 쉼터에 있으면서 저는 잃었던 것들 되찾고 새로운 모든 것을 찾아 가는 것 같아요. 원장님 정말정말 감사드려요.” 나는 이 편지한통에 울어버렸다. 입학식 날 자녀로부터 이런 편지 받는 부모가 몇이나 될까? 쉼터를 시작한지 5년이 넘는 세월의 애증이 깨끗이 씻어지는 순간 이었다. 힘들 때는 인간은 사랑할 존재가 못된다고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인간은 사랑할 존재이지 미워할 존재가 아니다. 그래서 생각난 말이 배신당하는 것도 배려이다. 진정한 배려는 배신당해주는 것이라고 생각 한다.

교육의 문제는 대단히 어려우며, 나는 오늘의 교육 환경이 반드시 밝고 바람직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뚜렷한 이유없이 남을 괴롭히는 일, 자살, 등교 거부, 그리고 교내 폭력 등은 세계적인 현상으로 문제의 심각성이 더해가고 있다·

이런 현상들은 현대 문명사회에 그 원인이 있는 것들이다. 새로운 기술 개발, 정보 주도형 사회의 도래 등 시대가 격변해가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는 세계적 변화인 것이다.

인생은 학력만이 중요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부모는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여 조금이라도 좋은 학교에 집어넣으려고 하거나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그것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며 나아가 부모의 존귀한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러한 배려는 아이들이 바라고 있는 것과 반드시 일치 한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이의 적성에 맞는 능력을 발견해내는 노력이 무엇보다 부모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부모는 이 점에 대한 충분한 인식을 통해 아이가 지금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마음의 동요를 보이지 않도록 훌륭하게 후원해 주는 일이 중요할 것이다·

그 다음에 중요한 것은 교사의 자세이다. 지금의 교사는 공부를 가르친다는 면에서는 우수하지만 ‘마음’을 가르친다고 하는 자세에서는 부족하다는 뜻이다. 물론 교사로서는 열심히 공부하도록 가르친다는 것은 제일의 조건이다. 그러나 교사란 학교 안에서의 부모이기도 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넓은 의미에서의 교육을 베풀 필요가 있다. 이를테면 사회 속에서의 협조성, 도덕관, 분별력, 타인에 대한 배려 등이 그것이다.

교육이란 아이들을 가르치고 키워주는 일이므로 어른은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키워준다고 하는 자세를 좀 더 가져야 하지 않을까.

교육은 바로 성장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해 좋은 인생의 열매를 맺게 한다. 자녀가 집을 나설 때 한국의 부모들은 “얘야, 누구한테도 지면 안돼”라고 말한다. 반면 일본의 부모들은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지 말라”고 하고, 미국의 부모들은 “남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돼라”고 말한다고 한다. 교육은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를 가르치는 도구다. 유대인들은 어려서부터 “나 없는 하나님은 있어도 하나님 없는 나는 없다. 나는 하나님의 도구다”라고 배운다.

“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잠언2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