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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미안하다

문학의 향기 | 콩트
서달웅 덕성교회 담임목사


초등학교 5학년때의 일이었다.
아침부터 속이 부글부글 끊는게 이상했다.
아무래도 지난밤에 먹은 음식이 잘못된 탓이리라.
온종일 속이 불편하여 고통스러워 하고 있었다.
시간은 지나 학교에서 제일 무섭기로 소문난 정한섭 국어선생님시간이 되었다.
교실은 조용하고….
아이들은 움직이지도 않고 똑바로 앉아있었는데….
나는 혼자서 온몸을 비틀면서 방귀가 나오려는것을 참느라고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온 몸을 비비꼬면서 어떻게 해 볼 방도만 찾고 있었다.
그때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기가 막힌 기회가 왔다.
선생님께서 마침 짝꿍인 선호라는 친구에게 국어책을 읽으라고 시킨것이었다.
아무것도 모르고 오직 글자를 안 틀리는데만 신경쓰며 열심히 책을 읽고 있는 선호를 바라보면서 나는 고통에서도 벗어나고 장난기까지 만족시킬 묘안을 찾아낸것이었다.
그것은 바로 선호가 책을 다 읽고 자리에 앉는 순간에 나의 일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이었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준을 잘 하여서 선호가 앉을때 ,속으로 ‘ 하나,둘, 셋!’을 외치며
나는 풍선처럼 터질듯한 방귀를 터트리고 말았다.
조용한 교실!
무서운 선생님!
겁먹은 아이들!
그 위에 울려퍼진 나의 방귀소리!
그것은 마치 다이너마트가 터진것처럼 요란하였고, 냄새는 그야말로 온 교실을 휩싸고도 남았다. 웃기시작한 교실은 온통 난리가 났다.
배꼽을 잡고 웃는 아이들에게 “난 아냐....난 아냐....난 아니란 말야.....달웅이가 그랬어....”
울먹울먹하느라 선호의 울음소리는 들리지도 않았고, 백지장처럼 하얘졌다 빨개졌다 하는 선호의 얼굴은 오히려 아이들을 더 웃게 만들었다.
아무도 선호의 말을 믿지 않았고 삽시간에 학교전체로 소문이 퍼져 요란한 방귀소리는 한동안 화제가 된 사건이 되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선호는 나에게 이제 그만 진실을 밝히라고 협박하지만 나는 어림도 없다면서 딱 잡아떼었다.
이번 설에도 고향에서 친구를 만나면 선호는 또 사정을 하겠지.
그만 진실을 밝히라고.........
이번 기회에 지면을 빌어 정한섭 선생님과 사실을 잘못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실을 밝히고 싶다.
“ 선생님, 방귀를 뀐 사람은 선호가 아니라 저 달웅이가 그랬습니다.”
“ 그리고 선호야, 정말 미안해. 대신 차 바꿀때는 반드시 너에게서 살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