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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대홍수 때 함박만하게 남았던 ‘함박산’

산이 무너져 생긴 무너미고개…망향을 간직한 대성동산

   
 
‘용인의 산수이야기 저자’ 이제학씨와 함께 걷는 ‘한남정맥’-9 / 부아산~무너미고개

삼국사기 백제본기 시조 온조편에는 주몽(고구려시조)의 곁을 떠난 비류와 온조는 오간 등 열 명의 신하를 거느리고 부아악에 올라 도읍이 될 만한 곳을 찾았다는 내용이 있다고 하는데 일부 사학자들은 이 부아악이 부아산(403.6m)일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부아산은 이동면 천리 쪽에서 보면 산모습이 아기 업은 형상이라 이름이 그렇게 불리고 있다. 용인시내에 가까이 있는 산으로 등산객이 많이 찾는다.

부아산에서 남동쪽으로 내려서면 걷기 편한 능선 길이 이어진다. 계속 내려서면 마루금은 송전탑을 지나면서 공동묘지를 만난다. 묘지는 하고개 에코브릿지(동물 이동 다리) 양쪽에 있는 서울공원묘원다.

서쪽에서 에코브릿지로 내려서는 급경사로 동물 이동로가 아니라 동물 낙하 자살고지 같다고 선답자들은 얘기하곤 한다. 오른쪽 묘지를 통해 급경사를 내려서면 넓은 공터가 있다.

이 고개는 에코부릿지 터널공사를 하면서 학고개로 명명했지만 실제는 삼가리 아래 있는 하고개로 알려진 고개다. 오른쪽 급경사 절개지로 오르면 능선길로 명지대앞 덕골에서 오르는 길과 마주친다.

남쪽에 솟은 봉우리를 향하면서 송전탑 넘어로 명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산길은 이내 능선으로 올라서면 서울공원묘원의 묘지가 남쪽산에 꽉차 있고 맨위로 새로운 석조 납골당 다섯기가 보인다. 현대식 납골묘를 구경하면서 산아래로 이어지는 묘원을 향해 먼저 가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발걸음을 동쪽으로 향한다.
묘원 정상은 묘원이 만든 도로를 따라 절개지로 오르면서 벗어난다. 소나무 숲을 따라 내려서면 명지대를 끼고 송전탑은 마루금쪽으로 병행한다.

그리고 나타난 넓은 공터 왼쪽으로 명지대 공학관에서 오르는 등산로가 있다. 몇 년전에 명지대 직원이 함박산 명지대 등산로 지도를 만들었는데 무척 섬세하게 잘 만들어져 당시 지도를 보고 등산한 기억이 새롭다.

정맥의 마루금은 평지로 함박산으로 향한다. 능선길로 오르면서 임도를 만난다. 임도(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차량 및 장비가 진입할 수 있게 산길을 만든 곳)와 함께 등산로는 이어지다 산으로 향한다.

산봉우리는 무명봉으로 산불감시초소가 외롭게 서 있다. 북쪽으로 명지대 전경 그리고 행정타운으로부터 용인시내 중심지가 한 눈에 스쳐간다.
이곳에서 명지대 운동장을 향해 촬영한 선답자들의 사진을 많이 접하는 전망 좋은 곳이다. 송전탑이 있는 함박산 정상에 선다. 정상에 둥근 웅덩이에 참나무 한 그루가 있다.

함박산(434.6 m)은 옛날 노아의 방주 이야기 같이 큰 홍수가 천지를 개벽할 때 용인의 모든 산과 들이 물에 잠겼는데 부아산에서 호리로 이어지는 산이 묻혀 버렸고 물 위로 남은 곳은 노루실 뒷산 꼭대기만 함박만하게 남아 있었으므로 그때부터 이 산을 함박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그때 산이 무너져 고개가 생겼다하여 무너미고개가 되었다고 한다. 정상에서 북쪽 명지대 쪽으로 내려서면 명지대 뒤편 신기저수지(낚시터)를 통해 명지대 체육관으로 통한다. 정상에서 동쪽으로 능선 길을 따라 내려선다. 잡목이 유난히 많다. 한참을 내려서면 잘 조성된 묘지 길로 들어선다. 묘지를 따라 내려 서면 묘지입구에 망향의 대성동산이란 입간판이 보인다.

평안남도 대동군 시족면의 이선생께서 1만2000평을 면민에게 기증하여 실향민들이 죽어서라도 함께 살자했던 아름다운 동산이다.
실향민의 아픔을 되새기며 통일을 기원해본다.

마루금은 솥 밭 사이를 가르며 전주 유씨 가족묘까지 지나치며 왼쪽으로 이어진다. 길은 소롯길로 해서 산마루로 오르면 갈림길이다. 왼편으로 볏짚 지붕 흙집(초가로 만든 행여집) 이 있다. 오른쪽 길로 내려서면 45번국도의 넓은 새로운 길 절개지에 도착한다. 절개지를 오른쪽으로 내려서야 남쪽 300여 미터 통로를 통해 돌아 마루금으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불법으로 도로를 횡단할 수 있으나 차량이 많이 다니는 곳이다. 중앙분리대는 높아 위로 통과할 수는 없고 분리대 아래로 기어 나갈 수 있지만 위험한 일은 안했으면 좋겠다.

45번국도 건너편 절개지에 철계단을 통해 능선에 오를 수 있다. 동쪽 산 아래 45번 국도로 길은 낙엽송 숲을 지나 성진철강 한우촌 갈비 옆으로 내려선다. 맞은편 은화CC 입구 왼쪽 능선이 마루금이다. 이 고개가 무너미고개로 이동면과 용인 시내를 잇는 고개다. 정맥꾼들이 시작과 구간종료를 하는 곳으로 용인터미널이 3km쯤 된다. 버스는 1시간정도 간격으로 통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