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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계강자가 정치에 대해 물었다.

 

[용인신문] 공자는 약소국 정나라에서 26년간 재상을 지내면서 최고의 복지국가로 만든 명재상 자산 공손 국교를 이렇게 평했다. 행동에 공손함이 있으며, 섬김에 공경함이 있으며, 백성에게는 은혜가 있으며, 백성을 부림에는 의가 있었다.

 

한번은 향리의 촌로가 얕은 강을 사이에 두고 저편 마을로 가기 위해 바짓가랑이를 걷어 건너고자 하는 것을 보고는 자신의 수레에 태워 강물을 건네준 일이 있다. 군주 다음가는 2인 자가 그야말로 시골 백성을 자신의 수레에 직접 태워서 강을 건네주었다는 사실은 어찌 보면 고개를 끄덕이고도 남을 미담일 수도 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본다면 공자의 평가대로 그는 백성들에게 은혜로운 건 맞다. 그러나 맹자의 시각은 다르다. 정치가는 그러한 사소할 것 같은 저렴한 몸짓이 아니라 다리를 놔 줘야 한다는 거다. 그래서 언제고 백성들이 걸어서 혹은 수레로 그 강을 건널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맹자의 징책이다.

 

맹자가 정치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나다. 보여주기식 쇼가 아닌 바른 정치 하라는 거다. 문제는 바른 이라는 게 백성들에게는 쉬운 일상인데 정치하는 저들에게는 그리도 어려웠던 모양이다. 사실 정치라는 것은 크게는 남을 다스리는 행위이지만 작게는 자신을 드러내는 행위이기도 하다.

 

“정치인쯤 되어서 주머니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이런 식으로 자기 합리화를 강제하면 안 되는 거다. 백성 중에는 주머니 백번씩이나 털어도 먼지 안 나는 사람 당연히 많다고 믿는 게 정치인의 기본자세다.

 

논어 안연편 12-17 문장은 이렇다. 노나라 실세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를 물었다. 이에 공자의 답변은 정치란 바름이다. 계강자 자신이 먼저 솔선하여 바르다면 감히 어느 누군들 바르지 않겠는가. 라는 게 공자의 답변이다. 정치하고자 한다면 최소한 의혹은 없어야 한다. 물론 호사가들이 이런저런 말들을 붙일 수는 있다. 그러나 저잣거리의 장삼이사들까지 저 사람 의혹 있어라고 한다면 그는 의혹부터 풀고 정치하는 게 옳다. 어찌어찌하여 권력을 잡았다 해서 쏟아지는 의혹을 가리고 누르고 뭉갠다면 백성들이야 힘이 없으니 묵묵부답으로 함구하고 있겠지만 문제는 하늘이 가만있겠느냐는 거다. 나라가 제대로 되려면 하늘 우러러 의혹한 점 없는 바른 사람이 바른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은 누항의 아이들도 아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