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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농(愚農)의 세설(細說)

그릇 축에도 못 드는 깡통들이 너무 많다.

 

[용인신문] 노나라 실세이자 재상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물으니 공자는 이렇게 답한다.

 

“정치란 바른 것이다. 재상의 지위에 있는 그대가 솔선하여 바르다면 감히 누군들 바르지 않겠는가.”

 

이 말은 정치가의 자격 이전에 품성을 말하는 거다.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또는 이미 정치에 들어섰다면 우선은 먼저 자신을 돌아보아 바르냐 그르냐를 알라는 말이다. 바르지 못하다면 어쩌나. 그렇다면 늦은 감은 있으나 그럼에도 그 세계에 발을 디뎌서는 안 된다. 아니 막말로 저도 바르지 못하면서 백성들에게 바르게 살라며 종주먹댄다면 그건 참 가관을 넘어선 꼴불견일 게다. 자신은 못된 짓을 태산보다 높이 쌓아놓고, 물론 이건 의혹일 뿐이라고 말은 하겠지만. 암튼 백성들의 병아리 눈물만큼도 안되는 허물을 범죄라고 잡아들여 처벌한다면 그게 어찌 백성을 위하는 정치란 말인가. 천하의 몹쓸 말종인 것이지.

 

정치의 원리는 간단하다. 군군신신부부자자라 했다. 임금이 임금다워야 신하는 신하의 일을 할 것이며, 아버지가 아버지다워야만 자식은 자식 노릇이 온전해지는 거다. 그러나 뒤가 구린 군주들과 벼슬아치들을 만나면 법으로만 이끌고 형벌로만 다스리니 백성들은 요리조리 피하여 안 걸리기만 하면 그만이라고 여길 뿐, 부끄러움을 모른다. 그러나 바르고 반듯한 군주나 벼슬아치를 만난다면 저들은 백성을 윤리 도덕으로 인도하고, 예로써 다스리니 백성들은 부끄러움을 느껴 몹쓸 짓을 안 하는 지경에 이른다 했다.

 

이쯤 되니 계강자는 분위기전환용으로 다른 질문을 한다. 나라에 도둑들이 많으니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공자는 답한다. 진실로 고위직에 있는 그대가 나쁜 짓을 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비록 천금의 현상금을 걸어놓고 상을 준다 해도 백성들이 도둑질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백성들이 춥고 배고픈 이유는 단 하나다. 군주가 무능해서이다. 도무지 뭘 아는 게 있어야 백성들을 먹이든 살리든 할 텐데. 그런 군주 밑에는 현신보다 간신이 많은 법이다. 이런 군주를 만난 백성들은 이 군주 죽는 날까지 맘고생 각오해야 한다. 백성들 밥 배불리 먹고 등 따습게 해주는 일이 그리도 힘든 일이더냐. 일찍이 맹자는 말한다. 천하를 다스리는 일은 손바닥 뒤집기보다 쉽다. 그 쉬운 일을 저들은 어찌하여 못하는가. 그릇이 아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