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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영의 숲이야기

자연의 섭리를 느끼며

이대영의 숲이야기

두릅의 새순

 

[용인신문] 5월은 계절의 여왕답게 모든 산야를 짙푸른 녹색으로 물들인다.

 

식물들의 새싹이 가장 예쁜 자태를 뽐내며 척박한 땅밑에서 싹을 틔워 올라오며 앙상한 가지를 녹색 잎으로 물들이고 있다.

 

이때쯤이면 산과 들에는 새싹을 채취해 향과 맛에 취하는 봄나물 채취 시기를 맞는다. 청정한 자연의 맛으로 봄나물보다 더 좋은 것이 있을까 묻지 않을 수 없다.

 

과학적인 연구로 보고됐는지, 증명된 이론이 있는지 모르겠다. 단지 내 직업이 산·들·산야초·관목·고목·야생화 등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서 내 경험에 따른 나만의 이야기를 적어본다.

 

봄나물하면 ‘참’두릅, ‘개’두릅(음나무순), ‘참’취, ‘개’취, ‘참’나물 등 앞에 ‘참’자를 붙인 것과 ‘개’자를 붙인 것이 꽤나 많다. 나의 경험으로는 ‘참’자가 붙은 것은 약간 단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며 ‘개’자가 붙은 것은 쓴맛이 조금 강한 것이 많은 것 같다.

 

자연 생태의 순리는 참으로 기이하다. 가시가 있는 나무순은 대개 독이 없어 좋은 나물이 많고 오히려 매끈한 나무순은 독이 강하다.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다양한 생존법칙이 있는 듯하다. 자신의 몸(수피, 잎, 줄기)에 가시나 거친 껍질 등으로 외부에서 침입하는 곤충을 비롯한 초식동물의 먹잇감에 대처하는 것이 아닌가 한다.

 

동토에서 봄 햇살을 받으며 돋아나는 새싹이나 나뭇가지에서 피어나는 어린순을 따서, 생으로 섭식하거나 각종 양념에 잘 버무려 봄을 먹는 봄나물을 싫어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야생버섯, 양서류 등도 화려한 색을 지닌 것은 눈에 잘 띄어 천적의 위험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자체적으로 독을 가진 것이 많고 자체적으로 독이 없어 먹잇감이 될 확률이 높은 것은 외부로부터 방어할 가시, 바늘, 은폐색 등 무기를 갖춘 것을 볼 수 있다.

 

야생버섯도 색이 화려하거나 야광버섯의 반사체 등 눈에 잘 띄는 것은 독이 있고 순수한 자연의 색은 식용이 많다는 것이 일반적인 이론이고 이것이 꼭 맞는 것은 아니다. 식용은 꼭 전문가의 확인을 거친 것 이외는 채취 또는 섭취를 금한다.

 

이렇듯 오묘한 자연의 생태계를 어머니 마음처럼 크게 품은 것이 산림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