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유공지의 꿈, 99주년 3.1절에 이뤄지다

  • 등록 2018.03.05 09: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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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3대 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 고향집 ‘준공’




“여생을 고향에서 보내고 싶다”는 경기 용인의 ‘3대(代) 독립운동가’ 오희옥(92·여) 지사의 꿈이 99주년을 맞은 3.1절에 이뤄졌다.


용인시는 지난 1일 원삼면 죽능리 527-5번지에 오 지사가 거처할 1층 단독주택을 완공해 준공식을 열었다.


‘독립유공자의 집’으로 이름 붙여진 이 주택은 438㎡ 대지에 방 2개와 거실, 주방을 갖췄다. 주택 입구에는 ‘독립유공자의 집, 지사님의 고귀한 희생에 존경과 경의를 표합니다’ 라는 글이 새겨진 나무 문패가 걸렸다.


오 지사는 용인 원삼면이 고향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독립운동을 벌였다. 할아버지 오인수(1867∼1935) 의병장은 1905년 한일병탄조약 체결 이후 용인과 안성 등지에서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군에게 잡혀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고, 이후 만주로 건너가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아버지 오광선(1896∼1967) 장군은 1915년 만주로 건너가 신흥무관학교를 졸업하고 대한독립군단 중대장, 광복군 장군으로 활약했다.


1927년 만주에서 태어난 오 지사도 두살 터울인 언니 오희영(1925∼1970) 지사와 함께 1934년 중국 류저우(柳州)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에 입대해 첩보수집과 일본군 내 한국인 사병을 탈출시키는 등 광복군의 일원으로 활동했다. 오 지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1990년 정부로부터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현재까지 생존한 여성독립운동가는 오희옥, 유순희, 민영주 지사 등 3명이다


이날 준공식에는 정찬민 용인시장과 김중식 용인시의회의장, 오 지사의 가족, 정해주 경기동부보훈지청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오 지사는 “동포들이 목숨을 바쳐 독립만세운동을 한 3.1절에 아름다운 집이 완공돼 너무 감격스럽다”며 “집을 짓는 데 도움을 주신 용인시민과 시에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 지사의 자녀 중 막내딸인 김미연씨도 준공식에 참석해 “모든 분의 노력 덕분에 어머니의 고향에 이렇게 좋은 집이 완공됐다”며 “어머님이 너무 좋아하신다. 우리 자식들도 앞으로 더욱더 어머님을 잘 모시겠다”고 말했다.


시는 이날 준공식에서 오 지사의 고향집 건립을 위해 애쓴 14개 기업과 단체에 감사패와 표창장을 전달했다.


오 지사의 고향집은 용인시 공무원과 시민의 성금, 해주오씨 종중의 땅 기부, 용인지역 내 기업들의 재능기부로 지어졌다.


‘독립유공자의 집’은 오 지사가 지난해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젠 고향으로 돌아가 살고 싶다”는 소망을 내비친 것이 계기가 됐다.


정 시장과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금 2133만원을 모았고, 오 지사의 집안인 해주오씨 소종중에서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용인독립운동기념사업회와 원삼면 기관단체장협의회도 후원금을 종중에 전달했다.


또 용인지역 기업들이 건축설계, 골조공사, 시공, 조경, 전기·소방설비를 재능기부로 분담해 지난해 8월 착공한 뒤 6개월 만에 완공됐다.


정 시장은 축사에서 “독립지사와 애국지사에게 감사하고 보살피는 것은 우리의 도리이자 의무”라면서 “고향에서 즐겁고 편안한 여생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우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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