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시장선거, 용인을 하나로 잇는 비전 검증해야

  • 등록 2025.09.08 09:2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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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한국기독교장로회 벙커1교회 담임목사
(사)평화나무 이사장· 김용민TV 대표PD

 

용인신문 | 프랑스 파리에 가보면 부도심 곳곳에 조성된 넓은 광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도시 구조는 예부터 존재했던 것은 아니다. 19세기 중반 이전의 파리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었다. 당시 권력자였던 나폴레옹 3세는 이 낡은 도시를 개선한다며 오스망 남작에게 대대적인 도시 개조를 지시했다. 그는 도시 미관의 정비와 위생 개선이라는 공익적 명분을 내세웠고, 시민들도 처음에는 이를 반겼다.

 

하지만 그 속내는 달랐다. 파리는 1830년 7월 혁명, 1848년 2월 혁명 때마다 시민들이 좁은 골목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군의 진입을 막아내며 저항의 상징이 된 도시였다. 권력자는 이게 위협이었다. 그래서 오스망으로 하여금 직선 대로와 광활한 광장을 조성하게 했다. 이 경우 군대의 신속한 진입과 배치가 가능하고, 시위대를 손쉽게 장악할 수 있다. 결국 숨은 본질은 권력 유지와 저항 무력화였던 셈이다. 결국 도시의 구조조차도 정치의 산물이며, 권력의 의지에 따라 형성된 결과물임을 보여주는 역사적 사례다.

 

이 사례는 지금의 용인을 돌아보게 만든다. 용인특례시는 도농복합도시라는 특수성을 안고 있다. 행정적으로는 하나의 도시지만, 실제 시민의 체감은 그렇지 않다. 수지는 광교 생활권에, 죽전은 분당과 연결돼 있고, 동백은 별도의 신도시처럼 존재하며, 처인은 구도심 혹은 농촌으로 인식된다. 하나의 도시라기보다는 마치 여러 생활권이 병렬적으로 존재하는 ‘연방제 도시’에 가깝다. 정치성향도 석성산 좌우로 뚜렷한 차별점을 형성했다. 용인은 뿔뿔이 흩어져있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아홉 번째 민선 용인시장을 뽑는다. 나의 선택기준은 하나다. 용인을 진정한 ‘하나의 도시’로 연결해 도시 통합을 도모할만한 철학과 대안을 갖고 있는지. 용인의 면적은 서울의 98%다. 그러나 생활권을 유기적으로 잇는 교통망은 매우 취약하다. 이는 단순히 이동의 불편 문제를 넘어, 경제적·사회적 교류를 가로막고 생활권 간 격차를 고착화한다. 도농 간 이질감은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다.

 

대안은 이미 나와 있다. 도시를 하나로 묶는 연결망의 형성이다. 수지·죽전·기흥·동백·구성·처인을 원활히 잇는 도로를 만들고, 이를 용인을 관통하는 경부·영동·경수고속도로·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포천~세종고속도로와 연계하는 것이다. 철도망으로는 수지권 신분당선과 GTX 구성역, 그리고 경전철 에버라인으로의 확장 방안도 있다. 이 구상은 이미 교통 비전문가의 머릿속에서도 쉽게 그려진다. 중요한 것은 이를 실현할 능력의 유무이겠지.

 

그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에서 배출한 용인시장을 보면 무능하거나 비리로 얼룩졌다. 민선 1기부터 6기까지 당선된 7명의 용인시장 중 6명이 비리로 수사 또는 처벌을 받은 사례가 있었고, 그 중 한 사람(1기 윤병희)은 재선을 했지만 1년도 안 돼 구속되어 재선 시장으로서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지 못했다. 그래서 재선 시장은 단 한 명도 없다. 시민 통합은커녕 스스로의 생존도 도모하지 못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성남시장 시절 구도심과 분당 신도시의 경제적·문화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재정과 정책을 과감히 배분했다. 분당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수정구·중원구의 개발과 삶의 질 개선에 투입한 것이다. 길을 깔고 공원을 지었다. 부익부 빈익빈을 방치하지 않고, 도시를 ‘하나’로 묶으려는 통합 철학과 정치적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분당에서도 이제는 ‘내가 성남시민이다’라고 말할 수 있는 자부심을 갖게 하겠다” 이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이것이 진정한 공동체 리더십의 힘이다. 이 대통령은 그 성과를 토대 도지사에 이어 제1야당 대표 끝내 대통령이 됐다.

 

“A city is not its buildings, but its connections.” 도시의 본질은 건물이 아니라 연결망이라는 말처럼, 용인의 미래는 연결에 달려 있다. 물리적 연결이 곧 공동체의 심리적 통합을 이끌어낸다. 2026년의 용인이 ‘연방제 도시’가 아닌 진정한 ‘하나의 용인’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도시를 연결할 철학과 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용인신문 기자 news@yongi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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