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소묘ㅣ김관식

  • 등록 2022.02.14 09: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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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소묘

                  김관식

 

꽃으로 치면

아주 활짝 핀 석류꽃과 같은 꽃

 

우리나라에도 해와 같이 황홀히 광명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그것은 신라

 

아하 빛이여 눈이 시리다.

눈이 멀을까 눈을 뜨지 못하것네.

 

봄이 와 밭고랑에 포란 옥비녀 꼭지처럼 봉곳한 옹곳 싹이 뾰조록이 돋으면, 으너진 돌무덤부터 금이 간, 틈서리에 잠깨어 흙을 털고 부시시 일어나는 놈이 있고녀.

 

내가 꿈에 본

한 마리의 땅벌레.

 

김관식(1934~1970)은 충청남도 논산시 연무읍에서 출생했다. 1955년 서정주가「연 외 2편을『현대문학』에 추천해 시인이 되었다. 미당과 김관식은 동서지간이다. 1960년 4.19 혁명 후 치러진 국회의원 선거에 종로구에 출마해 낙선한 후 궁핍에 시달리다 병을 얻어 37세에 세상을 떠났다.

「신라소묘」는 신라에 대한 예찬 시다. 석류꽃 같은 나라, 눈이 시린 빛의 나라, 봄이 오면 온갖 새싹이 돋아나는 나라여서 한 마리의 땅벌레 같은 나라라고 노래한다.『한국전후문제시집』중에서. 김윤배/시인

김윤배 기자 poet01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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