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전장을 관통한 아이들… 동심 깊은 파편

  • 등록 2026.01.30 18: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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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편의 전쟁 동화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

 

문체부 중소출판사 성장부분 제작지원 사업 선정
이상권·장세정·황종금·서지연·김두를빛·김종경
작가 6인, 소년병·우크라이나·한국전 이야기 담아

 

용인신문 |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 세계 전쟁의 현실에서 아이들의 용기, 사랑, 믿음을 다룬 여섯 편의 전쟁 동화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이 발간돼 주목을 받고 있다. 도서출판 별꽃(별꽃어린이)가 펴낸 이 전쟁 동화책은 아이들의 삶을 통과한 전쟁의 흔적을 통해 독자에게 조용하지만 깊은 질문을 남기고 있다. 

 

2025년 문화관광체육부의 중소출판사 성장부분 제작지원 사업에 선정된 이 동화책은 6명의 작가가 함께 했다.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된 이상권, 장세정 작가, 웅진주니어 문학상 수상 작가인 황종금(우수상), 서지연(장편 부문 대상), 눈높이아동문학대전 문학상 수상작가인 김두를빛, 시인 김종경 등이 아이들에게 전쟁의 현실을 보여주기 위해서 작품을 모았다.

 

이상권 작가의 ‘소년병 토마스’, 장세정 작가의 ‘아이스크림은 누가 먹었을까’, 황금종 작가의 ‘루니의 전쟁’, 서지연 작가의 ‘잔인한 여름’, 김두를빛 작가의 ‘슈사인 보이’, 김종경 작가의 ‘돌아오지 못한 영혼’ 등 6편이다.

 

이 동화책은 소년병, 반려견 등 다양한 시선, 우크라이나, 남수단, 가자지구, 태평양 전쟁, 한국 전쟁 등 다양한 지역의 전쟁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전쟁을 설명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전쟁을 통과한 아이들의 삶에 남은 흔적을 따라가고 있다.

 

이유도 모른 채 폭격 속에서 집을 떠나야 하고, 어제의 생활이 단숨에 되돌릴 수 없는 과거가 되는 순간부터 이야기는 출발한다. 이 책이 보여주는 전쟁은 총을 든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삶을 한순간에 끊어놓는 사건이며 “집을 잃는다는 것”이 아이에게 어떤 의미인지 묻는다.

 

또한 전쟁은 국경과 이념이 만든 경계로 이어져, 총성이 멀어진 뒤에도 아이들을 갈라놓는다. 전쟁이 끝났다고 선언될 수 있어도, 아이들의 세계에서 전쟁은 ‘만날 수 없음’으로 지속된다.

 

이 앤솔로지는 전쟁이 남긴 가장 잔인한 유산이 미움이 아니라 단절일 수 있음을 드러낸다. 동시에 어떤 이야기에서 전쟁은 이미 과거의 사건이지만, 어른들의 침묵과 회피 속에서 아이는 전쟁을 감정으로 전승받는다. 말하지 않는다고 사라지지 않는 전쟁, 오히려 설명되지 않을수록 공포와 불안으로 남는 전쟁을 통해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은 ‘기억하지 않는 방식의 폭력’을 조용히 비춘다.

 

한편, 이 책이 다루는 전쟁은 특별한 사건으로만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에게 전쟁이 이미 일상이 되어버린 상태, 폭력에 익숙해지는 과정 자체가 또 다른 전쟁이 되는 현실도 포착한다.

 

가장 위험한 순간은 아이가 전쟁을 “원래 이런 것”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때임을 짚으며, 전쟁이 감각과 기준을 어떻게 무너뜨리는지 보여준다. 더 나아가 『총소리가 들리는 언덕』은 전쟁이 아이의 선택이 아니었음에도 그 결과를 아이가 고스란히 감당해야 하는 구조를 정면으로 바라본다.

 

“전쟁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어른들의 결정이 아이의 삶을 어떻게 점유하는지를 통해 전쟁의 윤리적 책임을 되돌려 묻는다.

 

이 앤솔로지는 전쟁 이후를 바라본다. 전쟁은 지나간 사건이면서도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남는다. 이 책은 희망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아이들이 각자의 속도로 다시 살아가려 애쓰는 과정을 따라가며, 전쟁 이후의 회복이 ‘극복’이 아니라 ‘존재를 계속해 나가는 선택’임을 말한다.

 

서로 다른 전쟁을 다룬 여섯 편의 이야기는 결국 하나의 질문으로 수렴된다. “전쟁은 언제 끝나는가?”, 그리고 “아이의 시간은 누가 책임지는가?”

박숙현 기자 yongince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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