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ㅣ김리윤

2022.10.27 19:51:01

관광

      김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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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불빛. 저 멀리 보이는 불빛 하나. 흔들리고 점멸하는 아주 작은 빛. 한 걸음 한 걸음뗄 때마다 조금씩 커질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는 그런 빛. 도착할 빛.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빛 앞에 서 있다는 믿음은 불가능했다. 틀렸다. 제가 도시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일까요? 제 믿음의 흐릿함이 문제일까요? 제 마음의 약함이 문제일까요? 또 저 멀리 보이는 빛을 상상하고 말았습니다. 투명한 손을 잡고 투명한 발의 무게를 느껴보려 애쓰며 우리는 계속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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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윤은 2019년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김리윤의 시가 닿고자 하는 것은 빛이 우리에게 보여주는 것 너머, 그 의지를 가진 빛에 있다.

「관광」은 아직 도착하지 않은 빛에 대한 기대와 소망으로 가득한 시다. 그러나 그 빛이 올 것이라는 믿음은 크지 않다. 그러면서도 빛을 향해나가고 있다. 언젠가는 빛이 올 것이고 빛을 만날 것이고 빛은 환하게 비춰주어서 약해지던 마음을 위로할 것이다. 빛은 상상만으로 이미 와 있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지 않다면 왜 손과 발이 투명하겠는가. 문지 간 『투명도 혼합 공간』 중에서. 김윤배/시인

김윤배 기자 poet012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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