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작교통신-9 좋은 우리말

  • 등록 2004.09.20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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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엔 정체불명의 언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이런 언어들을 네티즌들은 외계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우리가 흔히 쓰는 말들 중에서도 꼭 외래어를 써야만 하는지 의문이 들때가 있다. 이번주는 국립국어연구원이 하고 있는 우리말 다듬기 중에 몇가지를 소개한다. <편집자주>

“지난 총선에서 누리꾼들은 자신이 직접 만든 꾸림정보로 의사를 표현하기도 했다.”

“참살이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검색 순위 1위에 올랐다.”

이처럼 문장 속 몇몇 단어들은 생소하다. ‘누리꾼’을 ‘네티즌’, ‘꾸림정보’를 ‘콘텐츠’, ‘참살이’를 ‘웰빙’으로 썼다면 훨씬 이해하기 쉬웠을 것이다.

아직은 어색한 이 우리말들은 국립국어연구원이 지난 7월부터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사이트(http://www.malteo.net)에서 네티즌을 상대로 공모해서 뽑힌 단어들이다.

제시된 외래어를 대체할 우리말을 누리꾼(네티즌)들이 게시판에 자유롭게 제안하면 연구원측이 3~4개를 선정, 온라인 투표에 붙여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말을 순화어로 결정한다. 순화 대상이 되는 단어는 국어사전에 올라와 있지 않은 외래어 중 언론 등을 통해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에 고른다.

이제까지 ‘올인’은 ‘다걸기’, ‘리플’은 ‘댓글’, ‘이모티콘’은 ‘그림말’, ‘파이팅’은 ‘아자’ 등으로 외래어 10개를 대체할 우리말이 선정됐다. 이 가운데 ‘댓글’은 ‘리플’을 밀어내고 폭넓게 쓰이고 있다.‘다걸기’는 선정된 지 사흘만에 중앙일보 정치 기사 제목에 쓰이기도 했다. ‘참살이’는 각종 포털 사이트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하고 퀴즈 프로그램 단골 문제로 나와 대중들 사이에 널리 퍼지고 있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

지금은 패스트푸드(fast food)의 반대 개념으로 쓰이는 ‘슬로우 푸드(slow food)’를 대체할 우리말을 두고 투표가 진행 중이다. ‘찬찬식’ ‘여유식’ ‘정성식’ ‘느긋음식’ ‘느루음식’ 등 다섯 개가 최종 후보에 올랐다.

이 사이트를 관리하고 있는 박용찬 학예연구관은 “국어 사전에 올라와 있는 단어 중 서구 외래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8~9%에 이른다”며 “외래어의 자생력이 강해 10년 후에는 한자어 만큼 많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 번 사용된 외래어를 한꺼번에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우리말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용인신문 기자 webmaster@yongi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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