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화백의 만화리뷰 /<배가본드>

  • 등록 2003.04.14 00:00:00
크게보기

슬램덩크의 작가가 펼치는
검신(劍神)의 정체성 찾기

<무혼(武魂)을 일깨우는 고전(古典)의 인기>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거의 읽었을 이 만화를추천하는 이유는 볼때마다 질투를 느낄정도의 교과서적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설적 일본의 무사 미야모토무사시를 새로운 각도에서 훑는 <배가본드>는 “입신의 경지에 선 무사정신” 또는 “일본 혼”을 덤으로 읽을 수 있다.
사실, 인터넷 연재 농구SF 만화 <비지버터>를 끝내고 이노우에가 미야모토무사시란 유명한 인물을 다루려고 했을 때, 일본 국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그도 그럴것이 <삼국지>처럼 이미 한다하는 소설가, 만화가, 영화감독이 실컷 다룬 소재가 과연 또 성공하겠느냐란 의문 때문이었다. 더구나 <슬램덩크>로 <드래곤 볼>의 도리야마아키라와 같이 세계적 만화가가가 된 이노우에의 차기작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았던 것도 그 이유다.
하지만 고단샤의 인기잡지 <모닝>지에 연재가 시작되자 그 우려는 환호로 바뀌었다. 조금 더 들어가면, 나약해져 가는 일본의 젊은이들에게 ‘무혼(武魂)’을 일깨우는 고전(古典)의 사회적 영향력도 있을 터.
에이지 요시카와의 소설 〈미야모토 무사시〉란 작품이 원작이지만 이노우에의 펜으로 다시 재창조된 미야모투무사시는 좀더 내밀한 정체성 찾기의 고통과 시원시원한 캐릭터들의 활약이 재미를 더한다.너무 주인공과 상대 적들이 너무 멋있어서 탈(?)이다.<슬램덩크>의 주인공들이 연상된다는 평도 많다.

<만화로 다시 부활한 미야모토무사시>
미야모토무사시(宮本武藏 1584 ~ 1645)는 실존인물로 그림을 그리고 병법서를 쓰기도 한 무사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서부의 다이묘(大名)들을 결정적으로 제압하고 일본의 패권을 장악한 1600년경, 세키가하라 전투에서 병졸로 참전한다. 하지만 다케죠(무사시의 아명)와 그의 고향친구는 패잔병으로 귀향하다 과부와 잠적한 친구와 헤어져 혼자 돌아온다. 고향사람들의 박대에도 불구하고 역시 영웅담의 원리대로 친구의 여자 ‘예쁘고 지혜로운! 여주인공 오츠도 등장한다. 다쿠앙이란 승려의 도움-<취권>같은 정형을 또 따라간다- 으로 무술에 정신까지 깨우쳐가는 다케죠는 이름을 미야모토 무사시로 바꾸고, 검(목검!) 하나로 일본을 평정하기 위한 여행길에 오른다. 특히 각 도장과 검사들을 찾아다니며 펼치는 심리전과 堉珦?긴장감을 더해준다.
칼에 관한한 세계적인 일본인들의 탐미적 세계관과 빼어난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배가본드>는 절정을 향해 치닫는다.
작가 이노우에가 조금은 보수우익의 성향-농구만화를 시작하게 동기에서부터 최근 그의 인터뷰등을 볼때-을 띠어가면서 ‘미야모토무사시’의 만화가 강렬한 카리스마를 원하는 일본인의 정서와도 맞아 떨어지고 있다. 극우정치꾼 이사하라신타로 도쿄지사에게 열광하거나 극우선동 만화가 고바야시의 <전쟁론>에 열광하는것과 맥이 닿아있다고 하면 지나친 해석인가.
그러나 미술을 전공한 작가가 인물과 배경 하나하나에 정성을 들여, 보는이로 하여금 ‘펜으로 그린 동양화’란 찬사를 지닌 이노우에다케히코가 펼치는 마술은 우리나라 작가나 작가지망생들에겐 더없이 좋은 교과서라 할것이다, 섹스와 잔인한 장면이 있어 15세이상 가. 학산문화사 발행.
용인신문 기자 webmaster@yonginnews.com
Copyright @2009 용인신문사 Corp.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용인신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지삼로 590번길(CMC빌딩 307호)
사업자등록번호 : 135-81-21348 | 등록일자 : 1992년 12월 3일
발행인/편집인 : 김종경 | 대표전화 : 031-336-3133 | 팩스 : 031-336-3132
등록번호:경기,아51360 | 등록연월일:2016년 2월 12일 | 제호:용인신문
청소년보호책임자:박기현 | ISSN : 2636-0152
Copyright ⓒ 2009 용인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yonginnews@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