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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서운 한파가 이어지던 지난해 12월. 집이 없어 자녀와 함께 3년째 수지구 죽전동에 위치한 고시원에 거주하던 기초생활수급자 김 아무개(여)씨는 고시원으로부터 방을 비워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김 씨는 매달 80만원 정도를 벌고 있지만, 자녀학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도 벅차 몇 달째 입실료를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김 씨의 딱한 사정을 알게 된 죽전1동 주민센터는 무한돌봄 긴급구호로 밀린 입실료를 대신 납부했다. 그러나 입실료가 또 밀릴 것을 염려한 고시원 측은 김 씨에게 퇴실을 거듭 요구했다. 자녀학비 대출 이자를 갚지 못해 신용불량자가 된 김 씨는 또 다른 고시원을 알아봤지만, 모두 비슷한 상황이었다. 얼마 후 거주할 공간을 찾지 못해 막막한 상황에 놓인 김 씨에게 기적이 찾아왔다.
기초생활수급자를 관리하던 죽전1동 주민센터로부터 김 씨의 사정을 접한 죽전1동 각 단체가 김 씨에게 생활공간을 제공한 것.
죽전1동 통장협의회(회장 김명규)와 주민자치센터(위원장 유성준), 새마을 부녀회(회장 조영희), 수지회(회장 이흥열) 등 죽전1동 내 단체들이 거주공간이 없던 이웃에게 임대주택 보증금을 제공해 화제다.
이들 단체들은 최근 죽전1동 주민센터에 김 씨를 비롯한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820만원을 성금으로 기탁했다.
이에 따라 죽전1동 측은 김 씨에게 임대주택 보증금을 지원했고, 김 씨는 오는 2월 초부터 따뜻한 보금자리에서 생활할 수 있게 됐다.
김 씨는“밀린 방값을 내주신 것도 미안해서 차마 더 도와달라고 말씀드리지 못했는데, 이렇게까지 큰 도움을 주실 줄 몰랐다”며 “무엇보다도 딸이 집을 갖게 됐다고 너무 좋아해 기쁘다. 저희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열심히 살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죽전1동 김명규 통장협의회장은 “비록 13평짜리 방 한 칸이지만, 이곳에서 김 씨와 아이들이 큰 꿈을 꾸며 살아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조정권 죽전1동장은 “도움을 준 지역 내 기관·단체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사랑나눔을 실천하게 돼 행복하고, 이 행복이 죽전1동 주민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죽전1동에 따르면 이번에 기탁된 성금은 김 씨 외에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자녀 중 중·고등학교 신입생 12명에게 교복비로 각각 30만원씩 전달됐고, 어려운 이웃 18가구에도 일부 전달됐다.
한편, 죽전1동 통장협의회는 지난해 연말 통장들이 매월 일정 금액을 모아 마련한 기금 800만원으로 모범학생 및 불우가정을 초청해 ‘사랑의 장학금·쌀 전달식’을 개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