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회 사법고시 합격 안정은ㆍ이기환 씨

  • 등록 2012.11.23 23: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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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출신 대학 선·후배 나란히 ‘합격’

용인시 처인구 용인중학교와 태성·중고교 출신 남·녀 사법고시 최종합격자가 함께 배출돼 화제다.

특히 정부의 로스쿨 정책 등으로 사법시험 관문이 더욱 좁아진 상황에서 지역 출신 2명의 사시 합격자 배출에 지역사회도 함께 기뻐하는 분위기다.

법무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제54회 사법고시 최종합격자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안정은(32·여)씨와 이기환(31·남)씨가 그 주인공이다.

특히 화제의 두 주인공은 모두 연세대학교 법학과 선·후배인 것으로 확인돼 눈길을 끌고 있다.

이화여대 입학 후 휴학, 법학도 꿈이뤄

   
▲ 안정은 씨

안정은 씨는 용인 서룡초등학교와 용인중(47회), 수원 창현고등학교(12회)를 졸업했다. 중학교 시절 전교 1등 자리를 거의 놓치지 않았던 안 양은 고교 졸업 후 이화여대에 진학했다. 그러나 입학 1년 만에 휴학을 결정하고 재수를 시작했다. 부모님과 가족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안 씨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평소 관심이 깊었던 법학도가 되기 위해서다.

1년 만에 연세대에 인문학부에 입학했고, 2학년 때 법학과에 진학하며 본격적으로 사법고시를 준비했다.

하지만, 사법고시의 벽은 무척 높았다. 1차 시험은 붙었지만, 2차 시험에 연달아 두 번 낙방한 것. 이어 다음해에 또다시 1차 시험에 합격했지만, 첫 번째 도전한 2차 시험에서 또 고배를 마셨다.

안 씨는 “한계를 느끼는 것 같아 포기하고 싶은 마음에 혼자 눈물흘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용인농협 상임이사인 부친 안호성 씨는 “아이와 아이 엄마가 함께 울던 날이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며 “아빠의 입장에서 딸이 안쓰러워 그만두라는 말을 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또래의 친구들이 20대 젊은 청춘을 많은 경험으로 보낼 때 홀로 고시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딸을 생각하며 속이 상했지만, 자녀에게 상처를 줄까봐 내색도 하지 못했다.

4전 5기. 안 씨는 연이어 도전한 두 번째 2차 시험에 우수한 성적으로 당당히 합격했다. 6년 간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

안 씨는 “무엇보다 부모님께 효도한 것 같아 매우 기쁘다”며 “약자를 감싸주는 훌륭한 법조인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태성 중ㆍ고 출신... 역북동 관곡마을 경사

   
▲ 이기환 씨

지난 20일 처인구 역북동 관곡마을 입구에 커다란 현수막이 걸렸다.  ‘경축 이기환(고 이학영 자), 이석영 조카 제54회 사법고시 최종합격’.

태성중학교(51회)와 태성고등학교(47회)를 졸업한 이기환 씨는 합격통보를 받고 누구보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지난해 12월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나서다.

이 씨는 “아버지께 합격한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며 목이멨다. 이어 “어머님이 기뻐하시는 모습을 보고 너무 행복했다”고 말을 이었다.

이 씨는 5년 간의 도전 끝에 합격증을 손에 쥐었다. 고교 졸업 후 연세대 사회계열에 입학한 이 씨는 이듬해 법학과에 진학했다.

어린시절부터 생각한 “법이 과연 모든 사람에게 평등할까”라는 의구심을 자신의 꿈으로 만들어 간 것. 세상의 모든 사람에게 평등한 법 적용을 꿈 꿔온 그 이기에 법학과 진학과 사법고시 도전은 너무도 당연한 것이었다.

이 씨는 군대를 제대하고 본격적으로 사법고시에 도전했다. 홀로 독학으로 공부해 지난 2010년 처음으로 도전한 1차 시험에 합격했다. 이 씨는 “처음 1차 시험 합격후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기분이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그러나 ‘고시의 벽’은 여기가 끝이 아니었다. 2차 시험에 낙방하고, 대학 내 고시반에서 동료이자 경쟁자인 학생들과 함께 동고동락했다. 하지만 ‘고시의 벽’은 여전히 높아만 보였다. 지난해 10월 다시 도전한 2차 시험에 떨어진 것. 낙심과 심기일전을 거듭하던 그해 크리스마스 무렵, 부친이 유명을 달리했다.

이 씨는 “아버님께 꼭 합격증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큰 불효를 한 것 같아 무척 울었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4월. 이 씨는 다시 1차 시험에 도전해 합격했고, 이어 도전한 2차 시험과 3차 면접을 통과했다.

이 씨는 “면접 당시 어떤 법조인이 되고 싶냐는 질문에 ‘억울하게 누명을 쓴 사람을 돕는 법조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며 “모든 사람들이 법은 평등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는 법조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강우 기자 기자 hso091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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