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이 울창했던 처인구 포곡읍의 보전녹지 및 자연녹지 지역이 개발업자들의 대규모 불법벌목과 폐기물 무단매립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시와 처인구 등 행정기관이 개발업체측에 원상복구 명령 및 고발 등 행정조치를 했고, 개발업체가 이를 진행 중이지만, 훼손된 자연환경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인 뒤였다.
지난 16일 처인구 포곡읍 마성리에 위치한 백령사 진입도로. 과거 울창한 산림으로 등산객과 사찰 신도들을 맞았던 이곳은 대규모 공사 현장을 방불케하는 폐허로 변해있었다.
사찰 출입도로 양측에서 시원한 그늘을 제공하던 고목들은 물론, 숲으로 뒤덮였던 산 중턱은 소매점 등 개발행위를 위한 절토된 성토지로 바뀌어 있었다.
사찰 정문앞에는 불법 승마장과 승마장 부대시설로 사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불법 절토지 인근은 폭우에 휩쓸린 토사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매일 백령사 약수물을 뜨러 온다는 주민 조 아무개(45·유림동)씨는 “예전에는 길이 예뻐 (약수)물 뜨러 오는 시간마저 즐거웠다”며 “하지만 이제는 식수를 뜨러간다는 목적외에 숲을 보며 느끼던 즐거움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지역의 벌목과 성토 등은 지난해부터 진행됐다. 지역 주민들이 장마철 토사유출 등에 따른 위험성을 제기하며 제지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처인구에 따르면 해당지역의 개발행위는 지난 2월~3월경 건축의제 건으로 허가됐다. 행정기관의 허가 전에 이미 불법행위를 진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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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찰 정문앞에는 불법 승마장과 승마장 부대시설로 사용했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고, 불법 절토지(사진) 인근은 폭우에 휩쓸린 토사가 수북히 쌓여있었다. |
주민 A씨는 “시의 허가여부는 알 수 없던 상황에서 업자 측에 안전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며 “시에 민원을 제기했지만 시 측도 이렇다 할 단속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개발업체 측은 성토를 진행하며 수십 톤 가량의 폐기물을 불법 매립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주민들은 “성토를 하는 과정에서 일반 흙과 다른 색깔의 물질을 대량으로 매립하는 것을 많이 봤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 B씨는 “주민들 사이에서 슬러지 등 폐기물을 매립했다는 소문이 줄을 이었다”며 “이 지역 주민들 대부분이 지하수를 생활용수로 사용하고 있는데 사실이라면 매우 심각한 것 아니냐”고 걱정을 토로했다.
이어 “무분별한 절토 등으로 주민들은 지난해와 올해 폭우에 따른 큰 피해를 입었다”며 “원상복구가 된다 하더라도 훼손된 자연환경과 주민들의 피해는 복구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수 차례 현장확인을 했고, 불법 벌목과 절토 등 형질변경, 불법산지전용 등에 대해 수 차례 원상복구 명령했지만 이행되지 않아 수사기관에 고발조치 해 놓은 상황”이라며 “현재 경찰에서 수사 중이고, 개발업자 측도 원상복구 등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벌목과 산지법위반, 폐기물 처리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수사를 진행 중”이라며 “시에서 고발한 내용 외에도 추가적인 불법행위 등에 대한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