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판세가 갈수록 안개 속 분위기다. 늦은 공천 확정으로 선거운동기간이 사실상 짧아진 각 후보 진영은 부동층 공세에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 와중에 중앙 정치판에서 터진 메가톤급 이슈가 지역 후보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자칫 사건의 유탄이 선거 판세까지 가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의 분수령이 될 것 같았던 천안함 사건 2주기와 북한 광명성 3호 발사 논란은 민간인 사찰이라는 엄청난 사건에 직면해 있다.
KBS 새 노조가 공개해 파장을 몰고 온 문건들은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작성한 2600여건의 사찰 보고서다.
미국 워터게이트 사건을 연상케 하는 한국판 사찰게이트는 이미 검찰에 의해 마무리된 사건이었다.
하지만 최근 현 정권이 조직적으로 사건을 은폐시켜왔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사찰 물증까지 대량으로 쏟아져 나와 빼도 박도 못하게 됐다.
MB 정권 뿐만 아니라 새누리당도 메가톤급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선거일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현 정권이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는다면 싸잡아 도매금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선거 10일전에 터진 사찰게이트를 어떤 방법으로 돌파할지 또한 관심사다. 여기에 북한 광명성 발사 여부 역시 어떤 파장을 가져올지 주요 선거 변수로 꼽힌다.
작금의 상황이라면 막판까지 예측불허다. 여야 모두 대선 전초전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반영할 것이기에 누구든지 빌미만 제공한다면 초강수를 쓸게 뻔하다.
최근 방송 3사 기자들이 파업 중에 보여준 몇 가지 뉴스는 국민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공중파가 아닌 팟캐스트 방송 등을 통해서라도 공정보도를 하고자 하는 언론인들이 있어 다행이다. 우리나라는 이미 대통령을 인터넷의 힘으로 선출한 국민 저력이 있고, SNS(소셜네트워크 시스템)를 통한 선거제도가 도입된 IT 국가다.
그렇다고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들을 위한 수단으로 SNS가 활용하면 안된다. 진실과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원하는 수많은 국민들의 욕구와 시대적 요구를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치논리에 의한 맹목적인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 또한 더 이상 안된다. 무엇보다 망국적인 지역주의를 타파해야만 선거혁명이 완성되는 것이다.
강남에서도 진보 인사가 국회의원에 선출돼야 되고, 영호남 지역에서도 반대 지역 태생의 후보가 국회의원에 선출될 수 있어야 한다.
유권자 스스로 패거리 정치를 자초하고 용납하지 말자. 스스로 주권행사를 잘못해 놓고 국가와 정치인들을 욕하면 뭐하나. 지금이라도 내 선택이 잘못됐다면 올바른 주권 행사로 나의 권리를 찾으면 된다.
얼마 남지 않은 선거전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마지막까지 정치권 논리에 휩싸여 고민하지 말고, 정당과 후보자들의 정책과 공약, 그리고 후보자들의 됨됨이까지 꼼꼼하고 냉정하게 따져보길 바란다.
국가와 지역을 위해서는 과연 어떤 후보를 국회에 보내야 좋을지를 말이다.
정치 불신 때문에 투표장에 가지 않겠다는 청년들도 많다. 그러나 신성한 주권포기는 자신의 미래와 희망까지 포기하는 것이다. 비록 글로벌 시대의 경쟁사회가 버겁게 느껴지더라도 이 선거라는 자유야 말로 그 옛날 선배들이 피 흘려 이룩한 가장 소중한 민주주의의 산물이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