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구역을 크게 세 군데로 나눈 용인시를 보고 있노라면, 수도 서울의 축소판을 보는 듯하다. 인구 100만이 채 안 되는 용인시를 서울에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수도권 위성도시로서는 손색이 없어 보인다.
용인시의 면적은 서울시와 비슷하다. 물론 용인시 전체 면적 중 76%는 임야와 농지지만, 미래의 개발가능성을 따지면 부가가치가 더 높을지도 모른다.
표면적으로는 4년제 종합대학교를 비롯한 경찰대, 신학대 등을 합쳐 대학교만도 10개가 넘는다. 또 제주도를 제외하면 육지에서 골프장이 가장 많은 자치단체중의 하나다.
뿐만 아니라 세계 10대 테마파트로 불리는 에버랜드가 있고, 전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삼성반도체가 용인시 소재다. 또 용인의 동남쪽 끝자락인 처인구 백암면에 있는 한택식물원은 동양 최대의 야생화 식물원이다.
20세기를 이끌었던 세계 100인 중 한명인 백남준 선생을 기리는 백남준 아트센터도 용인에 있다. 바로 옆엔 경기도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 그리고 한국민속촌과 경기도 국악당 등이 또 있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오래전부터 법무연수원을 비롯한 삼성 등 대기업 연수원들이 용인에 대거 몰려있다는 사실이다.
예로부터 생거진천 사거용인이라는 말을 반증하듯 공원묘지가 많다. 그래서인지 유명인들도 사후 용인에 많이 묻히고 있다.
몇 년 전 선종하신 김수환 추기경도 용인에 계신다. 용인은 지대가 높아서인지 다른 지역에 비해서는 홍수 등의 자연재해가 적다고 한다.
이렇듯 천혜의 자연조건과 도시 인프라를 갖췄음에도 안타까운 것은 문화도시 인프라가 너무 빈약하다는 게 중론이다.
용인 전역을 둘러보면 경부· 영동고속도로가 있고, 처인구를 중심으로 곳곳엔 대규모 군부대와 군사시설도 많다. 그만큼 예로부터 교통· 군사 요충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 곳이 용인이다.
이제 긍정적인 도시 인프라를 활용해 좋은 국가와 도시 만들기에 앞장설 국회의원들을 뽑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물론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을 비롯한 지방의회 의원들을 선출했지만, 국회의원들의 역할 또한 적지 않기에 총선은 큰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일부 총선 출마 예비후보들과 공천신청자들의 면면을 보고 있노라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젊은이나 관록 있는 정치인들이나 선거용 스펙으로 위장한 것처럼 보이긴 마찬가지다. 진정성을 가지고 국가와 지역을 위해 몸 받칠 것 같은 사람처럼 보이질 않는다는 뜻이다.
물론 공천신청자들은 공천심사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그런데 몇몇 후보들은 이미 오피니언 리더 그룹의 지탄을 받는 등 자질론이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시민들이 원하는 국회의원 최고의 자격은 높은 도덕성과 창의적인 열정으로 초지일관 겸손하게 일하는 것이리라.
누차 지적했듯이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정개특위는 선거구 분구조차 결정 못하는 등 정치판의 태생적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제부터다. 유권자와 여야 공심위 또는 공추위는 이제 얄팍한 사회경력이나 권력욕에 사로잡힌 공천 신청자들을 반드시 가려내 퇴출시켜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미래의 흥망성쇠를 결정짓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그동안 국가와 지방자치 현장 역사를 통해 확인한 불편한 진실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