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농지를 불법 전용해 특혜논란이 제기된 기업체에 공무원을 사칭한 ‘보이스 피싱’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피해업체 A사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전 시 공직자를 사칭한 익명의 남성이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 시청 건축과 직원이라며 처음 전화를 한 남성은 A 업체의 불법사실에 대해 캐묻고는 “조만간 단속을 나갈 것”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약 20여분 후 A사에는 처인구청 공직자라는 남성으로부터 또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이 남성은 A사 직원에게 ‘연말을 맞아 구청장이 주관하는 기자들과의 간담회가 있으니 40여명분의 식대 120만원을 입금해 달라’며 계좌번호와 여성의 이름으로 입금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따라 A사 측은 해당계좌에 직원 부인의 이름으로 120만원을 송금했다는 것.
A사 관계자는 “입금 후 이상한 느낌이 들어 처인구청에 전화 한 후에야 사기인 것을 알게됐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신고접수 후 해당계좌 확인결과 이미 돈을 인출 한 상태로, 현재 해당계좌 소유주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뿐만 아니라 A사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에 대한 수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자를 사칭한 사기범에 피해를 받았지만, 돈을 입금한 의도에 대해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
특히 A사의 경우 최근 본지를 비롯한 각종 언론에 불법농지전용에 대한 특혜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만큼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기 수법 등으로 볼 때 언론보도 등에 대한 기업대응 및 공직사회의 연관성을 잘 아는 사람으로 추정된다”며 수사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