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최효종씨가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 모욕죄’로 서울남부지검에 피소 됐다는 소식이다.
연예계 가십 수준인 이 뉴스야말로 올해의 10대 코미디 뉴스감이다. 고소인이 바로 국회의원 강용석(무소속) 의원이라니 더욱 그렇다.
이번 사태는 강 의원 측이 KBS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 코너에서 나온 최씨의 대사를 문제 삼으면서 비롯됐다.
이십대의 최씨가 개그맨 주제에 감히 국회의원을 국민적 조롱거리로 풍자했기 때문인 것 같다.
문제가 된 최씨의 발언은 “국회의원이 되려면 집권여당 수뇌부와 친해져서 공천을 받아 여당 텃밭에서 출마하면 되는데 출마할 때도 공탁금 2억 원만 들고 선관위로 찾아가면 돼요, 선거 유세 때 평소에 잘 안 가던 시장을 돌아다니면서 할머니들과 악수만 해주면 되고요”라는 내용이다.
또한 “공약을 얘기할 때는 다리를 놔 준다든가 지하철역을 개통해 준다든가, 아 현실이 너무 어렵다구요? 괜찮아요. 말로만 하면 돼요…(중간생략)…약점을 개처럼 물고 늘어진다면 국회의원이 될 수 있어요”라고 했다니 화날 법한 일이다.
강 의원 측은 이런 말들이 국회의원에 대한 집단적 모욕죄에 해당한다며 고소까지 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강 의원은 지난해 대학생들과의 모임에서 “다 줄 생각을 해야 하는데 아나운서 할 수 있겠느냐”는 등의 성희롱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인물이다.
이때 강 의원은 아나운서들을 모욕한 혐의로 기소된바 있다. 그런데 강 의원은 자신 역시 집단적 모욕죄가 성립되지 않음을 강조하기 위한 역발상의 퍼포먼스로 이번 일을 강행한 듯하다.
정말 그렇다면 오히려 개그맨 최씨가 한 수 배워야 할 코미디가 아닐 수 없다.
이밖에도 강 의원의 왕성한 의정활동은 잇따라 화제가 됐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중에는 박원순 후보의 학력 위조 의혹을 제기했다.
또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안철수 연구소 백신프로그램에 대한 기술력 비판과 예산 삭감 등을 주도했고, 최근엔 안철수 원장이 나온 교과서를 조사시켰다고 한다.
정말 우수(?) 의정활동 인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이러다간 자칫 개그 정치이슈 메이커로 종편방송 진출까지 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 같은 소식이 에피소드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지만, 이젠 우리나라도 정치가 변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거스를 순 없다. 이미 디지털 정치에 아날로그 정치가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기존 정당이나 정치인들은 변화가 두려울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반대다. 젊음과 진보를 상징하는 안철수 신드롬 역시 반세기 역사의 정당정치에 대한 심판, 혹은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의 반증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용인시 선거구에서 국회의원 자리가 또 늘어났다. 지역정객들은 호재를 만났을지 모르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달갑지 않아 보인다.
이제 곧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될 것이고, 유권자들은 또다시 식상한 얼굴들을 보아야 한다. 지역에 연고가 있든 없든 선거 때만 반짝 나타나는 인물들이 부지기수 일 것이고, 또 다시 유권자들은 네거티브 공략이 판을 치는 흑색 선거바람에 휘둘릴게 뻔하다.
결국, 개그맨 최씨의 말은 현실을 풍자한 진실이나 마찬가지다. 기존 정당의 공천신뢰도는 추락한지 오래됐다.
더 이상 권력의 욕망에 눈먼 정치꾼들에게 유권자들을 기만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된다. 그러기 위해선 꼼수정치인들을 이 땅에서 영원히 퇴출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