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음식 문화이자 산업이다

  • 등록 2011.05.30 10: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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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의 대지진 사태이후 전 세계의 먹거리 문화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원전 방사능 문제 때문에 식품의 안정성 문제가 급격히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이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이미 우리나라 음식점 중에서도 울고 웃는 곳들이 대거 생겨나고 있는 상황이다.
먹거리 문화는 양보다 질의 문제로 변화되고 있다. 수입개방 전후와 광우병 논란 등에서 보았듯이 먹거리는 가장 민감한 문제 중 하나임이 입증됐다. 한때는 신토불이 운동을 통해 향토음식과 로컬푸드(local food)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지금도 유효하지만, 당시 신토불이 운동은 지역농업과 지역사회를 유지․ 발전시키는 애국․ 애향 운동으로 인식될 정도였다.
이와 유사한 운동은 이탈리아의 슬로우 푸드나 영국의 로컬 푸드, 일본의 지산지소, 미국의 CAS 운동 등이다. 햄버거로 대표되는 패스트 푸드에 대항하던 슬로우 푸드는 1986년 이탈리아에서 생겨났다. 슬로우 푸드는 생활 전체에 적용시킨 슬로우 라이프를 추구하게 만들었다.
1999년도에는 일본까지 슬로우 푸드 바람이 불었다. 일본에서 슬로우 푸드가 인기를 끈 이유는 젊은 여성을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토스카나 붐이었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는 1996년 영국에서 사회 혼란을 야기한 광우병이었다. 이후 광우병이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발생했고, 2001년도에는 일본에서도 광우병에 걸린 소가 발견됐다. 게다가 일부 식품에서 유전자 조작 옥수수가 섞인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과 마찬가지로 슬로우 푸드와 슬로우 라이프 운동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다. 󰡐속도, 생산성, 효율만능주의󰡑라는 근대성의 잣대가 아닌 전통적인 삶의 방식으로의 회귀를 꿈꾸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이마저 웰빙 바람에 밀려 󰡐잘 먹고 잘 살기󰡑라는 목표에 치중, 전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까지 급격하게 변했다.
문제는 웰빙 바람도 이기적인 라이프 스타일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로하스(LOHAS)족이 나타나 본래 슬로우 푸드 운동이 지향하는 이상, 즉 개인의 건강 뿐만 아니라 사회와 환경의 지속적인 성장성까지 함께 추구해야 한다는 것.
이렇듯 어느 나라든지 삶의 방식이 변하면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소비 트랜드의 변화는 음식문화다. 음식문화야 말로 사회를, 세상을 바꾼다. 그래서 음식이 문화를 바꾸고, 문화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용인신문을 비롯한 용인시음식문화추진협의회, 기남방송, 용인아이가 음식문화컨텐츠 공동개발 협약을 했다. 협약의 배경을 보면 여러 가지 목적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음식을 문화와 산업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절실함 때문이었다.
이번 협약은 꽤 오래전부터 논의를 해왔던 것이라 늦은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음식산업문화야 말로 한 시대, 한 지역의 소비 트렌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이제라도 인구 100만 시대를 내다보고 있는 용인시가 슬로우 푸드 운동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삶의 공동체를 재인식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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