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성공한 지역축제가 되려면

  • 등록 2011.05.23 17: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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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지역축제는 어림잡아 800여개. 용인시에서도 봄꽃 축제를 비롯한 포은문화제, 용인예술제, 사이버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역축제의 가장 큰 목적으로는 공동체의 정체성 확립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효과가 우선이다. 그런데 민선자치시대 개막이후 지역축제가 급조되어 우후죽순 생기다보니 전시행정과 예산낭비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적지 않다.
축제 수가 많다고 문제되는 것은 아니다. 유럽의 경우 한해에 20만 개 이상의 축제가 열리고 있다. 인구 1600만 명의 네덜란드에서만 약 5000여 개의 축제가 개최된다. 규모의 차이는 있겠지만, 양보다 질을 따져 호응을 얻는다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다만 독특하고 차별화된 축제 상품이어야 한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매년 9월 중순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옥토버 페스트(October Fest)는 독일 최대의 맥주 생산지인 뮌헨시의 맥주 산업과 결합해 관광 산업형 축제로 성공한 케이스다. 또 세계 각국에서 성공한 축제들을 보면 위기를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 등 절묘한 성공사례들도 적지 않다.
우리나라 역시 대표적인 축제로 거듭난 보령머드축제, 함평나비대축제, 금산인삼축제 등은 나름 성공한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 축제의 공통점은 지역축제 자체를 상품화하고 있다는 것. 더불어 국내외 관광산업과도 연계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자치단체의 적극적인 판촉활동과 마케팅이 있었다는 점이다.
자치단체의 작은 지역축제들도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이미 여러 지역축제에서 입증됐다. 유럽의 성공한 축제들처럼 전통과 민속 문화, 그리고 현대적 마케팅을 접속시키는 등 차별화된 전략 덕분이다.
실례로 농업인구 71%, 재정저립도 11.1%에 불과한 함평군은 함평나비대축제를 계기로 큰 경제효과를 올렸다. 2008년엔 유료관람객 130여만 명, 입장료 수익료 만 100억 원을 육박했다. 더 중요한 것은 음식, 숙박, 주유 등에 쓴 돈만 약 800억 원, 건설부문 수요까지 합친 생산유발효과는 2886억 원으로 추산됐다. 전문가들은 성공요인을 독특한 주제, 지역주민 참여유도, 만족도 높은 프로그램, 사후평가 체제 등을 꼽았다. 물론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은 적극적인 홍보와 선진적인 마케팅 전략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축제들은 독창성과 콘텐츠 부족을 지적받고 있다. 좁은 땅덩어리 탓도 있겠지만, 콘텐츠가 대동소이하다는 평가다. 앞의 사례들처럼 도시 이미지 쇄신에 성공한 축제도 있지만, 정말 차별화된 콘셉트와 성공적인 마케팅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
용인시에서도 최근 잇따라 지역축제가 열리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이 지자체 예산을 투입, 무료관람 축제다. 성공한 지역축제의 전제 조건인 관광객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돈 받을 만한 콘텐츠가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제라도 성공한 지역축제를 만들려면, 각계의 전문가들이 원점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해야 한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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