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김종경 칼럼
한택식물원은 생명문화유산이다

  • 등록 2011.05.16 11: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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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원은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닙니다. 단순히 화려한 식물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인류에게 유용한, 그리고 잠재적 가치를 지닌 식물유전자원을 확보하여 연구, 전시, 교육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식물원에 대한 오해와 편견을 우려한 한택식물원이 브로슈어에서 설명하고 있는 말이다. 우리 국민들은 일반적으로 식물원하면 남산식물원이나 제주도 여미지 식물원같이 유리온실을 연상하기 일쑤다. 아직까지도 식물원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을 반증하는 말이다.
식물원은 식물학 연구를 위해 필요한 자료를 수집, 재배하는 시설이다. 그래서 보통 연구실과 표본실을 갖추고 있기도 하고, 일반에게 개방하여 공공교육의 보급 장소로 활용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식물은 모든 생태계의 기본이라는 점이다. 인간이나 동물은 식물없이는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국가와 국민들의 관심도는 턱없이 부족하다.
오래전부터 전문가들은 국가차원에서 식물분야를 생명과학인 기초과학분야로 적극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이미 자생식물의 종까지 외국에다 비싼 로열티를 지불하며 들여오고 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나는 등 위험수위를 넘었음에도 뚜렷한 대책마련이 없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도 유럽 등 선진국가처럼 국립식물원이나 대학식물원조차도 없다. 그나마 식물원의 중요성을 인식한 개인들이 사비를 투자해 만들어놓은 게 고작이다. 문제는 그 같은 식물원들조차 정부나 지자체가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조차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식물의 경제적 부가가치는 모든 국가경쟁력에 있어 최상위의 개념으로 이해되어야 한다.
앞으로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자연환경파괴의 심각성은 국가 간의 먹거리 전쟁으로 비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앞장서 식물 과학분야를 생명과학으로 인식해 육성하지 않는다면, 선진국가의 식민지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부와 지자체는 식물원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책을 마련해 붕괴된 기초과학분야를 재건해야 한다.
이 같이 열악한 상황에서도 30여년을 대가없이 노력해 일가를 이룬 곳이 한택식물원이다. 국내 유일의 종합식물원을 설립한 이택주 원장은 이미 식물원을 사회적 공공재로 인식, 어려운 여건에서도 재단법인까지 설립한 상태다.
하지만 법적인 모순과 정부와 지자체의 무관심에 탓에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게다가 식물원에 대한 무지와 편견으로 일반 사기업처럼 바라보는 공무원들과 지방의원들의 오해와 편견도 한몫을 하고 있다. 심지어 용인시는 매년 꽃 축제를 하면서 국내 최대의 야생화가 있는 한택식물원을 빼놓고 있다. 물론 여러 가지 핑계거리가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지원 육성할 자세가 없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고작 농촌테마파크에서 무료 관람객 유치를 위한 숫자 부풀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 한심할 따름이다. 용인시는 이제라도 한택식물원을 단순한 식물농장이 아닌 생명문화유산을 다루는 식물 유전자원의 보고로 재인식하길 바란다. 그리고 국가차원의 지원까지 함께 이끌어낼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난개발의 오명을 뒤집어쓴 용인시가 그래도 자랑스럽게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 줄 수 있는 한택식물원이 용인 땅에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김종경 기자 iyongin@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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