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세계 1위를 고수중인 코카콜라 브랜드 가치는 704억5200만 달러.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80조원에 이른다. 코카콜라는 ‘회사는 브랜드 강화를 위해 존재한다’는 철학으로 브랜드 파워를 유지해왔다고 한다. 기업의 생존과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열쇠가 브랜드 가치임을 반증한 대표사례다. 최근 북투어(Book Tour)차 방한한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도 “단지 커피만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도 함께 판다”는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그는 5년 안에 한국내 스타벅스 점포를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토종 커피전문점 브랜드인 카페베네가 차별화된 인테리어와 커피 맛, 적극적인 매장확대 전략으로 커피 애호가들의 인기를 끌어 한국 내 1위를 탈환한 상황에서 공격적인 경영을 선언한 셈이다. 결국 3조원대의 커피시장을 놓고 토종과 외국 커피의 치열한 브랜드 싸움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제 브랜드 가치의 중요성은 기업을 뛰어넘어 국가와 문화까지 포괄하고 있다. 얼마 전 영국 BBC 방송은 “한국의 국가브랜드가 삼성이나 현대와 같은 대기업에서 케이팝(Kpop)을 주축으로 한 한류로 뒤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이란 국가브랜드가 ‘재벌경제’에서 ‘한류열풍’으로 바뀌고 있음을 확인해준 내용이다. BBC는 “한국 케이팝의 인기가 팬들을 매료시키고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아시아 전역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지역에서도 점점 늘고 있는 젊은 한류 팬들에게 오늘날의 한국은 자동차와 반도체를 넘어 가요와 드라마의 이미지로 더 잘 알려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류 열풍은 또 다른 문화현상을 자연스럽게 유발하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외국 관광객들의 한국 방문은 물론 보이지 않는 부가적인 경제효과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 뿐인가. “미국에 마이클 잭슨이 있다면 한국에는 ‘뽀로로’가 있다” 고 말한다. 한류 열풍을 불러온 최고 스타들보다 먼저 토종캐릭터인 뽀로로가 세계 90여 개국에서 왕성하게 활동 중이다.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00억 원, 연간 로열티는 120억 원. 그리고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뽀로로가 벌어들인 수익은 8300억 원에 달한다. 현대 소나타 자동차 3만 3000여대 판매실적과 맞먹는 수치라니 놀라운 일 아닌가.
최근엔 지방자치단체들도 각 분야에서 브랜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기도는 온라인쇼핑몰 경기사이버장터, 지역인증브랜드 G마크, 복지지원정책인 무한돌봄 등을 대표 브랜드로 육성 중이다. 서울시는 ‘하이서울’이란 중소기업 공동브랜드로 앞장서 나가고 있다. 기초지방자치단체들 역시 마찬가지다. 장수 사과, 고창 황토배기 G수박, 문경 오미자 레디엠, 의성 마늘포크, 단양 단고을, 고창 복분자 선연 등 특산물 브랜드 확산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공공기관 중에서는 인천 메트로가 고객안전서비스 부문에 선정되는 등 각 분야의 브랜드 선정 작업도 치열하다. 그럼 용인시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대표 브랜드는 무엇일까. 용인지역도 유무형의 상품이 무궁무진하다. 하지만 경전철 등 워스트 브랜드 때문에 도시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다. 정말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되려면 지역을 대표할 굿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도시 간 또는 세계경쟁력의 기준은 도시브랜드 가치의 높고 낮음이 좌우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