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군 개혁은 언제나 매력적인 구호다. 낡은 것을 바꾸고 비효율을 제거하며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분 앞에서 반대의 목소리는 쉽게 시대착오적인 주장으로 몰리곤 한다. 그러나 개혁이라는 단어가 붙었다고 해서 모든 변화가 발전이 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가안보와 직결된 군 조직이라면 더욱 신중해야 한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육군사관학교·해군사관학교·공군사관학교 통합 논의 역시 그런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통합을 주장하는 측은 합동성 강화를 내세운다. 현대전은 더 이상 육군만의 전쟁도, 해군만의 전쟁도, 공군만의 전쟁도 아니기 때문이다. 우주와 사이버 공간까지 포함한 다영역 전장이 등장한 오늘날, 군종 간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합동성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사관학교를 통합해야 한다는 결론은 전혀 다른 이야기다. 합동성은 서로 다른 조직이 전문성을 유지한 상태에서 협력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반면 통합은 서로 다른 조직을 하나의 틀 안으로 묶는 것이다. 둘은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협력과 획일화는 같은 단어가 아니다. 육군은 땅에서 싸우는 법을 배운다. 해군은 바다를 이해해야 한다. 공군은 하늘을 지배하는 방법을
용인신문 | 제10대 용인특례시의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새롭게 구성된 34명의 시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18명, 국민의힘 소속이 16명이다.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독주보다는, 여야가 서로 존중하고 타협하며 의정 활동을 하라는 시민들의 균형 잡힌 선택이 담긴 결과일 것이다. 기초의회의 원구성은 사실상 국회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이미 여야 모두 대표의원을 뽑기 시작했고, 국회의원 보좌관제와 같은 정책지원관들을 배치한 지 오래다. 그러니 국회처럼 의석수에 따라 다수당인 민주당이 의장을,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부의장을 맡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흐름이 된 셈이다. 그래서 여야 모두 의정 경험이 풍부한 다선 의원을 의장이나 부의장에 추대하는 것이 오랜 관례이자 순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개원을 앞두고 벌써부터 들려오는 파열음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순리에 따른 자연스러운 합의보다는, 저마다의 인물론이나 정치적 도의를 앞세운 경쟁이 과열되는 모양새다. 고작 34명이라는 작은 조직 안에서도 양보보다는 자기 몫을 챙기기 위한 이른바 ‘패거리 정치’의 그림자가 엿보인다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온다. 이러한 현상의 기저에는 의장단 선출의 오랜 관행인 ‘교황식
용인신문 | 최근 노인복지관과 주민센터를 찾으면 가장 붐비는 곳 가운데 하나가 춤 강좌다. 라인댄스, 사교댄스, 줌바댄스, 에어로빅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집 안에만 머물던 어르신들이 밖으로 나와 사람을 만나고 음악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모습은 분명 반가운 풍경이다. 우울감 감소, 사회적 교류 확대, 인지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적지 않다. 문제는 춤의 장점만 이야기되고 위험성은 거의 이야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운동에는 크게 직선 운동과 회전·방향전환 운동이 있다. 걷기나 가벼운 조깅은 비교적 일정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운동이다. 반면 춤은 몸을 비틀고 돌리고 방향을 바꾸는 동작이 끊임없이 반복된다. 특히 사교댄스나 라인댄스에서는 무릎과 발목이 체중을 지탱한 상태에서 상체가 회전하는 경우가 많다. 젊은 사람들도 회전 동작을 할 때는 조심한다. 스포츠 현장에서 발생하는 십자인대 파열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 역시 대부분 방향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다. 축구선수나 농구선수들이 상대와 충돌하지 않아도 무릎을 다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렇다면 관절이 이미 수십 년 동안 사용된 노년층은 어떨까. 나이가 들수록 연골은 닳고 근육은 줄어든다. 균형감각도 떨어진
AI이미지 용인신문 | 많은 사람들이 성병을 과거의 질병으로 생각한다. 항생제가 있고 의료기술이 발전한 시대에 성병은 이미 해결된 문제라고 믿는다. 그러나 실제 진료 현장은 전혀 다르다. 지금도 클라미디아와 임질은 가장 흔하게 발견되는 감염질환 가운데 하나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 자주 진단되며 문제는 상당수가 특별한 증상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성병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은 생식기에 상처가 생기거나 극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을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성병은 훨씬 교묘하다. 몸은 멀쩡한 것처럼 느껴진다. 일상생활에도 큰 지장이 없다. 그러나 균은 조용히 요도와 생식기관을 따라 이동하며 염증을 일으킨다. 그리고 어느 날 난임, 만성 골반통, 정액 이상, 반복되는 생식기 통증이라는 형태로 모습을 드러낸다. 대표적인 세균성 성병으로는 클라미디아와 임질이 있다. 두 질환 모두 적절한 항생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 가능하다. 문제는 치료받지 않았을 때다. 성병균은 단순히 요도에 머물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더 깊은 곳으로 침투한다. 남성의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기관 중 하나가 부고환이다. 부고환은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가 저장되고 성숙하는 장소다. 성병균
용인신문 | “만성절 전야에 죽은나무가 고사리빛에 풍파를 몰고 올지니, 달이 지기 전 죽은나무숲에 있는 자는 영영 사라지리라.” (43쪽)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순간이 이렇게 무시무시한 예언으로 회자되고 있다면? 그리고 예비된 도착지가 무한한 고통을 느끼는 곳이라면? 이런 상상으로 시작되는 동화가 『죽은나무숲의 죽다 만 여우』이다. 죽다 만 여우 클레어는 죽은나무숲에서 떠도는 영혼을 사후세계로 안내한다. 하지만 그를 괴롭히는 것은 헤스터파울의 예언이다. 예언의 주인공이 자신이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지만 오소리 생강촉새와 지내며 점점 예언이 실현되고 있음을 깨닫는다. 클레어는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자신의 의지로 극복할 수 있을까? 이 동화는 클레어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죽음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룬다. “날 쫓아낼 순 없어요! 길잡이 일은 내 전부고, 나 자신인데, 이대로 빼앗기지 않을 거예요!”(171쪽.)라며 자신 앞에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는 클레어. 두려움에 결정을 못하는 클레어를 움직인 건 생강촉새와 클레어 자신이다. 죽음이라는 소재 때문에 동화는 슬프고 진지해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쾌하다. 수시로 등장하는 서술자의 목소리도 이야기
토마토론(論) 김택희 피비린내다 눈앞 번쩍하더니 눈물 솟구친다 급히 베어 문 붉은 문장들 무심코 살지 말라며 한 방 날린다 생살 너덜거린다 방방의 씨앗들 왈칵 아린 말을 쏟아 낸다 김택희 2009년, <유심>으로 등단 시집『바람의 눈썹』 『눈 오는 날의 염소』
용인신문 | 더불어민주당이 16개 광역단체 중 12곳에서 승리했다. 제9회 6.3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외견상으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으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사실상 패배한 선거였다. 특히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5선은, 향후 민주당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패배의 원인으로 부동산문제를 꼽는 의견도 있고, 민주당의 섣부른 조작기소특검 추진이 역풍을 불러왔다는 비판도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유튜브 정치에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위 진보 유튜버들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도와 코스피지수 상승에 취해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이야말로 역대급이다”라는 찬사를 남발했다. 유튜브로부터 일방적인 정보를 취하는 여권 강성 지지층은 ‘이재명 정부가 역대급으로 잘한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2026년 6월 4일부터 이재명 국민주권정부 집권 2년차가 시작되었다. 윤석열 내란사태가 남긴 국가적 위기상황을 수습하고 대한민국을 정상궤도에 올리기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노력은 대다수 국민이 인정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집권 2년 차인 2026년 하반기 당면과제는 내란수습에 순위가 밀렸던 각종 악법을 개정·폐지하는 것이다. 북한은 조선로동당 제9차 당대회에서 남북관계를 적
용인신문 | 트럼프 대통령의 횡설수설은 시시콜콜 보도하는 한국의 방송언론이 국제뉴스는 AP·로이터·블룸버그·AFP·BBC·NYT·CNN 등 서방언론의 가공된 뉴스를 검증없이 무비판적으로 보도한다. 한국언론이 극우정당으로 보도하는 AfD(독일을 위한 대안)은 독일의 기득권 정당이 극우 프레임을 덧씌운 것이다. AfD는 INSA 여론조사(5월 중순 발표)에서 지지율 29%로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을 제치고 1위로 부상했다. 이변이 없는 한 다음 총선에서 AfD의 집권이 유력하다. AfD는 정확히 말해 러시아와 관계를 개선하고 에너지를 공급받아 제조업을 다시 살리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있다. 즉 전쟁에 반대하는 민족주의 우파정당이 AfD의 정체성이다. 2027년 대선을 앞둔 프랑스는 국내에 극우정당으로 알려진 국민연합(RN)이 32%~35%의 지지율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최근 파리 생제르맹(PSG) 우승 폭동 사태 이후 치안이 쟁점으로 떠오르며 국민연합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에 대한 국민 호감도가 4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극좌로 분류되는 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는 16%까지 치고 올라와 현재 집권 세력인 범여권·중도 진
용인신문 |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 가장 큰 이슈는 용인지역 지방자치 사상 최초의 ‘재선 시장 탄생’이다.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는 50.78%의 득표율로 과반을 확보하며 당선을 확정 지었고,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후보는 47.76%를 기록하며 1만 7117표 차로 석패했다. 개혁신당 송창훈 후보는 1.46%를 얻는 데 그쳤다. 이번 선거에서 용인의 표심은 매우 정밀하게 작동했다. 도지사와 도교육감을 민주당과 진보 성향 후보가 차지했고, 용인 지역구 도의원 선거 역시 11개 선거구 중 10곳을 민주당이 싹쓸이하며 압승했다. 이처럼 거센 여풍(與風) 속에서도 기초단체장인 용인시장 자리만큼은 국민의힘 소속 이상일 현 시장에게 다시 기회를 주었다. 이 교차투표는 민주당의 자만과 오만에 대한 유권자들의 예리한 심판이다. 용인시정만큼은 여당인 민주당의 일방통행식 독주를 견제하려는 유권자들의 전략이 현실화한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서울시장 선거의 흐름과 정확히 궤를 같이한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에 성공한 배경 역시, 오 시장이 특출하게 잘해서라기보다 거대 여당인 민주당의 독주에 브레이크를 걸고 균형을 맞추려는 서울시민의 심판
용인신문 | 상하동에 거주하며 평일 5005번 광역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출퇴근하고 있는 시민입니다. 상하동 지역은 서울역 방면으로 운행하는 광역버스가 5005번이 유일합니다. 따라서 해당 노선의 수송 능력이 이 지역 주민들의 출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동안 출근 시간대에는 2층 버스가 주로 배차되어 상하동 지역 주민들이 비교적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같은 시간대에 일반버스가 투입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반버스가 투입되는 날에는 앞선 정류장에서 이미 좌석이 대부분 소진돼 상하동 정류장 도착 전 만석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상하동 주민들은 다음 차량을 기다리거나, 여러대의 버스를 그냥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또 일부 차량은 앞차와의 간격을 충분히 유지하지 못한 채 뒤따라 운행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경우 앞차에 승객이 집중되어 조기에 만석이 되고, 뒤 차량은 상대적으로 좌석이 남는 비효율이 발생하여 시민들의 이용 편의가 저하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문제 개선을 위해 출근 시간대에 2층버스가 안정적으로 고정 배차될 수 있도록 검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상하동 주민들이 보다 안정적으로
용인신문 | 계속 이동을 하며 지낸 지 거의 2년차다. 매일 바뀌는 상황과 해보고 싶은 것, 가보고 싶은 곳을 찾아 떠나는 날들이었다. 매일이 모험처럼 지나갔다. 새로운 음식, 새로운 사람, 새로운 장소와 문화들. 지난 두 달은 이제 어딘가에 진득하니 있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완전한 새로움에 대한 갈망은 많이 해소된 것 같다. 바람은 충족되면 새로운 형태로 바뀌나보다. 지금 내가 바라는 건 한 공간에서 지내면서 루틴을 되찾는 것. 여행을 시작할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많은 게 달라졌다. 그래서 한국에 다시 돌아가는 게 조금 무섭게도 느껴진다.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이 이제는 새롭게 느껴질 것이고, 그런 지점들이 기대된다. 한국으로 들어가기 전 징검다리 역할로 태국 치앙마이에 한 달 동안 방을 빌려 지내고 있다. 첫날의 일정은 망고와 람부탄, 망고스틴 사기. 호주에서 물 한 병이 4000원이었던 걸 생각하면, 망고 1킬로 1500원은 믿기지 않는 가격이다.
용인신문 | 우리를 살게 하는 힘, 적당한 스트레스 사람들은 흔히 스트레스를 인생의 적이라고 생각한다. 스트레스가 많으면 병이 생기고, 늙고, 우울해지고, 수명이 짧아진다고 믿는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는 고혈압과 당뇨병, 우울증, 불안장애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을 꿈꾼다. 흥미로운 질문이 하나 있다. 정말 스트레스가 전혀 없는 삶이 인간에게 가장 좋은 삶일까. 생물학은 의외의 답을 내놓는다. 인간의 몸은 원래 적당한 자극과 긴장을 받도록 설계되어 있다. 근육은 운동이라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강해진다. 뼈도 하중이라는 스트레스를 받아야 단단해진다. 면역계 역시 외부 자극을 경험해야 제대로 작동한다. 아무런 자극이 없는 환경은 오히려 신체 기능을 퇴화시킨다. 뇌도 마찬가지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발표한 흥미로운 연구는 스트레스와 뇌의 관계를 새로운 시각에서 보여준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유성운 교수 연구팀은 만성 스트레스 상황에서 뇌 해마의 신경줄기세포를 보호하는 유전자 p53의 역할을 규명했다. p53은 원래 손상된 세포를 제거해 암을 막는 대표적인 '세포 사멸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