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크 김은령 물 위에 앉은 꽃 무연, 무연히 바라보는데 못 전체가 수런수런 일렁거렸다 깊은 곳에서 수면을 치는 어떤 파동이 있었다 스스로 환한 꽃, 꽃! 둥근 잎 아래 누군가 살고 있어 그가 물 위로 건져 올린 자명등이었던 것 하령지에 와서 수련 구경하다가 찰방찰방 맨발로 걸어 들어가서 부유하며 잠든 연자를 깨운 그 주인공을 불러보았다 한 세계를 보이시는 당신 거기 계세요? 김은령: 경북 고령 출생. 1998년 《불교문예》 등단. 시집 『통조림』, 『차경』, 『잠시 위탁했다』와 불교 장편소설 『일연, 달빛으로 머물다』 등이 있다.
용인신문 |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남북 관계 개선 및 한반도 평화’를 위해 노력할 것을 밝혔다. 윤석열 내란을 극복하고 빛의 혁명으로 출범한 이재명 정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지대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현재 많은 국민이 이재명 정부의 외교 노선에 의문을 표하고 있다. 윤석열은 북한을 자극하여 전쟁을 유도하려고 획책했고 전시 상황을 조성하여 계엄령으로 장기 집권을 목표로 삼았었다. 만약 윤석열 내란이 성공했다면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자동으로 개입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객관적인 눈으로 분석했었다. 그러나 대통령 취임 13개월이 지난 현재는 국민을 전쟁으로 내몰고 서방의 대리전을 치르고 있는 젤렌스키 정권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이 무뎌진 것 같아 걱정스럽다. 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1억 달러를 지원하였고 나토와 방산 조달 기본 협정을 체결했다. 위성락 안보실장은 ‘한·나토 방산 조달 기본 협정’으로 15조 원 규모의 나토 방산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분단국가로 아직도 휴전 상태인 대한민국이 전쟁 무기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철학적으로 빈곤한 자세다. 전쟁 무기
용인신문 | 소로의 『월든』을 사랑한, 33년간 생물학 교수, 미국 100마일 울트라마라톤 기록 보유자, 이들은 모두 생물학자 베른트 하인리히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이다. 그는 자신의 경험, 실험, 관찰을 망라해 『모든 이야기는 숲에서 시작되었다』를 저술했다. 식물 관찰에서 시작하는 첫 번째 이야기는 어릴 적부터 몸으로 느꼈던 숲의 다채로운 변화를 색과 향을 보태어 그려낸다. 작은 곤충 하나도, 그 곤충이 먹고 간 잎새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그들의 변화를 밝혀내고 그 변화의 의도롤 유추해 나간다. 지루한 관찰보다는 느낌과 생각이 가미되어 즐겁게 읽을 수 있다. 숲 이야기는 식물에서 시작해 작은 생물에서 점점 큰 생물로, 그리고 식물과 나무들의 이야기로 확장된다. 어떤 생물이건 상호의존적이다. 마지막 단원에서 다루는 삶에 대한 전략은 거대한 생명의 우주 안에 깃든 인문학적인 배움을 소개하며서 인간이 가져야 할 생태에 대한 태도로 균형감각을 강조한다. “중요한 건 배의 균형을 맞추는 일이지, 전복을 막기 위한 바닥짐의 종류를 무엇으로 하느냐가 아니다. 어쩌면 그게 내가 숲에 서 얻은 깨달음인지도 모르겠다.”(329쪽)고 말한다. 숲은 나무만 살고 있는
용인신문 | 10년 전 태국 여행을 할 때 만났던 사람이 있다. 방콕에서 가장 큰 주말 시장인 짜뚜짝. 동대문종합시장을 펼쳐 일 층에 깔아놓은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는 작은 수공예 가게들이 모여있다. 미로처럼 엮인 길을 헤매던 우리들은 레게음악이 흘러나오는 한 가게를 마주쳤다. 신난 우리들은 춤을 추며 들어갔고, 주인은 환하게 웃으며 우리를 맞아주었다. 몇 살이냐고 묻고, 순식간에 타위의 가족들을 알게 되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급기야는 한 명씩 어울리는 옷을 골라 선물해 주기까지 이른다. 우리는 갑작스러운 환대에 어안이 벙벙해 했고, 그렇게 이어진 인연에 이후 방콕에 갈 때마다 그 집에 들러 지내게 되었다. 한동안 태국에 갈 일 없어 연락이 끊겼다가 5년 만에 연락했어도 너는 내 한국 딸이라며 언제든지 집에 오라고 해준 타위. 그리고 신기하게 그대로인 집. 참 인연이란 알 수 없다.
용인신문 | “역사란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E.H. 카의 명제는 묵직하다. 여기에 조금 더 투박한 목소리를 보태고 싶다. “역사는 곧 살아있는 교훈”이라고 말이다. 역사는 박제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비어 있는 과거의 행간을 현재의 시선으로 메워 나가는 능동적인 작업이다. 기록이란 결국 인간이 쏟아낸 욕망의 흔적을 갈무리하는 과정이며, 우리는 그 속에서 오늘의 이정표를 찾는다. ‘와신상담(臥薪嘗膽)’의 주인공 오나라 부차는 초심을 잃고 권력의 단맛에 취해 자만하다가, 끝내 자신이 살려준 월나라 구천에게 멸망했다. 이미 조짐은 있었다. 부차의 아버지 합려는 그를 태자로 삼기 전, 아들을 가리켜 “우둔하고 착하지도 않다(愚而不善)”라고 평한 바 있다. 그런데도 부차는 자신을 태자로 만들고 국가에 헌신했던 오자서를 멀리하고, 달콤한 언변으로 현혹하는 백비를 중용했다. 초나라 망명객 출신 백비는 관계 관리에 탁월했다. 그는 오자서의 입지를 시기하여 모함했고,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부차 곁에는 전략가 손무도 있었으나, 부차는 구천을 제압한 것이 오로지 자기 능력이라 과신했다. 원칙을 중시하는 오자서나 병법의 대가 손무보다 제 입맛에 맞는 백비를 곁에
용인신문 | 한때 영화관은 사랑을 배우는 곳이었다. 1980~90년대 스크린에는 늘 애틋한 사랑이 있었다. 멜로물은 물론 액션 영화조차 사랑이 빠지면 성립되지 않았다. 첫사랑을 꿈꾸게 했고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는 삶을 동경하게 했으며, 사랑 하나로 세상을 견디는 힘이 영화 속에 있었다. 그 시절 젊은이들의 로망은 세속적인 성공보다 사랑이었다. 하지만 지금 스크린의 풍경은 완전히 달라졌다. 요즘 화제가 되는 영화와 드라마를 떠올려 보라. 마약, 도박, 사기, 조직 폭력, 복수…. 그 중심에는 예외 없이 살인이 있다. 평범한 죽음이 아니라 연쇄살인, 사이코패스, 시체 훼손 같은 잔혹범죄가 흥행 공식처럼 반복된다. 재미와 몰입감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문제는 끔찍함에 대한 ‘익숙함’이다. 처음엔 눈을 돌렸던 장면이 두 번째엔 덜 충격적이고, 다섯 번째엔 아무 감정 없이 지나간다. 반복되는 자극에 적응하는 심리학적 ‘둔감화’ 현상이다. 어느 순간 우리는 사람의 죽음을 비극이 아닌 오락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현실은 어떠한가. 최근 우리 사회는 상상조차 어렵던 흉악범죄를 잇달아 겪었다. 도심 흉기 난동은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포를 남겼고, 안전지대라 믿
용인신문 | 정부가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이하 용인 국가산단)의 완공 목표를 기존 계획보다 7년 앞당기겠다는 파격적인 청사진을 내놓으면서 대한민국 최대 산업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은 직접 매달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주재하겠다고 밝히며 “그야말로 오직 속도전이 중요하다”고 선언했다. 행정절차를 전면 개편하고 부지 확보와 강제수용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서라도 기업의 투자 시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드라이브에도 불구하고 산업 현장의 실상은 그리 녹록지 않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투자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방향성에는 이견이 없지만, 정작 반도체 공장을 돌리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토지’, ‘전력’, ‘용수’ 확보가 심각한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구상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정부와 정치권, 지자체, 민간 기업이 하나의 ‘원팀’으로 움직여 인프라 방정식부터 풀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 토지 보상 ‘지지부진’ 용인 국가산단 조기 완공을 위한 첫 번째 아킬레스건은 ‘토지 확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생산시설(팹·Fab)이 들
용인신문 | 육수 국물을 낼 때 빠지지 않는 것이 다시마다. 다 끓이고 나면 미련 없이 건져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향하는 것도 다시마다. 혹시 그 효능에 대해 한 번쯤 떠올려 본 적이 있는가. 우리는 다시마를 '국물 맛을 내는 재료'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영양학자들은 다시마를 바다에서 얻을 수 있는 대표적인 건강식품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은은한 감칠맛을 내는 조연에 불과했던 다시마가 최근에는 혈당과 혈관, 장 건강,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성 식품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다시마를 손으로 만져 보면 미끈미끈한 점액질이 묻어난다. 대부분은 그 끈적함을 불편하게 여기지만, 사실 그 점액 속에 다시마의 핵심 성분이 숨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용성 식이섬유인 알긴산이다. 알긴산은 위에서 물을 흡수해 젤 형태로 변하면서 음식물이 천천히 이동하도록 돕는다. 덕분에 탄수화물의 흡수 속도가 완만해지고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포만감도 오래 유지돼 자연스럽게 과식을 줄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최근 비만과 당뇨병 관리 식단에서 다시마가 자주 등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장 건강에서도 다시마는 존재감이 크다. 사람
용인신문 | 현재 수지로 일대(상현역~성복역 구간) 인도는 폭이 너무 좁아 성인 한 명이 지나가기도 버거운 실정입니다. 특히 버스정류장 설치 구간은 보도 공간이 전혀 없어 보행자와 자전거가 정류장 안이나 화단 쪽으로 위태롭게 통행하고 있으며, 보행자 간 교행이 불가해 차도로 밀려나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매우 큽니다. 또한, 심각한 횡단 경사로 인해 겨울철 결빙 낙상과 여름철 물길 고임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며, 유모차와 휠체어가 한쪽으로 쏠려 교통약자의 이동을 극도로 저해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노후 보도블록 유실, 높은 경계석 턱으로 인한 전복 위험, 광교신도시 연결 구간의 모호한 자전거 도로 구분도 시민들의 안전을 상시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에 다음과 같은 개선 조치를 간곡히 청원합니다. 먼저 버스정류장 구간 보도 폭을 확장해 안전한 유효 보도 폭을 확보해 주십시오. 또 극심한 경사 구간을 평탄화하고, 결빙·침수 방지 설비를 갖춰주십시오. 노후 블록을 재정비하고, 두산기술원~블루핸즈 앞 등 주요 진입로 턱을 낮추고, 상현역~광교~성복역을 잇는 자전거 도로 분리대를 명확히 하고 노면을 재포장해 주십시오. 시민들이 안심하고 걸을 수 있는 쾌적한 보행 환경이 조성
용인신문 | 올여름 유럽은 또다시 폭염에 신음하고 있다. 스페인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40도를 넘나드는 더위가 이어지고, 영국마저 "에어컨은 이제 사치품이 아니라 생존 장비"라는 말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유럽 사람들을 가장 놀라게 하는 것은 폭염이 아니다. 에어컨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에어컨은 너무도 익숙한 가전제품이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며칠 안에 설치가 끝난다. 벽걸이든 스탠드형이든 원하는 제품을 고르고, 설치 기사와 날짜만 맞추면 된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시원한 여름을 맞을 수 있다. 에어컨을 사는 일은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일상이다. 하지만 유럽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수백 년 된 건물은 외벽을 훼손할 수 없어 실외기 설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고, 문화재 보호 규정 때문에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곳도 적지 않다. 건물의 전기 용량을 늘려야 하고, 배관을 새로 깔아야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건물 전체의 설비를 손봐야 한다. 그래서 오래된 건물이나 역사적 건축물에서는 에어컨 한 대를 설치하는 데 우리 돈으로 수천만 원이 드는 사례도 나온다. 한국에서는 에어컨 가격을 고민하지만, 유럽에서는 설치 자체를 고민하는 것이다. 왜 이런 차이가 생겼을까.
용인신문 |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궁금한 것이 생기면 습관처럼 포털 검색창을 열었다.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수많은 링크를 클릭하고, 광고를 지나치고, 여러 페이지를 비교하며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지금은 풍경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포털보다 먼저 생성형 AI를 연다. 검색어 대신 질문을 입력하고, 몇 초 뒤 정리된 답을 받아본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생성형 AI의 가장 큰 변화는 단순히 일을 빨리 처리해 준다는 데 있지 않다. 우리의 시간을 되돌려준다는 점에 있다. 보고서 초안은 몇 분 만에 완성되고, 긴 논문은 핵심만 추려 읽을 수 있으며, 복잡한 엑셀 함수나 프로그래밍 코드도 즉시 해결책을 얻는다. 글을 쓰는 사람은 표현을 다듬고, 기획자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고, 학생은 어려운 개념을 쉽게 이해한다. 과거에는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했던 일들이 이제는 누구나 혼자 해낼 수 있는 일이 되고 있다. AI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능력을 몇 배로 확장시키는 도구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AI는 사람을 더 많이 생각하게 만든다. 한 번의 질문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관점은 없을까”,
용인신문 |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고독사’가 사회 전반에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고독사 사망자는 2021년 3378명에서 2025년 6000여 명으로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50·60대 장노년층이 전체 사망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고독사가 일부 취약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은퇴를 전후한 시니어 세대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보편적이고 구조적인 사회 위험으로 자리 잡았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고독사가 야기하는 가장 현실적이고 치명적인 문제는 사망 후 발생하는 막대한 경제적 비용이다. 발견이 늦어지면 시신 부패로 주거 환경이 훼손된다. 일반 청소로는 해결이 안되어 전문적인 특수청소, 악취 제거, 감염 예방 방역, 유품 정리, 특수 폐기물 처리 및 주거지 전면 복구 작업이 필수적이다. 장례 절차까지 포함하면 건당 최소 1000만 원 이상의 사후 처리비가 발생한다. 현재 이 비용 상당수는 무연고 사망자 지원 등을 통해 지자체 예산, 즉 국민의 혈세로 충당된다. 고독사가 늘어날수록 세금 부담도 함께 커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 구조다. 반면, 우리보다 20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