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시작하면 거의 모든 여성이 과배란 주사를 맞는다.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배에 주사를 놓고 며칠 뒤 병원에 가면 초음파 화면에 동그란 난포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같은 병원에서 같은 시기에 시술을 시작해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누구는 난포가 열 개 넘게 자라는데 누구는 두세 개에 그치고, 지난번에는 반응이 별로 없었던 주사를 바꿨더니 이번에는 난포가 훨씬 잘 자라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난임 커뮤니티에서는 “이 주사가 나한테 안 맞는 것 같다”, “저 주사로 바꾸니 난자가 더 나왔다”는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과배란 주사마다 몸의 반응이 다른 걸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럴 수 있다. 이유는 단순하다. 과배란 주사라고 모두 같은 성분이 들어 있는 것이 아니고, 여성의 난소 역시 같은 호르몬에 똑같이 반응하지 않기 때문이다. 과배란 주사의 주인공은 FSH 자연 상태에서는 생리 초기에 여러 개의 작은 난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결국 한 개가 우세난포로 선택돼 배란된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는 난자 한 개가 아니라 여러 개를 얻어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을 인위적으로 바꾼다. 난포를 성장시키는 난포자극호르몬(
용인신문 | 초음파를 보던 의사가 “난소에 뭐가 하나 보이네요”라고 말하면 많은 여성들이 먼저 암을 떠올린다. 하지만 난소에서 발견되는 병변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다. 이번 달 배란 과정에서 생겼다가 다음 달 사라지는 물혹이 있는가 하면, 오래된 피가 차 있는 자궁내막종, 지방이나 머리카락 성분이 들어 있는 기형종, 배란과 관계없이 자라는 양성 종양, 드물게는 악성 종양도 있다. 겉으로는 모두 ‘난소에 생긴 혹’처럼 보이지만 생기는 이유와 치료법은 전혀 다르다.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한다…기능성 난소낭종 가장 흔한 것은 기능성 난소낭종이다. 난소에서는 매달 난포가 자라 난자를 내보내는데 이 과정에서 난포가 터지지 않고 계속 커지면 난포낭종이 생길 수 있다. 배란 후 만들어지는 황체에 액체나 피가 고이면 황체낭종이 된다. 이런 기능성 낭종은 대부분 양성이며 특별한 치료 없이 수주에서 수개월 안에 자연스럽게 줄어들기도 한다. 초음파에서 작은 물혹이 발견됐다고 바로 수술하지 않고 다음 생리 이후 다시 확인하는 경우가 많은 이유다. ▼오래된 피가 고인다…자궁내막종 난임 여성에게 특히 중요한 병변은 난소 자궁내막종이다. 흔히 ‘초콜릿낭종’이라고 부른다. 자궁 안에 있
용인신문 | “지난번 검사에서는 운동성이 50%가 넘었는데 이번에는 20%도 안 된다고 합니다. 갑자기 정자가 나빠진 걸까요?” 난임 치료를 받는 부부들이 남성 정액검사 결과를 받아들고 자주 하는 질문이다. 같은 남성이 비슷한 시기에 검사를 받았는데도 정자 수와 운동성이 검사 때마다 크게 달라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상한 일이 아니다. 정액검사는 혈액형처럼 고정된 수치라기보다 혈압처럼 몸의 상태와 검사 조건에 따라 움직이는 생물학적 지표에 가깝다. 미국비뇨기과학회(AUA)와 미국생식의학회(ASRM)의 남성난임 진료지침에서도 정액검사 지표는 사정할 때마다 상당히 달라질 수 있는 ‘변동성이 큰 생물학적 측정치’라고 설명한다. 첫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됐다면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판단하기보다 반복 검사를 권하는 이유다. 스트레스 받았던 달, 운동성이 떨어진 것도 우연일까 최근 연구에서는 심리적 스트레스와 정액검사 결과의 연관성도 확인되고 있다. 2026년 ‘브라질 보조생식학회지(JBRA Assisted Reproduction)’에 발표된 체계적 문헌고찰은 34개 연구, 남성 1만1141명의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심리적 스트레스를 다룬
용인신문 | 여성의 나이가 들면 난자의 수가 줄고 염색체 이상이 증가한다. 지금까지 난소 노화는 주로 이 두 가지 축으로 설명돼 왔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그보다 한 단계 더 안쪽을 들여다본다. 난자를 둘러싸고 키우는 세포의 ‘에너지 시스템’ 자체가 나이가 들면서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난포 안에서 난자를 감싸고 있는 과립막세포(granulosa cell)는 단순한 보호막이 아니다. 난자에 영양과 대사물질을 공급하고 호르몬 생성과 난포 성장에 관여하면서 난자가 성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다. 2026년 2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엔도크리놀로지(Frontiers in Endocrinology)'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과립막세포의 에너지 대사가 여성의 나이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진은 시험관아기시술(IVF)을 받는 여성 가운데 21~34세와 35~42세 여성의 과립막세포를 비교해 표적 대사체 분석을 진행했다. 실제 대사체 분석에는 각 연령군 10명의 검체가 사용됐다. 난포 속 발전소가 달라졌다 결과는 뚜렷했다. 두 연령군 사이에서 처음에는 32개의 차이가 나는 대사물질이 확인됐고, 다중검정 보정 이후에도 25개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
용인신문 | 무정자증이라고 하면 흔히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부터 떠올린다. 그러나 정자를 정상적으로 만들고 있는데도 정액검사에서는 정자가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 정자가 이동하는 길 어딘가가 막혀 있기 때문이다. 이를 ‘폐쇄성 무정자증(Obstructive Azoospermia)’이라고 한다. 남성의 정자는 고환의 세정관에서 만들어진 뒤 부고환으로 이동해 성숙하고 정관을 거쳐 사정관으로 이동한다. 사정할 때 전립선과 정낭의 분비액 등이 합쳐져 정액으로 배출된다. 이 과정에서 부고환이나 정관, 사정관 가운데 어느 한 곳이라도 양쪽이 막히면 고환에서 정자를 계속 생산하더라도 정액에서는 정자가 발견되지 않을 수 있다. 엄연히 따지면 정관결찰수술(vasectomy)을 한 남성도 폐쇄성무정자증인 셈이다. 영구적인 피임을 목적으로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정관’을 잘라 막는 수술을 하게 되면 고환에서 정자가 만들어지지만 부고환 → 정관 → 요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관이 차단되기 때문에 사정액에 정자가 섞이지 않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생산’이 아니라 ‘통로’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 자체의 정자 생성 기능이 크게 떨어진 비폐쇄성 무정자증
용인신문 | 남성 난임 검사를 하다 보면 적지 않게 발견되는 것이 정계정맥류다. 정계정맥류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부부에게는 곧바로 고민이 생긴다. 수술로 정계정맥류를 교정한 뒤 자연임신을 시도해야 할까. 아니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바로 시험관아기시술(IVF)을 시작하는 편이 나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정계정맥류가 있다고 무조건 수술하는 것도, 반대로 모두 곧바로 IVF로 가는 것도 정답은 아니다. 정계정맥류의 정도와 정액검사 결과뿐 아니라 여성의 나이와 난소예비력까지 함께 봐야 한다. 고환 온도 높여 정자에 영향 정계정맥류는 쉽게 말하면 고환 주변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 혈액이 고이는 상태다. 다리의 하지정맥류와 비슷한 원리다. 고환에서 올라가는 정맥에는 혈액이 거꾸로 흐르지 않도록 하는 판막이 있는데 이 기능이 충분하지 않거나 정맥의 해부학적 구조 때문에 혈액이 역류하면 고환 주변 정맥이 늘어난다. 특히 왼쪽 고환정맥은 해부학적으로 혈액이 정체되기 쉬워 정계정맥류의 대부분이 왼쪽에서 발생한다. 미국비뇨기과학회(AUA)에 따르면 정계정맥류는 전체 성인 남성의 약 15%, 난임 남성에서는 약 40%에서 발견된다. 문제는 고환이 정자를 만드는 데 적정한 온도
용인신문 | 규칙적인 생리에도 배란일은 매달 앞뒤로 변동 주기 차이 대부분 ‘난포기’서 발생…황체기도 11~17일 범위 “배란일은 날짜 아닌 난포 성장·호르몬 변화로 판단해야” 생리주기가 28일이면 생리를 시작한 날로부터 정확히 14일째에 배란할까.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계산이다. 그러나 여성의 몸은 달력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생리주기가 비교적 규칙적인 여성도 어떤 달에는 12~13일째, 다른 달에는 15~16일째 배란할 수 있다. 때로는 그 차이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있는 ‘28일 주기=14일째 배란’은 월경주기를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전형적인 모델이지 모든 여성에게 적용되는 생리학적 공식이 아니다. ‘28일 주기=14일째 배란’은 평균일 뿐 흥미로운 연구도 있다. 2019년 국제학술지 ‘npj 디지털 메디신(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2만4648명의 여성에게서 얻은 61만2613회의 배란주기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정확히 28일이었던 주기만 8만1605회였는데, 평균 난포기 길이는 15.4일, 황체기 길이는 12.6일이었다. 28일 주기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14일째에 배란한
용인신문 | 상용 배양액 뜯어보니 제품마다 성분 달라…새 배양액서 미표기 인간 단백질 700종 이상 검출 같은 제품도 생산 로트 따라 단백질 구성 차이…‘알부민’이 변수로 2026년 무작위시험선 배양액에 따라 누적 생아출산율 41.0% 대 34.5%…“배양액도 IVF의 중요한 변수”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는 환자는 난자 개수에 울고 웃는다. 수정률을 확인하고, 3일 배아인지 5일 배아인지 묻고, 배아 등급과 내막 두께에도 촉각을 곤두세운다. 그런데 정작 그 배아가 며칠 동안 무엇 속에서 자랐는지 묻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배양액’이다. 난자와 정자가 수정된 뒤 배아는 곧바로 엄마의 자궁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 IVF 실험실의 인큐베이터 안에서 작은 배양접시에 담겨 며칠을 보낸다. 배양액에는 포도당과 젖산, 아미노산, 전해질, 단백질 등이 들어 있다. 사람으로 치면 음식이자 물이고, 동시에 배아가 처음 만나는 생활환경이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을 보면 이 ‘물’이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단순하지 않다. 새 배양액인데 인간 단백질이 700종 넘게 나왔다 2025년 생식보조·유전학 저널(Journal of Assisted Reproduction and Genet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IVF) 시술에서 배아의 모양만 보고 좋은 배아를 고르던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배아가 배양액에 남긴 ‘대사 흔적’으로 출산 가능성을 가늠하려는 연구가 나왔다. 2026년 국제학술지 Reproductive BioMedicine Online(생식생의학 온라인)에 실린 연구에서 연구진은 단일 배반포 이식을 받은 환자들의 배아 배양 후 남은 배양액 70개를 질량분석법으로 분석했다. 배아가 자라는 동안 영양분을 소비하고 대사산물을 배출한 뒤 남은 이른바 ‘사용 후 배양액(spent embryo culture medium)’이다. 분석 결과 배양액에서는 총 173개의 대사물질이 검출됐다. 이 가운데 6개는 임신 여부에 따라 유의한 차이를 보였고, 10개 대사물질은 실제 생아출산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이 배양액의 대사정보를 이용해 생아출산 여부를 구별하는 모델을 구축한 결과 AUC는 0.834로 나타났다. AUC는 예측모델이 두 집단을 얼마나 잘 구별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0.5에 가까우면 우연 수준이고 1에 가까울수록 구별력이 높다. 아직 배양액 검사만으로 어떤 배아가 출산으로 이어질지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는 뜻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에서 난자 하나에 정자 하나를 직접 넣는 세포질내정자주입술(ICSI)을 할 때 배아연구원은 수많은 정자 가운데 모양과 움직임이 좋은 정자를 골라낸다. 그렇다면 한 단계 더 나아가 ‘더 좋은 정자’를 골라주는 기술을 추가하면 임신과 출산 가능성도 높아질까. 최근 열린 유럽생식의학회 연례학술대회(ESHRE 2026)에서 발표된 연구들을 보면 답은 간단하지 않다. 어떤 환자에게서는 배반포 발달이 뚜렷하게 좋아졌지만 다른 환자군에서는 생아출산율이 전혀 높아지지 않았다. 정자 선별기술도 모든 난임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붙이는 ‘애드온’이 아니라 어떤 문제가 있는 환자인지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먼저 눈길을 끈 것은 PICSI다. PICSI는 일반 ICSI처럼 배아연구원이 정자의 모양과 운동성만 보고 선택하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난자를 둘러싼 물질인 히알루론산에 잘 결합하는 정자를 골라 주입하는 방식이다. 히알루론산 결합능력이 높은 정자는 상대적으로 성숙도가 높고 DNA 손상이 적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물학적 원리를 이용한다. 일본 교노 ART 클리닉 연구진은 기존 ICSI에서 결과가 좋지 않았던 환자 95명의 이전 ICSI
용인신문 | 아버지가 마신 공기, 정자에 흔적 남긴다?…2000명 연구서 DNA 스위치 변화” 오존·이산화질소 노출과 정자 DNA 메틸화 변화 연관…남성 2015명 대규모 분석 정자 생성·염색체 분리에 관여하는 유전자까지 변화…부계 각인유전자 GNAS도 포함 매일 마시는 공기가 남성의 정자에 흔적을 남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단순히 정자 수나 운동성을 떨어뜨리는 수준을 넘어 정자 DNA에서 유전자의 작동을 조절하는 이른바 ‘유전자 스위치’에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확인된 것이다. 유럽생식의학회 연례학술대회 ESHRE 2026에서 발표된 대규모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남성 2015명을 추적하고 이 가운데 1220명의 정자 DNA 메틸화 상태를 분석했다. DNA 메틸화는 DNA 염기서열 자체를 바꾸지 않으면서 특정 유전자가 얼마나 활발하게 작동할지를 조절하는 대표적인 후성유전학적 기전이다. 쉽게 말하면 유전정보가 적힌 책의 문장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부분을 읽을지, 얼마나 자주 읽을지를 조절하는 표시와 비슷하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대기오염 노출과 정자 DNA 메틸화 패턴을 비교한 결과 여러 유전자 영역에서 대기오염과 연관된 메틸화 변화를 확인
용인신문 | 동결배아이식을 앞둔 여성들이 한 번쯤 고민하는 문제가 있다. “내가 자연스럽게 배란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아를 이식하는 것이 좋을까?"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을 사용해 자궁내막을 만든 뒤 날짜를 맞춰 이식하는 것이 좋을까.” 벨기에 5개 난임센터에서 여성 561명을 무작위 배정해 자연주기 동결배아이식과 호르몬주기 동결배아이식을 비교한 연구 결과, 임신 성공률에서는 뚜렷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다만 자연주기는 치료 도중 이식이 취소되는 비율이 더 낮았고, 출산한 여성 가운데 제왕절개 비율도 호르몬주기보다 크게 낮게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휴먼 리프로덕션(Human Reproduction)’ 2026년 8월호에 실렸으며 지난 6월 온라인으로 먼저 공개됐다. 연구진은 규칙적으로 배란하는 18~45세 여성 561명을 자연주기 284명과 호르몬주기 277명으로 무작위 배정했다. 두 방법의 차이는 자궁내막을 이식 가능한 상태로 만드는 방식에 있다. 자연주기는 여성의 몸에서 일어나는 자연 배란을 따라간다.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통해 난포 성장과 호르몬 변화를 관찰하고 배란 시점에 맞춰 동결배아를 해동해 이식한다. 반면 호르몬주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