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시험관아기(IVF) 기술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더 좋은 배아를 선별하는 데 집중하던 기존 접근에서 벗어나, 배아가 살아남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무게추가 이동하고 있다. 그 변화의 중심에 선 기술이 바로 PRP(혈소판 풍부 혈장) 배양이다. 최근 국내 난임 치료 현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 방법은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추출한 PRP를 배아 배양액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PRP에는 성장인자와 다양한 재생 신호 물질이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세포 생존과 조직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의 인공 배양액과 달리, 보다 인체에 가까운 환경을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핵심은 단순하다. 배아 자체를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배아가 자라는 환경을 ‘엄마 몸처럼’ 바꿔주는 것이다. 이 변화는 특히 반복 착상 실패 환자에서 의미 있게 다가온다. 지금까지 IVF는 형태나 염색체를 기준으로 좋은 배아를 골라내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외형상 정상으로 보이는 배아조차 착상에 실패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이는 배아의 문제가 아니라 배아를 둘러싼 환경의 문제일 수 있다는 의문으로 이어졌다. 배아의 착상은 단순한 과정이 아
용인신문 | 임신을 원한다? 근종 크기보다 위치가 중요 한때 자궁근종 치료의 기준은 단순했다. 근종이 크면 수술하고, 개수가 많거나 재발을 반복하면 자궁을 적출하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됐다. 실제로 자궁근종은 오랫동안 자궁적출술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였다. 최근 산부인과 학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제 의사들이 가장 먼저 보는 것은 근종의 크기가 아니라 위치이며, 수술 여부보다 먼저 고려하는 것은 환자의 증상과 임신 계획이다. 2025년 이후 발표된 국제 진료지침과 최신 연구들을 살펴보면 자궁근종 치료의 중심축은 분명하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의 목표가 근종을 제거하는 것이었다면 현재의 목표는 증상을 조절하고 자궁 기능을 보존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치료의 대상은 근종 자체가 아니라 근종이 일으키는 문제다. 자궁근종은 여성에게 가장 흔한 양성종양 중 하나다. 가임기 여성의 절반 이상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며, 상당수는 특별한 증상 없이 지낸다. 그런데도 많은 여성이 "근종이 발견됐다"는 말만 듣고 수술부터 걱정한다. 이는 오랫동안 형성된 의료 상식 때문이다. 하지만 최신 의학은 근종의 존재와 치료 필요성을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용인신문 | "많이 NO. 적절하게"… 과배란 주사 혁명 시작됐다 시험관아기(IVF) 시술의 성패는 아무리 뛰어난 배양기술과 최신 배아 선별 시스템이 있어도 시작점인 난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 자체가 낮아진다. 그래서 IVF에서 과배란 유도는 시험관 시술의 첫 관문이자 핵심 과정인 셈이다. 과배란 주사(배란유도 주사)는 IVF시술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까? 과배란 주사의 핵심 성분은 난포자극호르몬(FSH)이다. FSH는 원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난소 속 난포를 성장시키고 난자를 성숙시키는 역할을 한다. 자연적인 월경주기에서는 여러 난포가 자라기 시작하지만 대부분은 성장 과정에서 소멸하고 보통 1개의 우성난포만 최종적으로 성숙해 배란된다. 그러나 과배란 주사를 투여하면 체내 FSH 농도가 높아지면서 여러 난포가 동시에 성장할 수 있게 된다. 그 결과 한 번의 주기에서 여러 개의 성숙 난자를 확보할 수 있으며, 이는 수정과 배아 형성의 기회를 늘려 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기반이 된다. 지금으로부터 20~30년 전. IVF시술 초창기에는 과배란 주사제의 주성분 FSH(난포자극호르몬)을 폐경 여성의 소변에서 추출한 성선자
용인신문 | 터너증후군의 진짜 위험은 난소와 심장 키가 작은 여자아이의 병으로만 알려졌던 터너증후군을 둘러싼 의학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성장호르몬 치료를 통해 얼마나 키를 더 키울 수 있는지가 관심의 중심이었다. 부모들은 또래보다 작은 아이를 걱정했고, 의사들은 성장곡선을 들여다봤다. 그러나 최근 의학계가 주목하는 것은 키가 아니다. 난소와 심장이다. 터너증후군은 여아 2,000~2,500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대표적인 성염색체 이상 질환이다. 여성은 보통 X염색체 두 개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터너증후군은 그중 하나가 없거나 일부가 결손된 상태다. 수십 년 동안 이 질환은 저신장과 사춘기 지연의 문제로 설명돼 왔다. 하지만 최신 연구들은 전혀 다른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터너증후군의 진짜 위험은 키가 아니라 시간에 있다는 것이다. 왜 시간일까. 터너증후군 환자의 상당수는 어린 시절부터 난포가 빠르게 감소한다. 문제는 이 과정이 겉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는 단지 조금 작을 뿐이다. 부모는 "원래 성장 속도가 느린 아이인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사춘기가 늦어도 "조금 더 기다려 보자"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그 사이에도 난소는 조용히 시간
용인신문 | 통증을 줄이는 데 머물렀던 치료가 방향을 틀고 있다. 자궁내막증 치료의 목표가 ‘억제’에서 ‘제거’로 이동하는 신호가 포착됐다. 자궁내막증은 본래 자궁 안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에스트로겐에 의해 두꺼어지는 조직) 조직이 생리혈 역류로 인해 난소나 복강 등 자궁 밖에 자라면서, 통증과 염증, 그리고 난임까지 유발할 수 있는 만성 질환이다. 배란(에스트로겐 분비)과 생리를 하는 이상 사라지지 않고 조금씩 커진다. 2026년, 새로운 기전의 치료제 ENDO-205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1상에 진입했다. 이 약물은 기존 치료와 출발점부터 다르다. 지금까지 자궁내막증 치료의 중심은 호르몬 억제였다. 에스트로겐을 낮춰 병변의 성장을 늦추고 통증을 완화하는 방식이다. 병을 없애기보다, 더 커지지 않게 붙잡아두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ENDO-205는 병변 자체를 표적으로 삼는다. 이미 형성된 자궁내막 조직을 직접 공격해 제거하는 접근이다. 통증 조절이 아닌 병변 소멸을 목표로 한다는 점에서, 치료 개념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의료계는 이 변화를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자궁내막증은 그동안 대표적인 만성 관리 질환으로 분류돼 왔다. 약물
용인신문 | IVF(시험관아기 시술)에서 몸밖으로 채취가 된 정자 중에 고배율 현미경으로 건강한 정자를 선발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배양연구원이 현미경을 들여다보면서 "좋아 보이는 정자"를 골라내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생식의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가장 큰 이유는 정자의 건강이 겉모습만으로 결정되지 않기 때문이다. 정자는 매우 작은 세포다. 일반적인 ICSI(미세수정) 현미경 배율인 200~400배 정도에서는 정자의 머리, 목, 꼬리 모양과 운동성 정도만 확인할 수 있다. 즉 잘 헤엄치고 모양이 정상처럼 보이는 정자를 고를 수는 있지만 그 정자 안에 들어 있는 DNA 상태까지 볼 수는 없다. 문제는 겉모습이 멀쩡한 정자도 유전자 손상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정자 DNA 단편화(DFI)가 높은 경우 현미경으로는 정상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정 후 배아 발달이 잘 되지 않거나 유산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마치 외관이 멀쩡한 자동차를 샀는데 엔진 내부에 문제가 있는 것과 비슷하다. 또 다른 어려움은 정자가 끊임없이 움직인다는 점이다. 난자는 직경이 약 100~120㎛ 정도로 비교적 크지만 정자 머리는 약 4~5㎛에 불과
용인신문 | 지하철을 타도, 카페에 앉아도, 회사 회의실을 둘러봐도 남성들의 스마트폰은 대부분 바지 앞주머니 속에 들어 있다. 인터넷에는 수년째 비슷한 경고가 반복된다. "스마트폰을 앞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정자가 죽는다." "전자파 때문에 남성불임이 늘어난다." "휴대전화가 생식능력을 망가뜨린다." 임신을 준비하는 남성이라면 한 번쯤 불안해졌을 법한 주장이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현재까지 과학은 이 문제에 대해 예상보다 훨씬 신중한 답을 내놓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폰이 등장한 이후 20년 넘게 전자파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명확한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만약 스마트폰 전자파가 강력한 생식독성 물질이었다면 지금쯤은 의학계가 이미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흡연과 폐암의 관계처럼 누구도 부정하기 어려운 수준의 증거가 축적됐을 가능성이 높다. 현실은 다르다. 일부 연구에서는 정자의 운동성이 감소했다는 결과가 보고됐고, 일부 연구에서는 DNA 손상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또 다른 연구에서는 특별한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 수많은 연구가 진행됐음에도 결과가 계속 엇갈린다는 것은 적어도 현재까지 스마트폰이 남성불임의 결정적 원인이라고 단정할 근거가
용인신문 | 배우 한다감이 47세의 나이에 임신에 성공하기까지의 과정을 공개하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다. 특히 첫 시험관아기 시술 만에 임신에 성공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생활습관과 건강 관리 비결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한 한다감은 현재 임신 21주 차에 접어든 예비 엄마의 일상을 공개했다. 그는 "44세 무렵부터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며 "수년간 몸 상태를 관리한 뒤 46세에 처음 시험관 시술에 도전했고, 이듬해 임신 소식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늦은 나이에 찾아온 소중한 생명인 만큼 태명에도 특별한 의미를 담았다. 한다감은 "아이가 끝까지 잘 붙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태명을 '찰떡이'라고 지었다"고 설명했다. 그가 꼽은 건강 관리의 핵심은 꾸준함이었다. 한다감은 10년 넘게 아침 식사로 그릭요거트에 용과와 블루베리 등을 곁들여 먹고, 달걀을 통해 단백질을 보충해왔다고 말했다. 점심 식사 역시 단백질 섭취를 중심으로 구성하며 식습관을 꾸준히 관리해왔다고 전했다. 한다감은 "식단 관리는 결국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내는 과정"이라며 "오랜 시간 꾸준히 실천해온 스
용인신문 | 정자는 임신을 위한 세포라는 정의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대규모 연구에서 정자의 질이 남성의 수명과 연결된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정자는 더 이상 생식의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 지표로 떠오르고 있다. 유럽생식의학회(ESHRE) 기반으로 진행된 약 8만 명 규모의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정자 질이 좋은 남성일수록 더 오래 생존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차이는 평균 2~3년. 수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생식세포와 전신 건강, 그리고 생존 기간이 통계적으로 연결됐다는 점에서 의미는 작지 않다. 정자가 왜 건강 지표가 될 수 있는지는 그 생성 과정에 있다. 정자는 약 70일 주기로 끊임없이 만들어지며, 이 과정에서 호르몬 상태, 대사 환경, 산화 스트레스, 염증 반응 등 전신의 영향을 그대로 받는다. 비만, 수면 부족, 흡연, 만성 질환과 같은 요인들은 정자의 수, 운동성, DNA 안정성에 직접적인 변화를 일으킨다. 정자는 몸의 상태를 가장 민감하게 반영하는 세포 중 하나라는 의미다. 이 때문에 정자 질은 단순히 임신 가능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넘어, 현재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바이오마커’로 해석되기 시작했다. 실제로 기존 연구들에서도 정자 질이 낮은 남성은
용인신문 | 난임 치료의 기본은 단순하다. 좋은 난자를 골라 쓰는 것이다. 많이 채취하고, 그중에서 상태가 괜찮은 배아를 골라 이식한다. 지금까지의 IVF는 결국 ‘선별 기술’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흐름을 뒤흔드는 연구가 등장했다. 난자를 고르는 게 아니라, 아예 “되돌리겠다”는 시도다. 핵심은 SGO1(Shugoshin-1)이라는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난자가 나눠질 때 염색체를 정확하게 붙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수록 이 단백질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그러면 염색체가 제대로 나뉘지 않는다. 하나가 더 붙거나 빠지는 식이다. 이것이 바로 난자 노화의 핵심이다. 연구자들에 때르면, 부족해진 SGO1을 다시 넣어주는 방식이다. mRNA나 단백질을 주입해 난자의 분리 기능을 회복시키려는 것이다. 초기 결과는 꽤 강력하다. 염색체 오류가 절반 가까이 줄었다는 보고가 나왔다. 결론은 간단하다. “난자를 젊게 만들 수 있다.” 다만, 아직 이 기술은 사람 대상 임상 단계에 들어가지도 않았다. 실험실 수준에 그치고 있다. 또한 실제 임신, 출산까지 이어지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리고 더 중요한 문제가 있다. 난자 노화는 하나의 원인으로 생기지 않는다는
용인신문 | 인류는 수십만 년 동안 무리를 이루며 살아왔다. 가족이 있었고, 친구가 있었고, 동료가 있었다. 인간의 뇌는 애초부터 혼자 살아가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우리는 역사상 가장 편리한 시대를 살면서도 역사상 가장 고립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최근 미국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한 연구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준다.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늘어난 재택근무는 사람들의 혼자 있는 시간을 크게 증가시켰고, 그 결과 고립감과 정신적 고통 역시 뚜렷하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미국 근로자 56만 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사회 전체의 정신적 고통 증가분 가운데 약 3분의 1이 재택근무 증가와 관련돼 있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기서 이야기가 끝난다고 생각한다. 고립되면 외롭고, 외로우면 우울해진다는 정도의 이야기 말이다. 문제는 생물학은 훨씬 잔인하게 분석하고 있다. 인간의 몸은 생존이 불안정하다고 판단하면 가장 먼저 생식 기능부터 줄인다. 지금 당장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성 스트레스와 외로움은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시상하부-뇌하수체-생식선 축(HPG Axis)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남
용인신문 | "아직 서른 둘 밖에 안 되었데....." 임신이 안 되어서 찾은 난임병원에서 의사로부터 난소조기부전 진단을 받으면 앞이 캄캄해질 것이다. 젊은 여성에게 폐경 임박 선고를 내리는 의사도 마음이 답답하다. 폐경(생리 종료)은 보통 50세 전후에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결혼을 준비하는 나이, 혹은 첫 아이를 고민하는 시기에 난소 기능이 급격히 저하됐다는 설명을 듣게 된다면 누구라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난소조기부전은 40세 이전에 난소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감소하는 질환이다. 생리가 수개월 이상 멈추거나 불규칙해지고, 혈액검사에서는 난포자극호르몬(FSH)이 상승하며 에스트로겐은 감소한다. 임신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 조기 노화 위험까지 높아질 수 있다. 그런데 의학계가 오랫동안 풀지 못한 문제가 하나 있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생기는가 하는 점이다. 실제로 지금까지 난소조기부전 환자의 상당수는 원인불명으로 분류돼 왔다. 의사도 환자도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운이 나빴다"는 설명에 가까운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최근 연구들은 이 오랜 미스터리에 조금씩 균열을 내고 있다. 과거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