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살은 빼고 싶고, 임신은 해야 하고... 비만치료와 IVF의 경계선 "원장님, 마운자로 맞으면서 시험관아기 시술해도 되나요?" 최근 난임 치료를 준비하는 여성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질문 중 하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체중 감량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면서 임신을 준비하는 여성들의 고민도 함께 커지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IVF(시험관아기 시술)는 가능하다. 하지만 어떤 단계에 있느냐에 따라 답은 달라진다. 현재까지 위고비나 마운자로가 난자를 손상시키거나 난소 기능을 떨어뜨린다는 근거는 없다. 오히려 비만 여성이나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환자에서는 체중 감소를 통해 배란 기능이 개선되고 임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실제로 난임 치료 현장에서는 체중 때문에 시술이 어려웠던 환자가 위고비나 마운자로를 사용해 10~20kg을 감량한 뒤 시험관아기 치료를 시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임신 그 자체다.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티르제파타이드는 임신 중 안전성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동물실험에서는 태아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보고됐고, 제조사 역시 임신 전 사용 중단을
용인신문 | 배양은 더 이상 단순한 기술이 아니다. 시험관아기 시술의 중심이 ‘배아 선별’에서 ‘환경 설계’로 이동하고 있다. 그 변화는 이미 임상 현장에서 구체적인 기술로 구현되고 있다. 최근 가장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흐름은 배양 환경 자체를 바꾸는 접근이다. 핵심은 배양액과 배양 시스템의 재설계다. 그중 하나가 단일 단계 배양액의 확대. 기존에는 배아 발달 단계에 따라 배양액을 교체하고, 그 과정에서 배아를 반복적으로 외부 환경에 노출시키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단일 단계 배양액은 한 번의 세팅으로 수정란이 배반포 단계까지 성장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스템이다. 배아를 옮기지 않고 하나의 환경 안에서 연속적으로 배양하는 구조다. 배아는 온도, pH, 산소 농도, 삼투압 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반복적인 이동과 배양액 교체는 그 자체로 스트레스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단일 단계 배양은 이러한 변수를 최소화함으로써 배아 발달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시도다. 일부 연구에서는 특정 조건에서 임상적 임신율이 의미 있게 향상된 결과가 보고되기도 했지만, 모든 환자군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결과로 일반화하기에는 여전히 추가 검증이 필요한 단계다. 배양 환경 변화의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의 진짜 숫자는 누적확률 난임 환자들이 병원을 선택할 때 가장 먼저 찾는 숫자는 임신율이다. 어느 병원은 60%, 어느 병원은 50%, 어느 병원은 40%라고 말한다. 인터넷 카페와 병원 홈페이지에도 임신율 수치가 빠지지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임신율이 높은 병원이 더 잘하는 병원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시험관아기 치료에서만큼은 이 숫자가 생각보다 많은 것을 숨기고 있을 수 있다. 임신율은 객관적인 통계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환자 구성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숫자다. 32세 환자와 43세 환자를 같은 기준으로 비교할 수 없고, 첫 시험관 시술을 받는 환자와 이미 여러 차례 착상 실패를 경험한 환자를 같은 집단으로 묶을 수도 없다. 같은 의사가 같은 기술로 치료하더라도 어떤 환자를 진료하느냐에 따라 임신율은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난임 분야에서는 오히려 역설적인 현상까지 나타난다. 경험이 많고 유명한 의사일수록 더 어려운 환자들이 몰린다. 여러 병원을 거쳐 마지막 희망을 찾아온 환자, 반복 착상 실패 환자, 반복 유산 환자, 난소기능이 크게 저하된 환자, 40대 중후반 환자들이 집중된다. 이런 환자 비율이 높아질수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에 인공지능(AI)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면서 치료 패러다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난자 수, 성공 확률, 비용까지 사전에 예측하고 개인별 치료 전략을 설계하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IVF는 ‘확률의 의료’에서 ‘데이터 기반 설계 의료’로 전환되는 흐름이다. 다만 데이터 편향과 의료 결정의 자동화에 따른 책임 문제 등 새로운 리스크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AI를 활용해 환자의 나이, 호르몬 수치, 과거 시술 이력 등을 종합 분석하고 맞춤형 IVF 계획을 제시하는 서비스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개발된 일부 플랫폼은 목표 출산까지 필요한 난자 수와 예상 시술 횟수, 총 비용까지 예측하는 기능을 내놓으며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는 반복 시술을 통해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지만, 이제는 치료 시작 전 일정 수준의 ‘결과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단계에 접어든 것이다. AI 기술은 IVF 전 과정에 걸쳐 적용되고 있다. 난자 단계에서는 이미지 분석을 통해 배아로 발달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배아 단계에서는 타임랩스 영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착상 성공 확률을 점수화한다. 미국의 일부 난임클리닉에서는
용인신문 | 골반염(PID)은 산부인과 질환 가운데서도 가장 과소평가된 질환 중 하나다. 생리통이나 질염 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지만, 생식의학에서는 골반염을 여성 난임의 대표적 원인으로 분류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환자 상당수가 자신이 골반염을 앓았다는 사실조차 모른 채 난임 진단을 받는다는 점이다. 골반염은 질과 자궁경부에 머물던 세균이 자궁, 난관, 난소까지 올라가면서 발생하는 상행성 감염이다. 가장 흔한 원인은 클라미디아와 임질균 감염이다. 최근에는 질내 미생물 균형 붕괴와 복합 세균 감염 역시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히 "세균에 감염됐다"는 수준에서 이해하면 골반염의 위험성을 놓치게 된다. 진짜 문제는 감염이 아니라 그 후에 남는 흉터다. 난관은 난자와 정자가 만나는 장소이며 수정란이 자궁으로 이동하는 유일한 통로다. 그런데 염증이 발생하면 면역세포들이 난관 조직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미세한 손상이 축적된다. 염증이 사라진 뒤에도 조직은 원래 상태로 회복되지 못하고 섬유화와 유착을 남긴다. 겉으로 보기에는 완치된 것처럼 보여도 난관 내부에서는 영구적인 손상이 진행된 것이다. 특히 클라미디아는 생식력을 파괴하는 대표적인 '침묵
용인신문 | 난임 진료실에서 가장 자주 반복되는 식생활 조언 중 하나는 "빵과 케이크를 끊으라"는 말이다. 실제로 인터넷 포털 사이트내 난임 카페에는 "밀가루를 끊었더니 임신에 성공했다", "시험관 시술 전에 빵을 완전히 끊었다"는 경험담이 넘쳐난다. 그래서 인지 임신이 안 되는 난임여성들은 배아이식을 앞두고 빵 한 조각을 먹은 것만으로도 죄책감을 느끼기도 한다. 정말 빵과 케이크가 가임력에 제동을 걸까? 생식의학이 실제로 이야기하는 것은 밀가루 자체가 아니다. 문제의 본질은 혈당과 대사 환경에 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사실이 있다. 현재까지의 의학 연구 어디에도 "밀가루를 먹으면 난자의 질이 떨어진다"거나 "빵을 먹으면 시험관아기 성공률이 감소한다"는 결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난임 환자들 사이에서 널리 퍼진 '밀가루 금기설'은 상당 부분 과학적 근거보다 경험담과 추론에 의해 확대된 측면이 있다. 그렇다면 왜 많은 생식의학 전문가들이 정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고 권고할까. 답은 난자가 자라는 방식에 있다. 난자는 배란 직전에 갑자기 만들어지는 세포가 아니다. 여성의 난소 속 난포는 수개월에 걸쳐 성장하며 이 과정에서 혈액을 통해 산소와 영양분, 호르몬
용인신문 | 아기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 아기의 유전정보 상당 부분을 읽어낼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임신부의 팔에서 채취한 혈액 한 번만으로 태아의 2500개 이상 유전질환을 찾아낼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하면서 산전진단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지금까지는 태아에게 이상이 의심될 경우 양수검사나 융모막검사처럼 바늘을 이용한 침습적 검사가 필요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단순 채혈만으로도 태아의 유전체를 분석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유럽인간유전학회(ESHG)에서 발표된 연구는 산전의학계에 적지 않은 충격을 던졌다. 연구진은 임신부 혈액 속을 순환하는 태아 유래 DNA를 분석하는 비침습적 태아 유전체 검사(NIFS)를 통해 2500개 이상의 유전질환을 높은 정확도로 찾아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분석 대상은 약 2만3000개 유전자였으며 기존 침습적 검사에서 확인된 병적 변이의 95~99%를 검출했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유전질환의 경우 정확도는 97% 이상에 달했다. 이번 연구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검사 가능한 질환 수가 늘어났기 때문이 아니다. 산전진단의 중심축이 바뀔 가능성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산전검사는 초음파에서 이상 소견
용인신문 | 봄이 오면 사람들은 꽃을 이야기한다. 그러나 생식의 관점에서 보면, 이 계절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진다. 꽃가루, 미세먼지,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플라스틱까지, 공기 속 입자 농도가 가장 복합적으로 증가하는 시기다. 문제는 이것이 더 이상 ‘알레르기 계절’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최근 생식의학 연구의 방향은 명확하다. 환경 노출이 생식세포를 직접 흔든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미세먼지가 폐를 자극하고, 전신 염증을 유발해 간접적으로 임신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질문 자체가 바뀌었다. “이 공기를 마신 정자는 과연 정상인가.” 문제는 산화스트레스다. 미세먼지, 꽃가루, 화학물질이 체내에 들어오면 활성산소가 증가하고, 이 활성산소가 세포를 공격한다. 여기까지는 익숙한 이야기다. 문제는 공격 대상이다. 꽃가루에 정자는 DNA를 보호하는 구조가 취약하기 때문이다. 최근 다수의 연구에서 대기오염 농도가 높은 지역일수록 정자의 DNA 단편화 지수가 유의하게 상승하는 경향이 반복적으로 보고된다. 겉으로는 정상 정자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유전정보가 이미 손상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난자는 예외는 아니다. 한 달마다
용인신문 | 인간의 정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는 보고가 잇따르면서, 환경오염이 더 이상 ‘외부 문제’가 아니라 생식 기능 내부로 침투했다는 경고가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해외 연구들을 종합하면 일부 연구에서는 조사 대상 모든 정액 샘플에서 미세플라스틱이 확인됐고, 생식계가 환경 노출의 최전선에 놓여 있음을 시사한다. 이 흐름은 단순한 검출 수준을 넘어선다. 동물실험에서는 미세플라스틱에 노출된 개체에서 정자 수가 약 30% 이상 감소하고, 운동성 역시 20~40% 떨어지는 결과가 반복적으로 보고됐다. 정자의 ‘양’과 ‘질’이 동시에 무너지는 방향인 셈. 이는 생식력 저하를 넘어, 종 자체의 번식 기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연구자들은 미세플라스틱이 체내로 유입되면서 강한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정자 형성을 담당하는 세르톨리 세포와 남성호르몬을 분비하는 라이디히 세포에 손상을 준다고 본다. 여기에 더해 외부 물질의 침투를 차단하는 ‘혈액-고환 장벽’까지 약화되면서, 고환은 더 이상 보호된 기관이 아니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자 생성 과정 자체가 구조적으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화는 이미 통계에서도 감지된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 정자
용인신문 | 노화된 난자의 염색체 이상을 줄여 임신 성공률을 높이려는 연구가 등장하면서 생식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연구는 특정 단백질을 보충해 난자의 염색체 분리 오류를 낮추는 방식으로, 이론적으로는 고령 난임의 핵심 원인을 직접 겨냥한 첫 시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임상 적용까지는 상당한 검증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고 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슈고신(Shugoshin)-1’ 단백질이다. 이 단백질은 난자 분열 과정에서 염색체가 정확히 나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나이가 들수록 해당 단백질이 감소하면서 염색체 비정상(aneuploidy)이 증가하고, 이는 고령 여성의 임신 실패율 상승과 직결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부족해진 슈고신(Shugoshin)-1을 외부에서 보충하는 방식으로 난자의 염색체 안정성을 개선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염색체 이상 발생률이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고, 사용 가능한 난자의 비율이 47%에서 71%까지 증가한 것으로 보고됐다. 지금까지 시험관아기 시술(IVF)은 다수의 난자를 확보한 뒤, 그중 상태가 좋은 배아를 선별해 이식하는 방식이 주를 이뤘다. 반면, 이번 연구는 ‘선별’이
용인신문 | 정자가 줄면 수명도 짧아질까… 의학계가 주목하는 이유 과거 남성난임 진료에서 희소정자증은 비교적 단순하게 받아들여졌다. 정자 수가 적으면 임신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였다. 진료의 관심도 자연스럽게 임신 성공 여부에 집중됐다. 최근 의학계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희소정자증은 단순히 정자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건강 전체를 보여주는 중요한 생체 신호라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발표되는 연구들은 정액검사가 남성의 생식능력뿐 아니라 전신 건강 상태를 반영할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자를 만드는 과정 자체가 매우 복잡한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건강한 정자를 생산하려면 뇌하수체와 고환의 호르몬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혈관과 신경계, 대사기능 역시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 어느 한 부분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이상 신호가 나타나는 곳 중 하나가 바로 정자다. 비만·당뇨·심장병까지… 희소정자증 뒤에 숨은 질환들 대표적인 예가 비만이다. 체중이 증가하면 지방조직에서 남성호르몬이 여성호르몬으로 전환되는 현상이 늘어난다. 동시에 고환 주변 온도가 상승하면서 정자 생성 환경도 악화된다. 실제로 비만 남성은 정상 체중 남성보
용인신문 | 최근 40대 이상 고령 난임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 늦은 결혼, 경력과 경제적 준비, 뒤늦은 임신 결심이 겹치면서 난임병원을 처음 찾는 나이도 함께 올라가고 있다. 문제는 병원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많은 여성이 가장 먼저 마주하는 말이 희망이 아니라 숫자라는 점이다. 혈액검사 결과지에 찍힌 AMH, 즉 항뮬러관호르몬 수치가 0점대라는 설명을 듣는 순간 환자는 사실상 폐경 선고처럼 받아들이기 쉽다. “난소에 남은 난자가 많지 않습니다.” “과배란 주사를 써도 난자가 많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AMH는 난소 안에 남아 있는 난포의 양, 다시 말해 난소 예비능을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과배란 주사에 반응해 자랄 수 있는 난포의 수가 적을 가능성이 크다. 특히 AMH가 0.1~0.5ng/mL 수준으로 떨어진 여성에서는 고용량 과배란 주사를 사용해도 채취되는 난자가 1~3개에 그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여기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 있다. AMH 0점대가 곧 “임신 불가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IVF에서 쓸 수 있는 카드가 적어졌다는 뜻이고, 매달 얻을 수 있는 난자의 수가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