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무조건 절제? 무조건 보존? 난관수종을 둘러싼 두 의사의 다른 처방" 시험관아기 시술(이하 IVF)을 준비하는 여성들이 가장 당황하는 순간 중 하나가 있다. 난관조영술이나 초음파 검사에서 난관수종이 발견된 뒤 의사로부터 "나팔관을 제거하는 수술을 먼저 고려해 보자"는 말을 들을 때다. 임신을 위해 병원을 찾았는데 오히려 임신에 필요한 장기인 나팔관을 잘라내자는 이야기를 듣게 되니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실제로 난임 환자 커뮤니티에서도 난관수종은 가장 논쟁적인 주제 가운데 하나다. 어떤 의료진은 "난관수종이 보이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하는 반면, 다른 의료진은 "무조건 자를 필요는 없다"고 설명한다. 환자 입장에서는 누구의 말이 맞는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난관수종은 나팔관 끝이 막히면서 내부에 액체가 고여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질환이다. 과거 골반염이나 복강 내 염증, 자궁내막증, 수술 후 유착 등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단순히 나팔관이 막혀 있다는 사실이 아니다. 나팔관 안에 고여 있는 액체가 자궁으로 역류하면서 배아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난관수종이 시험관아기 성공
용인신문 | 임신을 준비하기 시작하면 가장 먼저 바뀌는 것 중 하나가 약통이다. 엽산을 사고, 오메가3를 사고, 비타민D를 사고, 인터넷 카페에서 좋다는 영양제를 하나둘 추가하다 보면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열 알 넘게 먹는 부부도 적지 않다. 특히 난임 치료를 받는 부부일수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이라는 마음으로 영양제를 늘려간다. 사실 임신을 준비하는 부부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영양제를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이 먹는 것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자신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인지 모른 채 유행을 따라가는 경우가 많다. 영양제 시장은 거대하다. 브랜드도 수십 개, 제품도 수백 개다. TV에서는 연예인이 먹고, 유튜브에서는 전문가가 추천하고, 인터넷 카페에서는 성공담이 넘쳐난다. 그러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광고와 입소문을 기준으로 영양제를 고른다. 난임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행이 아니라 근거다. 실제 생식의학 전문가들은 제품 이름보다 성분표를 먼저 본다. 유명 브랜드보다 어떤 성분이 얼마나 들어 있는지, 몸에서 얼마나 잘 흡수되는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 함량도 마찬가지다. 숫자가 크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몸은 숫자를 먹는 것이
용인신문 |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에게 가장 무서운 말은 "난소 나이가 많다"는 말이다. 항뮬러관호르몬(AMH) 수치는 떨어지고, 채취되는 난자 수는 줄어들고, 시험관아기 시술이 반복해서 실패하면 누구나 새로운 방법을 찾게 된다. 그런 환자들에게 몇 년 전부터 강한 희망으로 등장한 치료가 있었다. 바로 혈소판풍부혈장(PRP) 난소주입술이다. 이 치료는 자신의 혈액을 뽑아 혈소판과 성장인자를 농축한 뒤 난소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난소 회춘술", "난소 재생술"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실제로 인터넷과 난임 카페에는 "AMH가 올랐다", "난자가 늘었다", "마지막 희망을 찾았다"는 후기들이 넘쳐났다. 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병원에 따라 수백만 원이 들었지만 많은 환자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난임 환자에게 희망은 때로 비용보다 더 절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는 이 뜨거운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2026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럽생식의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는 난소기능저하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가 발표됐다. 무작위 대조시험은 의학 연구 가운데 가장 신뢰도가 높은 연구 방법으로 평가받는다. 쉽게 말해 "
용인신문 | 약을 먹지 않아도 된다?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 안쪽을 덮고 있는 자궁내막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질환이다. 정상적인 자궁내막은 난자가 자람으로써 분비되는 에스트로겐의 영향을 받아 매달 두꺼워졌다가 임신이 안 될 경우 혈과 함께 몸밖으로 배출(월경)이 되어 나가지만, 배란장애나 비만,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등으로 에스트로겐 자극이 지속되어 자궁내막이 배출이 되지 못한 채 과도하게 증식(두꺼워지는)이 되는 생식기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지만, 생리량 증가나 부정출혈, 폐경 후 출혈 등의 형태로 발견된다. 특히 일부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AEH)은 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어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다. 과거 자궁내막증식증이나 비정형 자궁내막증식증 치료는 메드록시프로게스테론(MPA)이나 메게스트롤아세테이트(MA) 같은 경구 프로게스틴 복용이 중심이었다. 프로게스틴은 배란 후 분비되는 황체호르몬(프로게스테론)과 유사한 작용을 하는 약물로, 과도하게 두꺼워진 자궁내막의 성장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탈락을 유도한다. 쉽게 말해 계속 자라기만 하던 자궁내막에 '이제 성장을 멈추고 정리할 시간'이라는 신호를 보내는 치료다. 자궁 지키고 임신도
용인신문 | 증상이 없다고 안심하는 순간, 이미 늦었을 수 있다. 최근 생식의학계는 골반염을 더 이상 단순한 감염으로 보지 않는다. 반복되는 염증과 미생물 환경 붕괴, 그리고 치료를 비껴가는 내성까지 얽히며, 골반염은 조용히 생식 기능을 무너뜨리는 ‘난임 유발 질환’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의료진이 가장 경계하는 것은 ‘반복’이다. 한 번의 염증도 난관에 미세한 손상을 남기지만, 두 번, 세 번 이어지는 순간 난관은 구조와 기능을 동시에 잃는다. 겉으로는 뚫려 있어 보이지만, 수정란을 이동시키는 섬모는 이미 망가진 상태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는 검사상 이상이 없는데도 임신이 되지 않는 환자가 늘고 있다. 원인 역시 달라졌다. 과거 특정 균에 의해 설명되던 골반염은 이제 여러 미생물이 얽힌 ‘복합 감염’ 양상을 보인다. 질내 균형이 무너지거나 다양한 세균이 동시에 작용하면서 염증이 발생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감염은 더 이상 단일 원인의 문제가 아니라, 몸 안 환경 전체의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 치료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항생제 내성이 증가하면서 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사례가 늘고, 치료가 길어질수록 난관 손상은 깊어진다. 의료계에서는 “치료는 끝났
용인신문 | 자폐의 범인은 IVF가 아니었다 한때 시험관아기 시술(이하 IVF)는 의학의 기적이면서도 동시에 의심의 대상이었다. 자연임신이 아닌 인공적인 수정 과정을 통해 태어난 아이들이 과연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끊임없이 따라붙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폐스펙트럼장애(ASD)는 오랫동안 시험관아기와 관련해 가장 민감한 논란 가운데 하나였다. 일부 초기 연구에서 IVF(시험관아기 시술)나 ICSI(미세수정)를 통해 태어난 아이들의 자폐 진단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나자 "시험관아기가 자폐를 증가시킨다"는 인식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아이를 간절히 기다리던 난임 부부들에게는 임신의 기쁨보다 불안이 먼저 찾아오는 이유가 되기도 했다. 최근 발표된 연구들은 이 오랜 통념에 정면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IVF 과정 자체가 아니라 그보다 앞선 단계였다. 왜 어떤 부부는 자연임신이 가능했고 어떤 부부는 시험관시술까지 필요했는지를 추적한 것이다. 그 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자폐 위험 증가의 원인이 IVF 기술 자체가 아니라 난임을 일으킨 기저 질환과 부모의 생물학적 특성에 있을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용인신문 | 자궁근종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특히 난임 치료의 현장에서는 이 변화가 더 빠르고 더 예민하게 감지되고 있다. 과거에는 자궁근종이 발견되면 크기와 개수를 기준으로 수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전혀 다른 질문이 먼저 던져진다. “이 근종이 임신을 방해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난임 치료에서 자궁근종은 더 이상 단순한 종양이 아니라 ‘착상 환경을 흔드는 변수’로 재정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생식의학계에 따르면 자궁근종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위치와 자궁내막에 미치는 영향이다. 특히 점막하 근종이나 자궁내막을 변형시키는 근종은 착상률을 떨어뜨리는 주요 요인으로 지목된다. 반면 자궁 바깥쪽에 위치한 장막하 근종이나 내막을 건드리지 않는 작은 근종은 반드시 제거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즉 같은 자궁근종이라도 난임 치료에서는 “존재”보다 “영향”이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이 변화는 치료 전략의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다. 과거에는 시험관 시술(IVF)을 진행하기 전에 근종을 먼저 제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상황에 따라 순서가 바뀌고 있다. 착상을 방해하지 않는 근종이라면 수술 없이 바로 IVF를 진
용인신문 | 신장결석의 반전…칼슘이 돌을 만드는 게 아니라 막을 수도 있다 신장결석 진단을 받으면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우유를 끊는다. 결석의 대부분이 칼슘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는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다. 우유와 치즈, 요구르트 같은 유제품을 멀리해야 결석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도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들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칼슘 섭취를 무조건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정 수준의 칼슘 섭취가 신장결석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와 핀란드 핀젠 프로젝트의 대규모 유전 데이터를 활용해 우유 섭취와 신장결석 발생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에는 수십만 명 규모의 유전·건강 정보가 활용됐으며, 연구진은 유전적 특성을 이용해 인과관계를 추정하는 멘델 무작위 배정(Mendelian Randomization) 기법을 적용했다. 분석 결과는 기존 상식과 달랐다. 우유를 자주 섭취하는 집단일수록 신장결석 발생 위험이 낮게 나타났으며, 통합 분석에서는 우유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결석 위험이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칼슘'이 아니라 '수산염(옥살산)'에서
용인신문 | 뚱뚱했던 시간, 몸은 평생 기억한다 많은 사람들은 암을 유전자나 운의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종양내과 의사들은 점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몸속에 쌓인 대사 이상이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비만이 있다. 많은 사람들은 암을 유전자나 운의 문제로 생각한다. 그러나 종양내과 의사들은 점점 다른 이야기를 한다. 암은 어느 날 갑자기 생기는 질환이 아니라 수년, 때로는 수십 년 동안 몸속에 쌓인 대사 이상이 만들어내는 결과라는 것이다. 그 중심에는 비만이 있다. 최근 의학저널 에스모 리얼 월드 데이터 앤드 디지털 온콜로지(ESMO Real World Data and Digital Onc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생애 한 차례라도 비만 판정을 받은 적 있는 사람은 유방암, 전립선암, 대장암, 폐암, 췌장암, 간암, 자궁암 등 13종 암의 발병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은 정상 체중인데요." 의사들이 암 환자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현재 체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과거의 비만 경험이다. 연구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은 지난 40여 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끝내 넘지 못한 벽이 하나 있다. 바로 난자의 나이다. 정자를 직접 난자 안에 넣는 미세수정이 도입됐고, 배아의 염색체를 검사하는 기술이 정교해졌으며, 이제는 인공지능이 배아와 정자를 평가하는 시대까지 열렸지만 40대 여성의 난자를 30대 초반 수준으로 되돌리는 기술은 아직 없었다. IVF(시험관아기 시술)의 성공률을 가르는 가장 냉혹한 변수는 병원의 장비도, 배양실의 이름값도, 시술 횟수도 아니라 결국 난자 자체의 생물학적 노화였던 셈이다. 이 고정관념에 균열을 내는 연구가 독일에서 나왔다. 독일 연구진은 노화된 난자에서 나타나는 주요 세포 결함 일부를 되돌릴 수 있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 사람에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치료법은 아니고, 임상 현장에서 “난자 회춘 시술”이라고 부를 단계는 더더욱 아니다. 그러나 의미는 작지 않다. 지금까지 IVF 기술이 좋은 배아를 고르는 데 집중해 왔다면, 이번 연구는 애초에 더 좋은 난자를 만들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정면으로 던졌기 때문이다. 난자 노화는 단순히 난자의 개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 안에서는 염색체를 정
용인신문 | 인공지능이 난임 치료의 가장 깊은 현장으로 들어왔다. 지금까지 배아를 평가하고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보조 기술로 여겨졌던 AI가 이제는 사람 눈으로 찾지 못한 정자를 직접 찾아내 수정과 임신까지 이끌어내면서 시험관아기 시술의 판을 바꾸기 시작했다. 난임 치료의 핵심이 ‘좋은 배아를 고르는 기술’에서 ‘보이지 않는 생식세포를 찾아내는 기술’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난임센터 연구진은 최근 AI 기반 정자 탐색 시스템인 STAR를 이용해 중증 남성불임 환자의 정자를 찾아내 임신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STAR는 정자를 추적하고 회수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일반 현미경 검사에서 정자가 보이지 않는 극심한 남성불임 환자의 검체를 고속으로 분석해 생존 정자를 찾아내는 기술이다. 이번 사례가 충격을 준 이유는 단순히 AI를 IVF에 활용했다는 점 때문이 아니다. 기존 검사에서 “정자가 없다”고 판단됐던 남성에게서 AI가 극소수의 생존 정자를 찾아냈고, 그 정자를 이용한 미세수정으로 실제 임신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사람의 눈과 숙련된 배아연구원의 경험에 의존해온 정자 탐색 과정에 기계 시각과 알고리즘이 본격적으로 개입한 첫 상징
용인신문 | 다리에 쥐가 나는 증상은 흔하다. 대개는 피로, 수분 부족, 혹은 일시적인 근육 긴장으로 치부된다. 그러나 최근 생식의학 분야에서는 이 익숙한 증상이 전혀 다른 맥락에서 다시 해석되고 있다. 단순한 근육 문제가 아니라, 몸의 내부 환경, 특히 혈류와 미네랄 균형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연구에서는 이 연결고리가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났다. 시험관아기 시술(IVF, ICSI)을 진행하는 여성에게 마그네슘을 투여했을 때 자궁내막 두께가 증가하고 자궁 혈류가 개선되며 임신률이 유의하게 상승했다는 결과가 보고된 것이다. 미네랄 하나가 자궁 환경을 바꾸고, 그 변화가 임신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흐름은 난임 치료의 방향 변화와도 맞물린다. 과거에는 ‘좋은 배아’를 만드는 기술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받아들이는 환경’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자궁 내막의 두께, 혈류, 미세 염증 상태, 그리고 대사 환경까지, 배아가 착상할 수 있는 조건 자체를 정교하게 조율하는 접근이다. 특히 ‘혈류’는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핵심 키워드다. 자궁 동맥의 혈류가 감소하면 착상률이 떨어지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