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철분 먹어도 소용없다"…매달 새는 '자궁 빈혈'의 진실 "잘 먹는데도 빈혈이라니요?" 산부인과 외래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빈혈을 마른 사람이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생기는 질환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난임전문의들이 진료실에서 자주 만나는 환자는 오히려 체격이 크고 식사도 잘하는 여성들이다. 혈액검사를 해보면 혈색소와 저장철(페리틴)이 크게 떨어져 있고, 원인을 추적하다 보면 자궁선근증이나 자궁근종 같은 자궁 질환이 발견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임기 여성에서 가장 흔한 철결핍성 빈혈의 원인은 영양 부족보다 '지속적인 출혈'이다. 특히 과다월경은 몸속 철분을 조금씩 고갈시키는 대표적인 원인이다. 아무리 철분이 풍부한 음식을 먹고 영양제를 복용해도 매달 잃는 철분이 더 많으면 결국 빈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가장 먼저 의심해야 할 질환이 자궁선근증이다. 자궁 안쪽에 있어야 할 자궁내막 조직이 근육층 안으로 파고들면서 자궁이 점차 커지고 단단해지는 질환으로, 생리량 증가와 심한 생리통, 허리 통증, 골반 통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자궁근종 역시 위치에 따라 과다월경을 유발해 만성적인 철분 손실을 일으킬 수 있다.
용인신문 |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기록적인 폭우와 천둥·번개가 이어지면서 정전 사고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반 가정에서는 냉장고나 에어컨이 멈추는 정도의 불편을 걱정하지만, 체외수정(IVF) 병원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병원 안에는 수많은 난자와 정자, 냉동배아가 보관되고 있고, 배양기에서는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낙뢰로 병원 전기가 끊긴다면 수정란은 어떻게 될까. IVF 병원은 과연 안전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대부분의 난임 전문병원은 일반 의료기관보다 훨씬 강력한 전력 안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병원마다 규모와 시설 수준에는 차이가 있지만, 생명과 직결되는 배양실과 냉동보관실은 정전 상황까지 고려해 여러 단계의 비상 전력 체계를 운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많은 사람이 냉동배아를 일반 냉동고처럼 전기로 계속 얼려 보관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방식은 다르다. 냉동배아와 냉동난자, 냉동정자는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 탱크 안에 보관된다. 이 탱크는 진공 단열 구조로 만들어져 외부 전기가 끊기더라도 내부 온도가 급격히 상승하지 않는다. 일시적인 정전만으로 냉동배아가 손상될 가능성은 매우 낮은 이유다. 하지만 그렇다고 전기가 필요 없는 것은 아
용인신문 | 체외수정(IVF)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과정은 어떤 배아를 자궁에 이식하느냐다. 지금까지는 숙련된 배아연구원이 현미경으로 배아의 모양과 세포 분열 상태를 살펴 경험을 바탕으로 선택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앞으로는 배아의 '겉모습'이 아니라 내부 구조를 수치로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건강한 배아를 고르는 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KAIST 연구진이 살아있는 난자와 초기 배아를 손상시키지 않고 내부 구조를 3차원으로 분석해 발달 가능성을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난임 치료의 핵심인 배아 선별을 사람의 경험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반 분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KAIST 물리학과 박용근 교수 연구팀은 최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유럽인간생식배아학회(ESHRE) 2026 연례학술대회에서 이번 연구로 기초과학상(포스터 발표 부문)을 수상했다. 이 상은 학회에서 발표된 기초과학 분야 연구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과 한 편에만 수여되는 상이다. 난임 치료에서 여러 개의 배아 가운데 어떤 배아를 이식하느냐는 임신 성공률을 결정하는 핵심 변수다. 그러나 난자와 배아는 실제 환자에게 이식되는 살아
용인신문 | 연일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아이스커피를 손에서 놓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출근길 한 잔, 점심 식사 후 한 잔, 오후 졸음을 쫓기 위한 한 잔, 퇴근길 또 한 잔까지 하루 네 잔 이상을 마시는 것도 흔한 풍경이다. 하지만 시험관아기(IVF) 시술을 준비하거나 배아이식을 앞둔 여성들에게는 커피 한 잔도 마음 편히 마시기 어렵다. "카페인이 착상을 방해한다는데 정말인가요?"는 난임 진료 현장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결론부터 말하면 현재까지 발표된 연구를 종합하면 적당한 카페인 섭취가 착상 자체를 떨어뜨린다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 과 거에는 카페인이 자궁 혈류를 감소시키고 자궁내막 환경을 악화시켜 수정란의 착상을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지만, 최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관성이 뚜렷하게 확인되지 않았다. 시험관아기 시술을 받은 여성들을 분석한 연구와 여러 문헌고찰에서도 일반적인 수준의 커피 섭취가 임신률이나 출산율을 유의하게 낮춘다는 증거는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것이 커피를 마음껏 마셔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전문가들이 여전히 카페인 섭취를 줄이도록 권하는 이유는 착상보다
용인신문 |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바다와 수영장을 찾는 사람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물놀이를 즐긴 뒤 외음부 가려움이나 분비물 증가, 냄새 등의 증상을 호소하며 산부인과를 찾는 여성도 함께 증가하는 시기다. 많은 사람이 "수영장 염소가 더 위험한가", "바닷물이 더 나쁜가"를 궁금해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답은 조금 다르다고 말한다. 질염 위험은 물의 종류보다 물놀이 후 관리 습관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 일반적으로는 바다가 수영장보다 질염에 조금 더 취약한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바닷물에는 다양한 세균과 미생물이 자연적으로 존재하고, 여름철에는 수온이 올라가면서 미생물의 활동도 활발해진다. 여기에 모래와 유기물 등이 더해지면 외음부가 자극을 받거나 세균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다만 건강한 여성의 질은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가 산성 환경을 유지하면서 외부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기 때문에 물놀이만으로 곧바로 질염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수영장은 염소 소독이 이뤄지기 때문에 병원성 세균의 수는 상대적으로 적다. 대신 염소가 민감한 피부와 점막을 자극할 수 있으며, 장시간 수영을 하거나 젖은 수영복을 계속 입고 있으면 질 주변이 따뜻하고 습한 환경으로 변한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IVF)을 위해 어렵게 난자를 채취했지만 수정조차 시도하지 못한 채 폐기되는 경우가 있다. 의료진은 이를 '고사난자(Degenerated Oocyte)'라고 부른다. 이미 생명력을 잃어 수정 능력을 상실한 난자다. 난임 치료를 받는 여성들에게는 가장 허탈한 결과 가운데 하나지만 그동안은 "나이가 많아서 그렇다"거나 "난자의 질이 좋지 않았다"는 짧은 설명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왜 어떤 난자는 채취되기도 전에 생명력을 잃는지에 대해서는 생식의학에서도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의학계는 그동안 버려졌던 이 고사난자에서 난임 치료의 새로운 해답을 찾기 시작했다. 연구의 초점도 '배아를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에서 '난자는 왜 죽는가'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과거 생식의학은 고사난자의 가장 큰 원인을 여성의 연령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나이가 증가할수록 난자의 염색체 이상이 늘고 수정률과 임신율이 감소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최근 연구들은 단순히 노화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잇따라 보여주고 있다. 지금 가장 주목받는 것은 세포 속 발전소로 불리는 미토콘드리아다. 난자는 우리 몸에서 가장 많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을 준비하는 난임 부부 사이에서 PGT-A(착상 전 배아 염색체 검사)가 사실상 '필수 코스'처럼 자리 잡고 있다. 병원에서는 "정상 배아를 골라 이식하면 임신 성공률이 높아진다"는 설명이 이어지고, 인터넷과 난임 커뮤니티에는 "PGT-A를 하지 않으면 성공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검사비만 수백만 원이 추가되지만 적지 않은 부부들이 망설임 없이 검사를 선택한다. 그러나 최근 국제 난임학계에서는 "정말 모든 환자에게 필요한 검사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PGT-A는 시험관 시술 과정에서 배반포까지 성장한 배아의 일부 세포를 채취해 염색체 수 이상 여부를 확인한 뒤 정상으로 판단되는 배아를 우선 이식하는 기술이다. 유산 가능성을 줄이고 임신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기대 속에 세계적으로 시행이 늘어났고 국내에서도 대형 난임병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됐다. 하지만 PGT-A 검사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검사다. 배아 생검과 유전자 분석 비용을 포함하면 한 번의 시술에 수백만 원이 추가되며, 배아 개수가 많을수록 비용은 더 늘어난다. 난임 치료 자체만으로도 경제적
용인신문 | 남성난임이라고 하면 대부분 정자 수가 적거나 운동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떠올린다. 그러나 최근 비뇨의학계에서는 전혀 다른 원인이 주목받고 있다. 고환에서는 정자가 정상적으로 만들어지지만 정자가 지나가는 길이 막혀 정액으로 나오지 못하는 '폐쇄성 무정자증'이다. 과거에는 선천적으로 정관이 없거나 정관수술의 후유증 정도로만 알려졌던 질환이었지만, 최근 연구들은 후천적인 염증과 미세 흉터가 폐쇄성 무정자증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사실을 잇달아 밝히고 있다. 무정자증은 더 이상 모두 치료가 어려운 질환이 아니며, 원인에 따라 충분히 치료하거나 자신의 정자로 임신까지 가능한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남성난임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폐쇄성 무정자증은 고환 기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정자가 이동하는 통로인 부고환과 정관, 사정관 가운데 어느 한 곳이 막혀 정액 속에 정자가 나오지 않는 질환이다. 남성 스스로는 아무런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성기능에도 이상이 없어 결혼 후 임신이 되지 않아 검사를 받다가 처음 발견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체 무정자증 환자의 약 40%가 폐쇄성 무정자증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폐쇄성 무정자증과 달리 적절한
용인신문 | PTEN·PIK3CA 등 분자진단 주목 '같은 진단명, 다른 치료' 시대 열린다 "자궁내막이 두껍습니다." 산부인과 진료실에서 흔히 듣는 말이다. 대부분은 생리주기에 따른 일시적인 변화지만, 비정상 자궁출혈이 반복되거나 폐경 후에도 자궁내막이 계속 두꺼운 상태라면 조직검사를 권유받는다. 이때 진단되는 대표적인 질환이 자궁내막증식증이다. 자궁내막증식증은 자궁 안쪽을 덮는 자궁내막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한 상태를 말한다. 에스트로겐의 자극은 지속되는데 이를 억제하는 프로게스테론이 충분히 작용하지 않을 때 주로 발생하며, 비만,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만성 무배란, 당뇨병 등이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많은 여성들은 이 진단을 받으면 가장 먼저 "암이 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모든 자궁내막증식증이 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비정형 세포가 없는 자궁내막증식증은 호르몬 치료로 상당수가 정상으로 회복되고 자궁내막암으로 진행할 위험도 비교적 낮다. 반면 비정형을 동반한 자궁내막증식증(EIN·Endometrial Intraepithelial Neoplasia)은 자궁내막암의 전암병변으로 분류되며, 일부에서는 진단 당시 이미 초기
용인신문 | 매일 마시는 공기가 남성의 정자 DNA를 바꿀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세먼지와 오존, 자동차 배기가스 등 대기오염이 정자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스위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남성 난임 연구에도 새로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럽생식의학회(ESHRE)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미국 연구진은 약 2,000명의 남성을 대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는 약 3개월 동안의 대기오염 노출 정도와 정자의 유전학적 변화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존(O₃), 이산화질소(NO₂), 미세먼지(PM)에 많이 노출된 남성일수록 정자의 DNA 메틸화(DNA methylation)가 여러 부위에서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오존과 이산화질소의 영향이 가장 뚜렷하게 확인됐다. DNA 메틸화는 유전자 자체가 변하는 돌연변이와는 다르다. 유전자의 염기서열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될지, 억제될지를 결정하는 후성유전(epigenetic) 조절 기전이다. 쉽게 말해 유전자의 설계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설계도를 읽는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에서 모두 39개의 DNA 메틸화 변화 부위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는
용인신문 | 공여난자는 오랫동안 난임 치료의 '마지막 희망'으로 여겨져 왔다. 자신의 난자가 아닌 20~30대 젊은 여성의 난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나이가 많더라도 젊은 여성과 비슷한 임신 성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유럽생식의학회(ESHRE)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는 그 믿음에도 분명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공여난자를 사용하더라도 여성의 나이가 49세를 넘으면 임신 성공률은 감소하고, 유산 위험은 증가하며, 결국 건강한 아이를 출산하는 비율도 의미 있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난자의 노화는 극복할 수 있어도 자궁과 몸 전체의 노화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연구진은 공여난자를 이용한 체외수정(IVF) 치료를 받은 여성 1,774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35~40세 여성의 임신율은 약 54%였지만 49세 이상에서는 약 43%로 감소했다. 출산율 역시 46.2%에서 31.7%로 크게 떨어졌으며, 반대로 유산률은 24.2%에서 37.6%까지 증가했다. 연구진은 여성의 연령 자체가 출산율을 낮추고 유산 위험을 높이는 독립적인 위험인자라고 결론지었다. 많은 사람들은 공여난자를 사용하면 여성의 나이는 더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IVF) 치료의 세계적 흐름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채취한 배아를 바로 자궁에 이식하는 '신선배아이식(Fresh Embryo Transfer)'이 일반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배아를 먼저 냉동 보관한 뒤 다음 주기에 이식하는 '동결배아이식(Frozen Embryo Transfer·FET)'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유럽생식의학회(ESHRE)가 발표한 최신 통계에 따르면 유럽 전역의 보조생식술(ART) 시술은 연간 115만 건을 넘어섰으며, 이 가운데 동결배아이식 비중은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출산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되거나 오히려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동결배아이식이 확대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배아를 먼저 냉동하면 난소를 자극하는 과정에서 높아진 호르몬 영향이 사라진 뒤 보다 자연스러운 자궁 환경에서 이식할 수 있다. 자궁내막과 배아의 발달 시점을 맞추기 쉽고, 과배란증후군(OHSS) 위험도 줄일 수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여기에 최근 배아 동결 기술인 유리화(vitrification)가 크게 발전하면서 해동 후 생존율이 높아진 것도 동결배아이식 확산의 배경으로 꼽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