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과거 남성 난임 진료는 단순했다. 정자 수, 운동성, 형태. 이 세 가지 숫자로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 기준으로 설명되지 않는 환자들이 있었다. 검사 결과는 멀쩡한데 임신이 되지 않는 경우, 이른바 ‘원인불명 남성 난임’이다. 이 영역에서 균열이 시작됐고, 그 틈을 파고든 것이 바로 ‘정자 DNA’다. 2026년 발표된 Scientific Reports 연구는 그 흐름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원인불명 남성 난임 환자 300명을 분석한 결과, 식물과 생선 중심 식단을 유지한 그룹에서는 정자 DNA fragmentation index(DFI)가 낮았고, 반대로 초가공식품과 서구형 식단을 따르는 그룹에서는 DFI가 높게 나타났다. 물론 이 연구는 관찰연구다. 식단이 직접적으로 DNA 손상을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방향성은 명확하다. 정자는 단순히 ‘개수의 문제’가 아니라 ‘질의 문제’, 더 정확히는 ‘DNA의 문제’라는 것이다. 정자 DNA 손상은 왜 중요한가. 정자는 단순한 운반체가 아니다. 수정 이후 배아 발달의 초기 설계도를 제공하는 핵심 요소다. DNA가 손상된 정자는 수정 자체는 가능할 수 있지만,
용인신문 | 아기를 갖는다는 건 늘 자연의 영역처럼 보이지만, 요즘 생식의학은 그 경계를 조금씩 바꾸고 있다. 최근 국제 학계에서 주목받은 기술 하나가 있다. 바로 ‘미토콘드리아 기증’이다. 2025년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관련 임상 경로 보고가 실리면서, 이 기술이 단순한 실험이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 기술을 한 문장으로 설명하면 이렇다. “엄마의 유전자는 그대로 두고, 병이 생길 수 있는 부분만 바꾼다.” 조금 더 풀어보자. 우리 몸에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작은 기관이 있다. 흔히 세포의 발전소라고 불린다. 문제는 이 안에 있는 DNA(mtDNA)가 엄마에게서만 전달된다는 점이다. 만약 이 mtDNA에 문제가 있으면, 아이에게 심각한 유전질환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서 미토콘드리아 기증이 등장한다. 엄마의 ‘핵 DNA(유전자의 핵심 정보)’는 그대로 유지하고, 건강한 기증자의 미토콘드리아를 넣어주는 방식이다. 이 기술을 두고 “세 명의 유전자를 가진 아기”라는 표현도 나오지만, 실제로는 아이의 대부분 유전정보는 부모에게서 온다. 기증자는 일종의 ‘에너지 시스템’을
용인신문 | 임신을 위해 난임병원을 찾으면, 거의 예외 없이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난자를 여러 개 키워야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처방이 이어진다. 먹는 약, 그리고 주사다. 여기서 대부분의 환자들은 묻지 않는다. 왜 여러 개를 키워야 하는지, 그게 정말 필요한지, 그리고 이 과정이 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말이다. 난소는 원래 한 달에 한 개의 난자를 키운다. 이건 우연이 아니다. 인체가 오랜 시간에 걸쳐 선택한 ‘최적의 전략’이다. 그런데 난임시술에서는 이 원칙을 정면으로 거스른다. 한 번에 여러 개를 키운다. 왜일까. 답은 단순하다. “확률”이다. 시험관아기 시술에서 한 개의 난자가 수정되고, 배양되고, 착상까지 성공할 확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다. 그래서 여러 개를 확보한다. 그중에서 가장 ‘좋아 보이는’ 배아를 고르기 위해서다. 여기까지는 합리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진짜 질문은 지금부터다. 그 많은 난자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다. 우리 몸은 생리가 시작되면 초기화된다. 그리고 뇌하수체는 FSH, 즉 난포자극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FSH가 난소로 전달되면, 난자는 자라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FSH는 난자의 ‘성장 신호’다.
용인신문 |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습니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습니다. 남성미 철철 넘치는 남성이 되기 위해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싶어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아직 출산 전이라면 너무 무리한 운동은 금물입니다.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남성 호르몬 분비를 늘려서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활력이 넘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이 너무 과해지면 오히려 생식력이 떨어질 수 있다네요. 헬스조선 보도에 의하면, 일본의 한 연구팀은 강한 강도로 운동하는 사람의 정자 활동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지나친 운동으로 인해 뇌가 정자 생성에 관여하는 테스토스테론의 분비를 억제하는 것을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또한 고강도 운동으로 체온이 급격히 상승하면 정자가 저장되는 고환 온도가 높아지면서 정자의 활동성도 낮아진다는 겁니다. 따라서 운동은 몸에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하는 정도로만! 그리고 다음 날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강도로만 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합니다. ※ 이 기사는 아기성공연구소 제공입니다.
용인신문 | 자궁질환 치료의 패러다임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수술과 약물 사이의 선택이 아니라, ‘없애는 치료’에서 ‘눌러두는 치료’로의 이동이다. 그 중심에 경구용 호르몬 억제제 렐루골릭스(Relugolix)가 있다. 2025년 공개된 임상 연구에 따르면, Relugolix를 투여한 환자에서 생리량은 유의하게 감소했고, 일부는 무월경 상태에 도달했다. 자궁 크기도 평균 약 2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치료 대비 회복 부담이 적고, 주사 대신 먹는 약이라는 점에서 환자 접근성 역시 크게 개선됐다. 이 약의 핵심은 작용 방식에 있다. 렐루골릭스(Relugolix)는 GnRH antagonist로, 뇌하수체를 직접 억제해 여성호르몬 분비를 즉각적으로 차단한다. 기존 GnRH agonist처럼 초기 호르몬 급증(flare-up)을 거치지 않아 증상 악화 구간이 없고, 치료 중단 후 반동도 상대적으로 완만하다. 부작용 관리 측면에서 분명 진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임상 현장의 평가는 단순하지 않다. 렐루골릭스(Relugolix)는 병변을 제거하지 않는다. 자궁근종이나 선근종 조직을 없애는 대신, 호르몬 환경을 억제해 증상을 ‘잠재우는’ 방식이다. 치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IVF) 시술의 세계에도 인공지능이 본격적으로 들어오고 있다. 과거에는 배아를 눈으로 보고 등급을 매기는 것이 거의 전부였다. 잘 자란 것처럼 보이는지, 세포가 균일한지, 모양이 예쁜지..... 결국 판단은 ‘눈’과 ‘경험’에 의존했다. 이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데이터가 그 판단 사이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 2026년 npj Digital Medicine에 발표된 연구는 그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간경과영상(TLS)과 환자의 임상 정보를 함께 분석해 임신 가능성을 예측하는 멀티모달 AI 모델이 등장한 것이다. 이 기술은 단순히 사진을 잘 보는 AI가 아니다. 한 장의 이미지를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배아가 언제 분열하는지, 얼마나 빠르게 나뉘는지, 특정 시점에서 어떤 패턴을 보이는지..... 여기에 여성의 나이, 호르몬 상태, 채취된 난자 수 같은 임상 정보까지 함께 엮는다. 하나의 배아를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상황’을 읽는 방식이다. 겉으로 보면 꽤 매력적이다. AI가 임신 가능성을 숫자로 보여주고, 더 유리한 배아를 추천해준다. "이제는 AI가 배아를 골라주는 시대가 오는 것 아니냐" 현실은 조
용인신문 | 시험관아기 시술을 시작하면 대부분의 여성은 같은 말을 듣는다. "오늘 몇 개의 난자를 채취했는지..." 그 숫자가 곧 결과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렇게 믿게 된다. “오늘 나온 게 전부다.”라고. 만약 이 당연한 문장이 흔들린다면? 2026년 Nature Medicine에 발표된 연구는 이 믿음을 정면으로 건드린다. 지금까지 IVF 실험실의 난자 회수 과정은 의외로 단순하다. 난포에서 액체를 흡인한 뒤 그 안에서 난자를 찾아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 액체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맑지 않다는 점이다. 혈액과 조직, 세포 찌꺼기가 뒤섞인 혼탁한 환경 속에서 배아연구원이 현미경으로 난자를 하나씩 찾아내야 한다. 이 과정은 숙련도가 높을수록 정확해지지만 동시에 한 가지 한계를 갖는다. 보이는 것만 취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었다. 미세유체 장치를 이용해 난포액을 자동으로 흘려보내면서 난자를 포함한 구조만 선별해내는 방식이다. 쉽게 말하면 난자만 골라내는 정밀한 필터를 만든 것이다. 결과는 예상보다 훨씬 놀라웠다. 이미 실험실에서 처리가 끝났다고 판단해 버리던 난포액에서 난자가
용인신문 | “왜 우리는 의사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걸까?” 시험관 시술(IVF)을 경험한 난임 여성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가졌던 질문일지 모른다. 《난임의사에게 속지 않는 법》은 바로 이 물음에서 출발한다. 난임 치료는 몸으로 견디지만, 결국 마음의 싸움이다. 그러나 임신이 간절할수록 환자는 ‘의사가 시키는 대로’ 따르는 존재가 되기 쉽다. 수십 번의 주사, 복잡한 시술 과정에서 환자는 질문을 삼키고, 설명 없는 처방을 수용하며, 실패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는다. 저자는 묻는다. 과연 내 난자가 정말 나빴던 걸까? 왜 배아는 며칠을 버티지 못했을까? 미세수정 과정에서 손상은 없었을까? 그러나 많은 난임병원에서는 이 물음에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나이가 문제다” “난자 질이 문제다”라는 짧은 답만 남는다. 환자는 주눅 들고, 의문은 해소되지 않은 채 또 다른 시술로 향한다. 그렇다고 이 책이 난임의사와 병원을 비난하려는 것은 아니다. 임신 실패의 이유를 매번 환자의 난소 나이와 병변 등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난임의사를 위한 책이기도 하다. IVF 시술과 결과는 다른 전공의 시술처럼 드라마틱한 결과와 결론이 있을 수 없는, 인력의 치외법권 같은
용인신문 | 많은 사람들은 갑상선을 단순히 “목에 있는 기관” 정도로 생각한다. 피곤하거나 살이 찌면 검사하는 곳, 건강검진에서 숫자만 한번 확인하는 곳 정도로 여긴다. 그런데 난임 진료실에서는 갑상선을 보는 눈빛이 조금 다르다. 어떤 의사들은 배아 사진보다 갑상선 수치를 더 오래 바라보기도 한다. 왜일까. 임신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생리현상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되는 사건이 아니다. 몸 전체가 “지금은 아이를 품어도 괜찮다”라고 판단해야 가능한 과정에 가깝다. 그리고 갑상선은 그 몸 상태를 조율하는 매우 중요한 축 가운데 하나다. 갑상선호르몬은 몸의 대사 속도를 조절한다. 쉽게 말하면 인체 엔진의 회전수를 맞추는 역할이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단순히 체중이나 피로만 조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배란, 자궁내막, 황체 기능, 착상 환경, 초기 태아 발달까지 동시에 영향을 준다. 그래서 갑상선이 흔들리면 여성의 생식 리듬도 미세하게 흔들리기 시작한다. 대표적인 것이 갑상선기능저하증이다. 몸이 쉽게 붓고, 추위를 많이 타고, 피곤한 증상이 유명하지만 난임과도 꽤 깊게 연결된다. 갑상선호르몬이 부족해지면 몸은 균형을 맞추기 위해 여러 호르몬
용인신문 | 담배는 몸에 해롭다. 이 문장은 너무 익숙해서 이제는 별 감정도 남지 않는다. 그런데 질문을 하나 바꿔보자. “담배가 내 아이에게도 영향을 줄까.” 이 질문 앞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최근 연구들은 단순히 ‘흡연은 건강에 나쁘다’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특히 남성이 사춘기 무렵 담배를 시작했을 경우, 그 영향이 훗날 태어날 자녀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것이 단순한 생활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세포 수준에서 확인되는 변화라는 점이다. 핵심은 ‘유전’이 아니다. 정확히 말하면 ‘유전의 방식’이다. 우리는 보통 유전이라고 하면 DNA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인체는 그보다 훨씬 복잡하다. DNA 위에는 ‘이 유전자를 써라, 쓰지 마라’를 결정하는 일종의 스위치가 붙어 있다. 이를 후성유전이라고 부른다. 문제는 이 스위치가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건, 그 변화가 정자를 통해 다음 세대로 전달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사춘기는 남성에게 특별한 시기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정자가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쉽게 말해, 몸이 아니라 미래 아이의 설계도가 만들어지는 시기다. 그런데 이 시기에 니코틴과
용인신문 | 자궁내막증은 여전히 ‘늦게 발견되는 병’이다. 가임기 여성의 10~15%에서 발생한다는 흔한 질환이지만, 실제로 확진까지는 평균 5~10년이 걸린다. 이 간극은 단순한 의료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이 질환이 ‘정상으로 위장된 통증’이라는 점에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생리통을 견딘다. 문제는 그 통증이 병의 신호일 수 있다는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골반통, 생리통, 만성 피로. 너무 흔해서 오히려 의심하지 않는다. 병은 그렇게 시간을 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자궁 밖으로 퍼진 내막 조직은 조용히 자라며 염증과 유착을 만든다. 결국 발견되는 시점은 이미 ‘임신이 잘 안 되는 상태’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질문은 여기서 시작된다. 왜 자궁내막증은 이렇게 늘고, 더 늦게 발견되는가. 최근 5년 사이 국내 환자는 약 50% 증가했다. 단순히 진단이 늘어서라고 보기에는 증가 폭이 크다. 기존 설명은 익숙하다. 월경혈 역류, 면역 이상, 유전적 요인. 맞는 말이다. 그러나 현장에서 느끼는 변화는 이보다 더 빠르다. 설명이 따라가지 못하는 속도로 환자가 늘고 있다. 이 지점에서 주목해야 할 변수는 ‘환경’이다. 특히 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