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오늘은 7시간밖에 못 잤네.” 아침마다 스마트폰 수면 앱을 확인하며 부족한 수면 시간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많은 사람들은 하루 7~8시간을 자야 건강을 지킬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수면 점수에 지나치게 집착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27만 명이 넘는 스마트워치 이용자의 실제 생활 데이터를 분석한 초대형 연구에서 “사람마다 적정 수면시간은 크게 다르며, 모두에게 적용되는 정답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수면 의학의 초점이 ‘몇 시간을 잤는가’에서 ‘얼마나 잘 회복했는가’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국제학술지 SLEEP 최신호에는 성신여대와 삼성서울병원, 삼성전자, 하버드 의대 공동 연구진이 미국 성인 27만여 명의 삼성 갤럭시 워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실렸다. 소비자용 스마트워치로 수십만 명의 수면을 장기간 분석한 연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분석 결과는 기존 상식을 흔들었다. 전체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34분이었다. 하지만 평균은 말 그대로 평균일 뿐이었다. 건강한 사람들끼리도 실제 수면시간은 6시간 30분에서 9시간까지 크게 벌어졌다. 같은 건강 상태에서도 어떤 사람은 6시간 반
용인신문 | 혈압은 조용히 오른다. 머리가 아프거나 가슴이 답답해야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아무 증상 없이 올라간 혈압은 어느 날 심장과 뇌, 콩팥을 향해 부담을 쌓아간다. 그래서 고혈압을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침묵의 숫자를 낮추는 방법이 꼭 거창한 운동장이나 비싼 헬스장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오래됐고, 가장 단순하며, 누구나 오늘 당장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바로 걷기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혈압 관리의 핵심은 “많이 걷자”가 아니라 “꾸준히, 약간 빠르게 걷자”다. 숨이 조금 차고 등에 땀이 배지만 옆 사람과 대화는 가능한 정도, 즉 중강도 걷기가 기준이다. 쉽게 말하면 약속 시간에 살짝 늦어 발걸음을 재촉하는 속도다. 시속으로는 대략 4.8km 안팎, 1.6km를 20분 정도에 걷는 빠르기다. 권장량은 일주일에 150분이다. 하루 30분씩 주 5회가 가장 익숙한 방식이지만, 꼭 한 번에 길게 걸을 필요는 없다. 오히려 운동량이 같다면 주 2회 몰아서 걷는 것보다 주 4회 이상 나눠 걷는 편이 혈압 조절에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혈압은 몰아서 관리하는 숫자가 아니라 매일 달래야 하는 생체 리듬에 가깝기 때
용인신문 | 건강검진의 개념이 바뀐다. 지금까지는 일정한 나이가 되면 정해진 항목을 검사받는 데 그쳤다면 앞으로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노년기까지 건강정보를 하나로 연결해 질병을 예측하고 관리하는 '평생 건강관리 시스템'으로 전환된다. 학생 건강검진은 학교를 떠나 국가건강검진 체계 안으로 들어오고, 대장암 검진은 분변검사에서 내시경 중심으로 바뀐다. 여기에 인공지능(AI)이 검진 전 과정에 참여하는 시대도 본격적으로 열린다. 정부는 30일 국가건강검진위원회를 열어 오는 2030년까지 적용할 '제4차 국가건강검진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국가건강검진 제도가 도입된 이후 가장 큰 폭의 개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학생 건강검진이다. 지금까지는 학교가 지정한 병원에서 단체로 검진을 받아야 했지만, 내년부터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학생 건강검진을 맡으면서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의료기관을 직접 선택할 수 있게 된다. 검진 시기도 학교 일정에 맞출 필요 없이 연중 자유롭게 예약할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학생 검진을 국가 체계에 편입하는 이유는 단순히 병원을 자유롭게 선택하게 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다. 학생 시절의 건강정보를 영유아
용인신문 | 감기에 걸린 것 같은데 병원에 갈지 말지 고민된다. 몸살인지 독감인지 헷갈려 출근을 미루는 일도 흔하다. 앞으로는 이런 고민을 집에서 먼저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다. 임신 테스트기처럼 독감 감염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는 자가검사키트가 국내에서도 개발될 수 있게 됐다. 마약류 노출 여부를 확인하는 자가검사키트 역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30일 체외진단 의료기기 관련 규정을 개정하고 독감과 마약류 자가검사키트를 새로운 품목으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자가검사 제품은 임신 진단, 혈당 측정, 코로나19 등 일부 분야에 한정됐지만 앞으로 적용 범위가 더욱 넓어지게 됐다. 가장 관심을 끄는 분야는 독감이다. 독감은 증상 초기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치료 효과가 높아지는 만큼 빠른 진단이 중요하다. 하지만 단순 감기와 증상이 비슷해 병원을 찾기 전까지는 구분하기 쉽지 않았다. 자가검사키트가 상용화되면 고열이나 근육통이 나타났을 때 집에서 먼저 감염 가능성을 확인한 뒤 의료기관을 방문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마약류 자가검사키트도 사회적 관심이 높다. 최근 마약 범죄가 일상으로 확산되면서 자신도 모르게 마약에 노출됐
용인신문 | 학교 갈 시간이 다 됐는데 반찬이 마땅치 않으면 어머니는 늘 같은 메뉴를 내놓으셨다. 따뜻한 밥 위에 노릇하게 부친 달걀프라이 하나를 올리고, 간장 한 숟갈과 참기름 몇 방울을 떨어뜨려 쓱쓱 비벼주셨다. “이거라도 먹고 가.” 그 한마디와 함께 내밀던 계란간장비빔밥은 우리 세대의 가장 흔한 아침 식사였다. 그때는 그저 형편이 어려워 먹는 음식쯤으로 생각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영양학을 접하고 글을 쓰면서 문득 깨닫게 된다. 어머니들은 이미 가장 단순하면서도 가장 균형 잡힌 아침 식사를 만들어주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밥으로 탄수화물을 채우고, 달걀로 양질의 단백질을 보충하며, 참기름으로 지방을 더했다. 여기에 김치 한 접시만 곁들여도 식이섬유와 비타민까지 보완되는 훌륭한 한 끼가 완성됐다. 이름도 없고 유행도 없던 '균형식'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는 균형보다 유행을 먹기 시작했다. 저탄수화물, 키토, 고단백, 간헐적 단식…. 새로운 식단이 등장할 때마다 탄수화물은 죄인이 됐다가, 지방은 악당이 됐다가, 다시 단백질이 영웅이 되는 일이 반복된다. 음식은 그대로인데 평가만 바뀐다. 최근에는 삶은 달걀이 그 중심에 섰다. 다이어트 열풍 속에
용인신문 | 당뇨병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약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식단과 운동으로 먼저 조절해 보겠다며 치료를 미루는 경우도 흔하다. 그러나 새로운 연구에서는 당뇨병 진단 직후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 자체가 장기 생존과 심혈관 건강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강북삼성병원과 서울대병원, 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공동 연구팀은 국내 건강검진 자료와 건강보험 청구 데이터를 활용해 성인 2만3천여 명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은 평균 연령 48세로, 처음 제2형 당뇨병 진단 기준에 해당한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당뇨병 진단 이후 약물 치료를 시작한 시기를 기준으로 ▲3개월 이내 ▲6개월 이내 ▲12개월 이내 ▲1년 이상 지연 등으로 구분한 뒤 약 5년간 심혈관질환 발생과 사망률을 추적했다. 분석 결과는 치료 시기의 중요성을 보여줬다. 진단 후 3개월 안에 약물 치료를 시작한 사람은 치료를 1년 이상 미룬 사람보다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 위험이 약 68% 낮은 경향을 보였다. 주요 심혈관 사건에는 심근경색과 뇌졸중, 사망이 포함됐다.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되지 않았지만 치료를 늦출수록 보호 효과가 점차 감소하는 일관된 흐
용인신문 | 휴일이나 한밤중 응급수술을 맡아도 병원이 제대로 보상받지 못하는 구조가 바뀐다. 정부가 응급의료와 고위험 분만, 소아진료를 국가가 우선 책임지는 필수의료로 보고 건강보험 보상체계를 전면 손질하기로 했다. 응급수술부터 미숙아 치료까지 의료진이 기피해 온 분야에 연간 수조 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 의료 공백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보건복지부는 25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수가 구조 개편안을 확정했다. 정부는 향후 지역·필수의료 강화를 위해 연간 3조6000억원 규모의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고, 이 가운데 응급의료에는 약 9000억원, 모자의료에는 1000억원, 소아진료에는 2000억원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개편의 핵심은 의료행위의 '양'보다 '난이도와 책임'에 맞춰 보상을 강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중증 응급수술이나 고위험 분만처럼 의료진 부담이 큰 분야도 일반 진료와 비교해 보상이 충분하지 않아 의료현장에서 대표적인 기피 분야로 꼽혀 왔다. 가장 큰 변화는 응급수술이다. 앞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를 통해 휴일이나 야간에 응급 입원한 환자의 중증 수술은 기존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보상을 받게 된다. 특히
용인신문 | 살이 찌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곳이 배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팔다리는 그대로인데 허리둘레만 점점 늘어나는 사람이 많다. 단순히 보기 싫은 문제만은 아니다. 복부에 쌓인 내장지방은 당뇨병과 고혈압, 지방간, 심혈관질환 위험을 높이는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복부비만을 줄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꾸준한 운동과 적절한 식사다. 하지만 무엇을 먹느냐도 못지않게 중요하다. 같은 열량이라도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혈당 변화를 완만하게 만드는 식품을 선택하면 자연스럽게 총 섭취 열량이 줄고 복부 지방 관리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식품이 셀러리다. 셀러리는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열량이 매우 낮지만 식이섬유가 풍부하다. 오래 씹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식사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샐러드나 간식으로 활용하면 군것질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토마토도 복부 관리 식단에서 자주 추천되는 식품이다. 수분 함량이 높아 적은 열량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기 쉽고, 칼륨이 풍부해 체내 나트륨 배출을 도와 붓기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라이코펜을 비롯한 항산화 성분은 혈관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과일 가운데서는 사과가
용인신문 | "고기는 몸에 해롭다"는 말은 절반만 맞을 수도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는 얼마나 많이 먹느냐보다 어떤 고기를 선택하느냐가 암 사망 위험과 더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같은 육류라도 남성과 여성에서 위험 신호를 보이는 부위가 달랐다. 남성은 햄·소시지 같은 가공육이, 여성은 곱창·간 등 내장육이 특정 암 사망 위험 증가와 연관성을 보였다. 박민선 교수와 유인선 교수 연구팀은 40세 이상 한국인 14만 7000여 명을 장기간 추적한 자료를 분석해 이러한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식습관을 소고기·돼지고기 같은 붉은 고기, 닭고기, 내장육, 햄·소시지·베이컨 등의 가공육으로 나눠 분석했다. 전체 육류 섭취량만 놓고 보면 암 사망률과 뚜렷한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육류를 종류별로 나누자 결과는 달라졌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여성의 내장육이었다. 곱창이나 간, 허파처럼 내장육을 자주 먹은 여성은 적게 먹은 여성보다 유방암 사망 위험이 2배 이상, 췌장암 사망 위험도 크게 높게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이거나 마른 체형, 흡연 경험이 없는 여성에서 이런 경향이
용인신문 | 날씨가 더워지면서 카페에서 탄산음료 대신 수박주스나 망고스무디를 고르는 이들이 늘고 있다. '생과일'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으면 몸에도 좋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하지만 가장 위험한 착각일 수 있다. 건강을 위해 선택한 한 잔이 오히려 하루 권장량을 넘는 당을 한꺼번에 마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실제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학원가 주변 커피·음료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딸기·망고 스무디 93건을 조사한 결과 한 컵당 평균 당류는 52.18g이었다. 각설탕으로 환산하면 17개가 넘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성인 하루 자유당 섭취량으로 권고하는 약 50g을 스무디 한 잔으로 모두 채우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소비자 대부분이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생과일', '리얼프루트', '100% 과일'이라는 문구는 건강한 이미지를 강조하지만, 정작 컵 안에는 설탕과 시럽, 과일청이 적지 않게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 소비자는 과일을 마신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당류를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과일 자체를 문제 삼을 이유는 없다. 과일은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풍부한 건강식품이다. 문제는 과일을 갈고, 착즙하고, 시럽을
용인신문 | "먹으면 집중이 잘된다."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치료제인 메틸페니데이트를 둘러싼 대표적인 인식이다. 실제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2025년 의료용 마약류 취급 현황'에 따르면 메틸페니데이트 처방량은 2021년 4538만 개에서 지난해 1억815만 개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의료용 마약류 가운데 가장 가파른 증가세다. 일각에서는 이른바 '공부 잘하는 약' 열풍을 우려하지만 의료 현장에서는 다른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진단받지 못했던 ADHD 환자들이 뒤늦게 치료를 시작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것이다. 메틸페니데이트가 집중력을 높이는 이유는 뇌의 전두엽 기능과 관련이 있다. ADHD 환자는 집중력과 충동조절을 담당하는 전두엽에서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작동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메틸페니데이트는 이 물질들이 너무 빨리 사라지지 않도록 막아 전두엽의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만든다. ADHD 환자들이 약을 복용한 뒤 "머릿속이 정리된다", "잡생각이 줄어든다"고 말하는 이유다. 문제는 이런 효과 때문에 정상인들 사이에서도 '집중력 향상제'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복용하면 졸음이 줄고 각성도가 높아
용인신문 | 지하철 무임승차는 65세부터다. 기초연금도 65세부터 지급된다. 노인복지법 역시 65세를 노인으로 본다. 대한민국의 주요 복지제도는 반세기 가까이 '65세=노인'이라는 공식을 전제로 설계돼 있다. 그러나 정작 거리에서 만나는 65세는 더 이상 우리가 알고 있던 노인의 모습이 아니다. 아침이면 골프장을 찾고, 주말이면 백두대간을 종주하며, 평일에는 회사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있다. 해외여행을 즐기고, 손주를 돌보며,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법은 노인이라 부르는데 현실은 현역인 셈이다. 과연 100세 시대에 65세는 정말 노인일까. 이 질문은 이제 단순한 인식의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복지제도와 노동시장, 연금체계 전반을 다시 설계해야 할 정도의 거대한 논쟁으로 번지고 있다. 의학계는 이미 오래전부터 주민등록증에 적힌 나이보다 몸의 나이를 보라고 말해 왔다. 노년학에서는 사람의 나이를 역연령, 생물학적 나이, 사회적 나이로 구분한다. 역연령은 출생 이후 흘러간 시간을 뜻하지만 생물학적 나이는 실제 신체 기능 상태를 의미한다. 사회적 나이는 경제활동과 사회참여 수준을 말한다. 문제는 이 세 가지 나이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