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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

처인승첩 기념 대몽항쟁 희생자 및 김윤후 승장 추모 다례재 뒷말 무성

박숙현의 문화수첩-1


지난 3일 용인불교전통문화보존회 주최, 용인시불교사암연합회 주관으로 남사면 아곡리 처인성터에서 열린 처인승첩 기념 대몽항쟁 희생자 및 김윤후 승장 추모 다례재는 주최측에서 보면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자찬할 수 있다. 불교식으로 거행된 김윤후 승장 다례재는 나름 격식을 차리고 짜임새를 갖춰 치르려 애썼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곡리, 완장리 등 남사면 주민들은 달랐다. 행사장에는 주최측 인사들과 내빈들만 모여 그들만의 행사를 치렀기 때문이다.


아곡리, 완장리 사람들은 아무도 안갔어. 누가 가겠어요. 연락도 없었고, 초청도 안하고, 하는 것도 몰랐어. 더구나 불교행사다 보니 종교가 다른 사람들은 가지도 않아요. 완장리에만 교회가 둘이야.”


실제 지난해 보이던 남사중학교 학생들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비록 동원은 됐어도 지난해까지는 남사지역 주민들이 자리를 메우고 앉아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남사면 사람들은 행사장을 외면했다.


처인성 전투를 승리로 이끈 게 승장 김윤후의 지도력도 컸지만 부곡민들의 흘린 피가 없었다면 승리할 수 있었겠습니까. 막상 성을 지키고 희생한 부곡민의 넋은 기리지도 않아요. 그리고 김윤후 승장은 처인성에서 전사한 것도 아니잖아요.”


남사면민들은 처인성 전투 당시 피 흘려 나라를 지킨 부곡민들의 후예가 바로 남사면민이 아니겠냐며 민초를 위로하는 제례가 없었다는 점과 동네 주민들에게 한마디 의논도 없이 행사를 치른 것은 문제라고 일침을 했다.


남사면 노인회도 있어요. 이런 어른들을 앞자리에 모시고 행사를 해야지 이게 말이 됩니까. 지역문화는 지역 주민이 참여해서 치러야 하는 게 마땅하지 않겠어요.”


이날 행사장에는 처인성전국백일장에 참석한 외지인들이 심사를 기다리면서 엉성하게 자리를 메우고 앉아 있었다.


바로 옆에 한숲씨티가 들어섰잖아요. 아파트 사람들은 하는 줄도 몰라요. 용인시 예산을 가지고 행사를 하면서 용인시민들이 참석을 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되나요. 불교행사로 치렀으면 동네에 불교신자라도 가야하는데 그들도 안갔어요. 동네에 홍보도 안했다니까요.”


초창기에는 처인성 퍼레이드도 남곡초등학교에서부터 처인성까지 이곳 현장에서 개최했다. 남사면민들은 남사면민과 부녀회원들이 참여해 비빔밥도 하고 국수도 삶으면서 동네에 위대한 유적이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했다고 말했다.


고유제를 제일 먼저 치르고 퍼레이드나 문화제 행사를 치르는 것이 순서인데 다례재로 이름과 내용을 바꿔 치르고, 그것도 다른 행사 다 끝난 다음에 치르는 것은 순서에도 맞지 않아요. 술 한 잔도 못 올리고, 차를 올리는 것도 못마땅해요. 특정종교단체에 예산을 지원한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한편, 주최측은 이번 행사에서 위폐 3개를 모셔, 김윤후 승장을 비롯해 부곡민과 대몽희생자, 전몰군경을 추모했다. 그러나 행사에 참여했던 사람들조차도 막상 설명이 없어 누구를 추모했는지도 모르는 가운데 행사가 진행된 게 사실이고, 이번 행사가 불교단체가 집행한 행사인데다 김윤후 승장의 영정을 크게 모셨기 때문에 민초를 누락시킨 것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용인신문 - 박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