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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웰빙/의학)

10년 전 1억원, 엔비디아 샀다면 138억원…‘미래를 읽는 눈’이 자산을 갈랐다

엔비디아 138배·비트코인 135배·SK하이닉스 47배…강남 아파트는 2.9배
AI·반도체 등 산업 변화 먼저 읽은 자산에 돈 몰려
유튜브·신문·책 활용한 ‘미래 공부’도 투자 경쟁력

 

용인신문 | 10년 전 똑같은 1억원을 들고 출발했지만 어디에 투자했느냐에 따라 자산의 크기는 최대 수십 배까지 벌어졌다. 서울 강남 아파트에 투자했다면 3억원 안팎이 됐지만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기업으로 떠오른 엔비디아를 선택했다면 100억원을 훌쩍 넘겼다.

 

 

‘무엇을 샀느냐’보다 ‘미래를 얼마나 먼저 봤느냐’

10년 전 엔비디아 주식에 5000만원을 투자한 A씨는 당시만 해도 주변에서 그의 선택을 의아하게 바라봤다고 했다. 그는 “당시 엔비디아는 대중에게 PC게임용 그래픽카드(GPU)를 만드는 반도체 회사 정도로 알려져 있었다”며 “하지만 2016년 엔비디아가 데이터센터용 ‘테슬라 P100’과 딥러닝용 슈퍼컴퓨터 ‘DGX-1’을 내놓는 것을 보면서 이 회사가 단순한 그래픽카드 업체에 머물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자·IT 관련 잡지를 매달 빼놓지 않고 읽으면서 인공지능과 데이터센터가 커질수록 GPU의 쓰임새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판단해 장기투자를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당시 투자한 5000만원을 지금까지 보유했다면 단순 계산한 평가액은 약 69억원이다. 한 달에 몇 권씩 꾸준히 읽었던 잡지에서 발견한 산업의 작은 변화가 10년 뒤 수십억원의 자산 차이로 돌아온 셈이다.

 

A씨의 사례는 지난 10년간 벌어진 자산시장의 변화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큰돈을 번 출발점은 주가가 오를 종목을 맞힌 데만 있지 않았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처럼 앞으로 세상을 바꿀 산업의 움직임을 남들보다 일찍 알아챈 것이 먼저였다. 지난 10년간 자산 가격을 비교해보면 이런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같은 1억원이라도 어디에 묻어뒀느냐에 따라 10년 뒤 결과는 몇억원에서 100억원 이상으로 벌어졌다. 결국 자산의 격차를 만든 것은 종잣돈의 크기만이 아니었다. 세상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를 얼마나 일찍 읽었느냐도 자산의 운명을 갈랐다.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가는 2016년 9월 1일 1.58달러에서 2026년 9월 1일 217.44달러로 약 138배 상승했다. 환율과 세금, 배당 등을 제외하고 단순 계산하면 당시 투자한 1억원의 평가액이 약 138억원으로 불어난 것이다.

 

비트코인도 비슷했다. 2016년 9월 1일 개당 572.3달러였던 비트코인은 10년 뒤 7만7403달러로 올라 약 135배가 됐다. 1억원을 투자해 계속 보유했다는 가정 아래 평가액은 약 135억원이다.

 

국내에서는 SK하이닉스의 변화가 두드러졌다. 같은 기간 주가는 3만6100원에서 169만3000원으로 약 47배 상승했다. 1억원이 약 47억원으로 늘어난 셈이다.

 

테슬라는 14.13달러에서 356.09달러로 약 25배, 애플은 26.68달러에서 325.13달러로 약 12배 상승했다. 삼성전자도 3만1740원에서 26만1000원으로 약 8.2배 뛰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약 4배 상승했다. 국내 금 가격은 2016년 9월 1일 g당 4만7310원에서 올해 9월 1일 19만6280원으로 약 4.1배가 됐다.

 

반면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자산 가운데 하나인 서울 강남 아파트의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작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 실거래가격을 ㎡당 가격으로 환산하면 2016년 9월 약 1600만원에서 올해 9월 약 4600만원 수준으로 약 2.9배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자산 가격을 단순 비교하면 엔비디아 138배, 비트코인 135배, SK하이닉스 47배, 테슬라 25배, 애플 12배, 삼성전자 8.2배, 금 4.1배, 강남 아파트 2.9배 순이다.

 

게임용 그래픽카드 회사가 AI 시대 중심으로

눈여겨볼 대목은 수익률 상위권에 오른 자산 상당수가 지난 10년간 세계 산업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10년 전만 해도 엔비디아는 일반인에게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로 더 잘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AI가 방대한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GPU는 게임을 위한 부품에서 AI 학습과 데이터센터를 움직이는 핵심 장비로 위상이 달라졌다.

 

SK하이닉스 역시 AI 확산 과정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시장의 평가가 크게 달라졌다. 테슬라는 자동차를 내연기관 중심의 기계산업에서 소프트웨어·배터리·자율주행 산업으로 바라보게 만드는 변화를 이끌었다.

 

10년 전 이들 기업의 현재 주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했지만 AI, 반도체, 전기차, 디지털 자산처럼 이후 세계 경제를 뒤흔든 변화의 씨앗은 이미 당시에도 존재했다.

 

결국 지난 10년 동안 가장 큰 수익을 낸 투자자산을 들여다보면 공통점이 드러난다. ‘지금 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보다 ‘앞으로 세상이 더 많이 필요로 할 것’에 돈이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다.

 

‘다음 엔비디아’ 찾으려면 무엇을 봐야 하나

문제는 과거가 아니라 앞으로의 10년이다. 이미 세계적인 기업이 된 엔비디아를 아는 것과 2036년의 엔비디아가 될 산업을 지금 발견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AI 이후 휴머노이드 로봇과 양자컴퓨터, 바이오·재생의학, 에너지저장장치, 원전과 전력망, 자율주행, 우주산업 등 새로운 산업을 둘러싼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어느 분야가 10년 뒤 거대한 시장을 만들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때문에 투자에서도 개별 종목을 고르는 능력 못지않게 산업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읽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다.

 

정보를 얻는 방법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신문과 방송, 책이 주요 정보원이었지만 이제는 유튜브와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기술과 산업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다.

 

각 매체의 장단점은 뚜렷하다.

유튜브는 빠르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전문가 설명과 해외 현장의 반응을 곧바로 확인할 수 있다. 반면 이용자가 선호하는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추천하는 알고리즘 특성 때문에 한쪽 주장에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

 

책은 느리지만 깊다. 반도체와 인구, 에너지, 바이오, 지정학처럼 수년에 걸쳐 산업을 움직이는 구조를 이해하는 데 유리하다.

 

신문은 서로 떨어져 있는 변화를 연결하는 데 강점이 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전력 부족, 원전 건설, 송전망 확충 기사가 각각 다른 날 등장하더라도 이를 연결하면 ‘AI 산업의 성장에는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는 또 다른 산업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특정 매체 하나에 의존하기보다 여러 정보원을 교차해 보는 습관이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유튜브에서 새로운 기술을 발견했다면 신문과 전문매체를 통해 산업 전체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책을 통해 기술이 등장한 배경과 장기적인 변화를 이해하는 식이다. 기업 실적과 시장 규모, 투자액 등 숫자로 다시 확인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얼마를 갖고 있느냐’만큼 중요한 ‘무엇을 보고 있느냐’

지난 10년의 투자 결과를 놓고 보면 2016년 엔비디아나 비트코인을 사지 못한 것을 아쉬워하기 쉽다. 그러나 당시 투자자들이 2026년의 가격을 미리 알 수 없었던 것처럼 지금도 2036년의 승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이미 크게 오른 자산을 뒤늦게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AI가 확산되면 무엇이 더 필요해질지, 인구가 줄고 고령자가 늘어나면 어떤 산업이 커질지, 전력 소비가 폭증하면 어디에 새로운 투자가 이뤄질지,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 어떤 의료기술과 서비스가 성장할지를 살펴보는 식이다.

 

같은 뉴스도 이런 질문을 갖고 읽으면 달라진다. 오늘의 사건이 아니라 5년, 10년 뒤 산업을 움직일 변화의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1억원의 운명을 가른 것은 자산의 종류만이 아니었다. 세상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를 먼저 발견하고 그 변화에 올라탈 수 있었느냐가 결과를 갈랐다.

 

돈이 돈을 버는 시대라고 하지만 그 돈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이 있다. 바로 정보다. 그리고 그 정보 속에서 미래의 방향을 찾아내는 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