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암 치료에서 신약의 등장은 환자에게 희망이지만, 문제는 가격이다. 효과가 좋은 약이 나와도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고액의 약값을 환자가 고스란히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환자 수가 적은 희귀암이나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밀려난 ‘소외암’ 환자에게는 신약이 있어도 비용 때문에 치료를 망설이는 일이 적지 않았다.
10월 1일부터 이 같은 치료비 부담이 한층 낮아진다. 보건복지부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유전자 변이 희귀 폐암 치료제 ‘레테브모캡슐’,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 치료제 ‘빌로이주’, 요로상피암 치료제 ‘파드셉주+키트루다주’ 병용요법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폐암 환자의 1~2%…희귀암에도 표적치료제 보험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레테브모캡슐’이다. RET 융합이라는 희귀 유전자 변이로 발생하는 비소세포폐암과 갑상선 수질암에 사용하는 치료제로 새롭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RET 융합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가운데 1~2% 정도에서 발생하며 국내 환자는 300명 미만으로 추정된다. 환자 수가 워낙 적다 보니 대표적인 희귀암으로 꼽힌다.
레테브모캡슐은 일반적인 세포독성항암제와 달리 특정 암세포를 겨냥하는 표적항암제다. 주사제가 아니라 먹는 약이라는 점도 환자 입장에서는 장점이다. 반복적으로 병원을 찾아 장시간 주사 치료를 받아야 하는 불편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생존율 낮은 진행성 위암…‘빌로이주’도 보험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또는 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사용하는 ‘빌로이주’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위암 전체의 5년 상대생존율은 78.6%에 이르지만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전이성 위암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들 환자의 중앙생존기간은 6~10개월이며 5년 상대생존율은 10% 안팎에 그친다.
빌로이주는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내성 발생 위험을 41% 낮추고 전체 생존기간을 연장하는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 정부 설명이다. 이번 보험 적용으로 치료 효과뿐 아니라 고가 신약을 사용해야 하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요로상피암은 첫 치료부터 ‘파드셉+키트루다’
요로상피암 치료에도 변화가 생긴다. ‘파드셉주’와 ‘키트루다주’를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이 1차 치료부터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다.
요로상피암은 전체 암 발생의 약 2.5%를 차지하며 다른 암에 비해 진행 속도가 빨라 초기 치료가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에는 키트루다를 1차 치료 실패 이후 2차 치료 단계에서야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제약이 있었다.
앞으로는 첫 치료 단계부터 키트루다와 차세대 치료제 파드셉을 함께 사용하는 치료에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주요 임상 결과에서는 이 병용요법이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배 연장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복지부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결정은 서로 다른 제약회사가 개발한 신약 간 병용요법에 건강보험을 적용한 사실상 첫 사례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두 약의 보험 적용을 위해서는 각각의 제약사와 정부 간 협상이 필요한 만큼 그동안 보험 적용 과정이 쉽지 않았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계기로 희귀·중증질환 환자가 비용 때문에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을 줄이고, 향후 서로 다른 신약을 함께 사용하는 병용요법에 대해서도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보건복지부가 9월 30일 발표한 ‘희귀·소외암환자 치료비 부담 낮춘다, 10월부터 암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 확대’ 보도자료와 대한민국 정책브리핑의 10월 1일 정책 안내를 바탕으로 작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