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의 산업지도가 수지·기흥·처인구의 특성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전망이다. 용인 전체를 하나의 산업권으로 묶는 대신 기흥은 ‘제조’, 처인은 ‘생산’, 수지는 ‘지식산업’ 중심으로 특화해 사실상 3개의 산업도시처럼 육성하는 전략이다.
용인시정연구원은 29일 정책브리프 ‘YRI Brief 제14호’를 통해 2024년 기준 용인시 산업구조를 분석하고 지역별 특화산업을 토대로 한 산업 육성 방향을 제안했다. 연구원이 산업 특화도와 종사자 규모 등을 분석한 결과, 같은 용인 안에서도 수지·기흥·처인의 산업구조와 강점은 뚜렷하게 달랐다.
▲기흥은 ‘제조’…반도체·전자·R&D 중심
가장 강력한 제조 기반을 갖춘 곳은 기흥구다. 연구원은 기흥을 반도체와 전자, 연구개발(R&D)을 중심으로 한 ‘제조 허브’로 분석했다.
기흥에는 기존 반도체 산업 기반에 연구개발 기능까지 자리 잡고 있어 향후 첨단 제조업과 기술개발을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공장이 모여 있는 제조지역을 넘어 연구개발에서 기술사업화, 첨단 제조까지 이어지는 고부가가치 산업거점으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처인은 ‘생산’…바이오·의약에 반도체 장비·물류
처인구의 역할은 다르다. 연구원은 처인구를 바이오·의약과 반도체 장비, 물류 등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 허브’로 분류했다.
특히 처인구는 앞으로 대규모 반도체 산업단지가 본격 조성되면서 용인 산업구조 변화의 중심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생산시설뿐 아니라 소재·부품·장비 기업과 관련 산업을 함께 끌어들이고 바이오·의약 산업까지 연계하면 대규모 생산기지가 형성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용인의 기존 산업 중심축이 기흥에 있었다면 앞으로는 처인까지 산업벨트가 크게 확장되는 셈이다.
▲아파트 도시 수지는 ‘지식산업 허브’로
눈길을 끄는 곳은 수지구다.
대규모 제조시설이나 산업단지보다는 주거도시 이미지가 강한 수지는 소프트웨어와 지식서비스를 중심으로 한 ‘지식 허브’로 특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규모 생산시설을 유치하기보다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 연구·서비스 등 지식집약형 산업을 육성하는 방식이다.
결국 기흥에서 기술을 연구하고 제조하고, 처인에서 대규모 생산과 관련 산업을 확장하며, 수지에서는 소프트웨어와 지식서비스 산업을 키우는 지역별 산업 분업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도체·바이오가 양대 축…용인 ‘5대 전략산업’ 나왔다
연구원은 용인이 집중해야 할 산업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산업 특화도와 종사자 수를 분석한 결과 ‘전기·전자·반도체’와 ‘바이오·헬스’를 핵심산업으로 선정했다. 여기에 ICT·정보통신과 지능화·스마트 기술을 연계산업으로, 소재·부품을 육성산업으로 제시했다.
반도체와 바이오를 양대 축으로 세우고 AI와 ICT, 소재·부품 산업을 주변에 연결하는 구조다.
용인 기업 약 1만2000개를 글로벌 미래 유망산업과 연결해 분석한 결과에서는 AI 기반 기업이 45.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기존 제조업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할 수 있는 산업 기반도 상당하다는 의미다.
▲산업단지 64.6% 아직 조성 중…“지금이 산업지도 짤 때”
이번 연구가 주목되는 이유는 용인의 산업지도가 아직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연구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2월 기준 용인지역 22개 산업단지 가운데 64.6%가 아직 조성 중이다. 이미 산업구조가 굳어진 도시와 달리 앞으로 들어설 기업과 산업단지의 성격에 따라 용인의 산업구조를 설계할 여지가 크다는 뜻이다.
연구원은 앞으로 조성될 ‘L자형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연구개발과 소재·부품·장비 기업을 집적하고 AI 기반 자율제조와 디지털트윈, 스마트팩토리 등 첨단기술을 실증하는 거점으로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유경 용인시정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용인이 반도체·전자와 바이오·헬스를 양대 축으로 연구개발과 제조, 실증이 연결되는 산업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개별 기업 유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산업 특화도 데이터를 산업단지 조성과 R&D 거점 배치 등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용인이 앞으로 ‘반도체 도시’라는 하나의 이름을 넘어 기흥 제조·처인 생산·수지 지식산업이라는 서로 다른 세 개의 엔진을 가진 산업도시로 재편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