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신문 | 용인중앙시장 골목에서 고개를 들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 가운데 하나가 전선이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가로지르고 골목 위를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전선과 곳곳에 자리 잡은 전봇대는 오랜 세월 시장 풍경의 일부처럼 남아 있었다.
내년이면 이 모습이 달라진다.
용인시가 처인구 김량장동 용인중앙시장 일대의 전봇대를 철거하고 공중에 설치된 전선을 땅속으로 옮긴다.
단순한 전선 정비에 그치지 않고 거리 리모델링과 주차공간 확충까지 이어갈 계획이어서 중앙시장 일대의 모습과 이용 환경이 단계적으로 크게 바뀔 전망이다.
시는 용인중앙시장의 미관을 개선하고 시장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김량장동 133-63번지 일원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내년에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사업 구간은 시장에서 이른바 ‘우리은행 골목’으로 불리는 금령로85번길과 이 길을 가로지르는 금령로71번길 일대다. 총 길이는 283m다.
시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국비 3억 5000만 원과 시비 10억 5000만 원 등 모두 14억 원을 투입한다. 이 구간에 설치돼 있는 한국전력 전주 9개를 철거하고 공중 전선을 지하로 옮길 예정이다.
△ 전선 지중화, 상인들의 오랜 숙원
283m. 거리만 놓고 보면 길지 않다. 하지만 중앙시장 상인들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려온 변화다.
해당 구간은 이미 ‘문화의 거리’로 조성돼 각종 행사와 시장 활성화 프로그램이 열리는 공간이다.
그러나 거리 위에는 오래된 전주와 전선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시장의 미관을 해칠 뿐 아니라 축제나 행사를 열 때 시설물을 설치하고 공간을 활용하는 데에도 적지 않은 제약이 됐다.
용인중앙시장 상인회가 시에 지속적으로 전선 지중화를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시는 지난해 7월 정부에 이 지역의 전선 지중화 사업을 신청했다. 이후 올해 1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면서 현재 실시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공사가 계획대로 추진되면 내년 말에는 중앙시장 골목의 전주 9개와 머리 위를 가로지르던 전선이 사라진다.
△ 2028년 ‘들락날락(들樂날樂)거리’ 조성
중앙시장의 변화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시는 지중화 사업을 마친 뒤 2028년 기존 문화의 거리를 새롭게 정비하는 ‘들락날락거리(들樂날樂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먼저 전봇대와 전선을 걷어내 거리의 공간을 확보하고, 이후 낡은 거리 환경을 다시 손보는 순서다.
전통시장을 단순히 장을 보는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이 걷고 구경하고 머무르는 거리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주차 문제도 함께 손본다.
전통시장은 상품 가격이나 먹거리 못지않게 접근성과 주차 편의성이 경쟁력을 좌우한다.
아무리 볼거리와 먹거리가 많아도 차를 세우기 어렵다면 가족 단위 방문객이나 외지인의 발길을 붙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는 중앙시장 주차공간을 확충하기 위한 ‘스마트워크플랫폼’ 건립도 서두를 계획이다.
이상일 시장은 “시는 용인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용인중앙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규모 도시재생사업을 벌이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전선 지중화와 함께 주차장 확충을 위해 스마트워크플랫폼도 최대한 신속히 건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선 283m를 땅속에 묻고 전봇대 9개를 철거하는 공사는 중앙시장 전체로 보면 작은 변화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뒤에는 거리 리모델링과 주차공간 확충이 기다리고 있다.
장을 보러 잠깐 들르는 시장에서 걷고 머무르는 시장으로. 오랫동안 용인 구도심의 중심을 지켜온 중앙시장이 앞으로 몇 년에 걸쳐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관심이 쏠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