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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촉법이라 벌 안 받는다”던 중학생 … 법원, ‘최고 형’ 처분

지적장애 동급생 집단폭행 주도 … 소년원 2년 판결

 

용인신문 | “어차피 나는 촉법소년이니까 신고해도 상관없다. 걸려도 소년원에 안 간다.”

 

지적장애가 있는 동급생을 집단 폭행한 사건에서 범행을 주도한 중학생이 피해 학생에게 했다는 말이다.

 

형사처벌을 받지 않는 ‘촉법소년’이라는 점을 마치 처벌을 피할 수 있는 면허처럼 여겼지만 결과는 달랐다. 법원은 해당 학생에게 소년법상 가장 무거운 처분인 장기 소년원 송치를 결정했다.

 

△ 담뱃불로 지지고 촬영까지 … “눈뜨고 보기 어려운 범행”

사건에 연루된 중학생은 모두 7명이다. 이들은 지적장애가 있는 동급생을 폭행하고 담뱃불로 신체를 지지는가 하면 옷을 벗긴 뒤 불법 촬영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학생 가운데 만 14세 미만 촉법소년은 3명이었다.

 

특히 이 가운데 한 학생은 자신이 촉법소년이라는 사실을 내세우며 폭행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은 가해 학생이 “나는 촉법소년이라 신고해도 상관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촉법소년이라고 해서 아무런 사법적 조치를 받지 않는 것은 아니다. 형사처벌 대신 가정법원이나 지방법원 소년부에서 보호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사안이 중대한 경우 소년원에 송치될 수 있다.

 

법원 소년부는 이번 사건에서 집단폭행을 주도한 학생 등 2명에게 ‘10호 처분’인 장기 소년원 송치를 결정했다.

 

촉법소년에게 내려질 수 있는 보호처분 가운데 가장 무거운 조치로, 이들은 최대 2년 동안 소년원에서 보호와 교정교육을 받게 된다. 나머지 촉법소년 1명에게는 ‘9호 처분’인 단기 소년원 송치 결정이 내려졌다.

 

△ 재판부 “학교폭력의 꼭대기”

촉법소년이 아닌 나머지 가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형사재판에서도 재판부는 범행의 잔혹성을 강하게 질타했다.

 

판사는 사건 내용을 두고 “글로 읽는데도 눈뜨고 보기 어려운 잔인한 범행”이라며 “학교폭력의 꼭대기와 같은 사건”이라고 지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은 청소년 사이에 퍼져 있는 ‘촉법소년은 무슨 일을 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보여준다.

 

촉법소년은 형사책임을 묻는 방식이 성인이나 만 14세 이상 청소년과 다를 뿐, 범죄 행위 자체가 아무런 책임 없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범행의 정도와 재범 가능성, 피해의 심각성 등에 따라 소년원 송치를 포함한 보호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가해 학생들에 대한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피해 학생의 고통은 끝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 피해자는 교실로 돌아가지 못했다

피해 학생은 사건 이후 심각한 정신적 충격으로 정신과 입원 치료를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교실에도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불안과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가족에게 “죽고 싶다”고 말할 만큼 후유증이 심각한 상태라는 게 가족의 설명이다.

 

사건 이후 2차 가해도 이어졌다. 피해 학생이 폭행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다른 학생들이 찾아가 괴롭힌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추가 고소가 진행됐지만, 피해 학생이 경찰 조사를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심리적 고통을 호소해 결국 고소를 취하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 학생들에게 법적 처분이 내려졌다고 해서 학교폭력 사건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장애 학생이나 또래보다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상대로 한 집단폭력은 신체적 상처뿐 아니라 오랜 기간 학교생활과 일상을 무너뜨리는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촉법이라 괜찮다”는 한마디에서 시작된 잘못된 인식의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가해 학생들에게는 가장 무거운 소년보호처분이 내려졌지만, 피해 학생은 여전히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남긴 가장 무거운 질문도 여기에 있다. 가해자를 어떻게 처분할 것인가를 넘어, 이미 무너진 피해자의 일상을 누가, 어떻게 다시 세울 것인가 하는 문제다.